김광규 시인 열 번째 시집 출간두 번째 시집 독일어권서 인기… 한ㆍ독 문학교류 기여

시인이자 독문학자인 김광규(70)씨(한양대 명예교수)가 5월 7~13일 독일과 스위스에서의 시 낭독회를 위해 출국한다.

이번 행사는 지난해 독일에서 발간된 그의 두 번째 시집 <녹색별 소식(Botschaften vom gruenen Planeten)>이 독일어권 국가에서 상당한 반향을 일으킨 데 따른 것이다. 그의 시집에 대해 독일 최대 일간지 중 하나인 프랑크프르트 알게마인네 짜이퉁과 스위스의 유력 일간지 노이에 취르허 짜이퉁 등에 서평이 크게 실리면서 독일의 베를린, 슈트트가르트, 스위스 취리히 등에서 김 시인을 초청했다.

김 시인은 7일 슈트트가르트 한인학교에서 교포 2,3세를 대상으로 한국문학의 해외진출에 대해 설명하고, 시 낭독을 한다. 또한 한국과 관련한 여러 질문에 답하는 대화의 시간도 갖는다.

이어 10일에는 취리히로 가 시가 운영하는 ‘문화의 집’에서 시 낭독을 하고, 10년 전부터 그의 시를 접한 독일어권 독자들과 대화의 자리를 마련한다. 13일에는 베를린 한국문화원에서 시 낭독을 하고, 독일 작가 및 문학, 출판 관계자들과 자리를 함께 한다.

김 시인의 독일과 스위스 시 낭독행에는 여류 소설가 이혜경씨가 동행한다. 이씨는 2004년 소설 ‘길 위의 집’이 독일의 주요 문학상 중 하나인 리베라투르상(Liberaturpreis)을 수상해 독일에서도 알려진 작가다.

김광규 시인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독일 등의 초청을 받은 것은 그의 시집이 작품성을 인정받은데다 독일어권 국가들과 한국의 문학 교류에 크게 기여를 해왔기 때문이다.

그의 첫 독역시집 <조개의 깊이(Die Tiefe der Muschel)>(1999년)는 출간 후 재판이 나올 정도로 주목을 받았고, 두 번째 시집 <녹색별 소식>도 외국 시집으로는 드물게 상당한 판매부수를 기록했다.

김 시인은 독문학자로 독일문학 작품의 번역에도 힘써 브레히트 시집 <살아남은 자의 슬픔>, 귄터 아이히 시집 <햇빛 속에서>, 하이네 시집 <로렐라이> 등을 번역·출간했고, 1993년 '독일문학의 주간' 행사를 주관한 이후 한·독 문학 교류 행사를 매년 갖기도 했다.

또 독일과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지에서 열린 ‘한국 작가 작품 낭독회’ 등에 여러 차례 참가해 한국문학을 알렸다.

김 시인은 신경숙 소설 ‘엄마를 부탁해’의 미국 붐과 관련, 한국문학의 해외진출에 대해 묻자 “1990년대부터 한국문학을 해외에 알리기 시작해 2000년대 박차를 가했고 신경숙 작가와는 독일에서 한국 문학을 함께 알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문학은 다른 분야와 달리 교류 성과가 나타나는 데 세월이 오래 걸리므로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한국문학 해외소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시인은 얼마 전 열 번째 시집 <하루 또 하루>(문학과지성사)를 펴냈다. 그에게 열번 째 시집에 대한 감회를 물으니 “지금까지 써온 800여 편의 시를 크게 한번 매듭지은 느낌”이라며 “숫자 10은 두 자리 수가 시작되는 출발점이기도 해 새로 떠나야 할 시점에 온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1975년 등단한 이래 생활 속에서 느낀 체험을 시화해 ‘일상 시’의 영역을 개척해 온 김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도 자신의 시풍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70년 세월을 반영하듯 자연과 삶에 대한 깊은 사유와 일상에 대한 차분한 관조가 한결 완숙해 보인다.

시집은 5부로 나뉘어 1부에서는 ‘능소화’, ‘나무의 기척’ 등, 숲, 나무, 가을 나비 등 자연을 성찰한 ‘인간과 자연’을, 2부는 ‘교대역에서’, ‘잘못 다닌 길’ 등 대도시 생활과 같은 ‘일상 현실’, 3부에서는 ‘굴삭기의 힘, ‘나뉨’ 등 여전히 깨어 있는 감각으로 시대를 바라보는 통찰력을 보여준다.

4부는 해외 여행의 경험을 통해 세계와 인간을 다루며 기행의 깊이를 보여주고, 5부는 ‘쉼’, ‘하루 또 하루’ 등 또래 세대가 세상을 떠나는 것을 만가, 진혼가 형태로 담아내며 삶의 본질을 건드린다.

김 시인은 시집 제목 ‘하루 또 하루’에 대해 “하루하루의 보잘것없는 삶이 쌓여서 한 달, 일 년, 한 세기가 되고, 오늘날 인류의 역사도 소수 위인들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60억 인류의 하루가 모여 이뤄지는 것”이라며 “하루하루를 겸허하고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담았다"고 말했다.

이원국 발레단, 재능기부로 크라우드펀딩 참여 유도

최고의 발레리노 이원국 단장이 이끄는 이원국 발레단이 이색 발레를 펼친다. 5월 3일 서울역 3층 오픈콘서트홀에서 '기차역에서 만나는 아주 특별한 발레 갈라쇼'를 공연하는 것.

이원국 발레단의 재능기부로 마련되는 이 공연은 기차역이 단순히 이동을 위한 공간이 아닌 생활 속에서 '예술'을 느낄 수 있는 공간임을 보여줄 예정이다. 공연은 총 50여 분으로 <잠자는 숲속의 미녀> 중 2인무, <사랑과 영혼>, <달빛유희>, <시카고 올 댓 재즈>, <돈키호테> 중 2인무, '리베르 탱고' 등을 선보인다.

이원국 발레단은 이 공연을 통해 크라우드펀딩(Crowd Funding) 프로젝트에 대한 대중적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크라우드펀딩은 예술가가 자신의 예술창작 프로젝트를 소개하면 참여를 원하는 사람들이 온라인을 통해 십시일반 후원하는 소액 기부 프로그램이다.

이원국 발레단의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는 다음 달 13일까지 문화예술위 온라인 기부 홈페이지(fund.arko.or.kr)에서 진행된다. 목표금액인 500만 원을 모금하면 이원국 발레단은 신작 발레 '돈키호테'의 주요 배역 의상제작비를 지원받게 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오광수 위원장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기차역과 같은 일상의 공간도 훌륭한 예술무대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줄 계획"이라며 "앞으로 찾아가는 공연을 통해 시민과 만남을 더욱 확대하는 등 예술나눔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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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기자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