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계 1세대, 34년간 인사동 지키며 작가 발굴, 지원

2년 전, 주간한국은 20년 이상 오랜 역사를 지닌 국내 화랑 중 미술계에 대한 공헌도 등을 토대로 '우리시대 파워 갤러리' 를 연재한 적이 있다. 그때 가장 먼저 소개된 화랑이 서울 인사동의 선화랑이다.

30년 넘는 역사에다 화랑 경영의 모범과 미술계에서의 역할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 중심에는 갤러리의 주인이자 인사동 터줏대감, 화랑계의 큰 어른으로 존경받는 김창실 대표가 있었다.

국내 화랑 1세대인 김창실 대표가 6월 18일 별세, 영결식이 22일 한국화랑협회장으로 치러졌다. 미술계 인사의 장례가 화랑협회장으로 진행된 것은 1982년 명동화랑 대표였던 고 김문호 사장 이후 두 번째다.

김창실 대표는 이화여대 약학과를 나와 약국을 경영하다 나이 마흔을 훌쩍 넘긴 1977년 화랑을 열었다. 인사동에 화랑이 드문 시절 선화랑은 70~80년대 진화랑, 미화랑과 함께 '진•선•미' 화랑으로 불리며 미술계를 풍미했고, 34년간 400여 회의 전시를 개최하며 한국 미술문화 발전에 일익을 담당해왔다.

김 대표는 전시 이외에도 79년부터 미술전문지 '선 미술'을 13년간 발행해 미술 저변을 넓혔고, 84년에는 '선미술상'을 제정해 지금까지 젊고 유망한 작가들을 발굴하고 지원해왔다. 선미술상은 그동안 김병종, 서도호, 이두식, 김영원, 이석주, 황주리 등의 쟁쟁한 작가들을 배출했다.

이우환
또한 김 대표는 한국화랑협회 회장(1985년~87년, 1991년~94년)을 두 차례나 맡아 미술시장 활성화 및 미술품 감정제도 확립에도 힘썼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09년 현직 화랑경영자로는 처음으로 국가 훈장(옥관문화훈장)을 수훈하기도 했다.

유족 중에는 딸 이명진씨가 서울 사간동에서 갤러리 선 컨템포러리를 운영하고 있다.

,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서 회고전

한국 출신의 현대미술 거장 (75) 작가가 미국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에서 회고전을 연다. 구겐하임이 한국인 미술가의 개인전을 연 것은 2000년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의 전시 이후 두 번째, 아시아 작가로는 2008년 중국 작가 차이궈창전 이후 세 번째다.

은 사물을 있는 그대로 놓아두고 공간•상황•관계에 접근하는 예술을 뜻하는 '모노하(物派)'의 중심인물로 일본 현대미술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과정, 재료, 관객, 그리고 장소의 경험적 관계를 강조하는 작품으로 국제적 명성을 쌓았다.

6월 24일부터 9월 28일까지 열리는 ':무한의 제시(Making Infinity)'전에는 작가의 1960년대 초기작부터 현장 공간에 맞춘 설치까지 회화 조각 드로잉 등 90여 점이 전시된다.

구겐하임 전관에 걸친 전시는 크게 '초기 드로잉 및 회화연작 :1964~1978', '모노하 조각과 설치 작품:1968-1979', '관계항, 바람과 함께, 그리고 조응 연작 : 1980-2009', '대화 연작과 장소 특정적 설치 작품' 등 네 부분으로 나뉘어 선보인다.



박종진 기자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