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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동적 한국영화' 지구촌 영화팬 감동시키다

● 세계로 가는 'K-FILM'
한국영화 해외수출 작년 416억원 집계… 전년대비 8.4% 급상승 추세
영화뿐 아니라 영화인들도 해외 진출 러시
탄탄한 내수시장 바탕 비약적 발전… 수출외에 합작 프로젝트도 다양하게 진행
"영화 '올드보이'의 배우 최민식을 보면서 연기를 공부했다." 지난 달 14일 내한한 영국배우 톰 히들스턴은 국내 취재진과의 만남에서 '올드보이'를 언급했다. 국내 작품의 세계적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K-FILM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영화의 해외수출 총액은 전년대비 8.4% 상승한 3,782만4,804달러(한화 약 416억 원)로 집계됐다. 그 중에서 완성작의 해외 수출 총액은 전년대비 27.5% 상승한 2,017만4,950달러(한화 약 221억 원)로 집계돼 2008년 이후 4년 만에 2,000만 달러 선을 회복하는 성과를 이뤘다. 특히 단순한 시장의 흐름이 아닌, 현지 극장 배급 진출 등 업계의 중장기적인 전략을 통해 이뤄내 의미를 더했다. 예를 들어 24일 개봉하는'결혼전야'는 일본 홍콩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싱가포르 베트남 등 이미 7개국에 선판매됐다. 아이돌 스타를 캐스팅하는 등 제작 단계에서부터 해외 시장을 고려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설국열차' 흥행 상업영화로서 의미

'설국열차'는 한걸음 나아갔다. 선판매에 그치지 않고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봉준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설국열차'는 지난 8월 1일 국내 개봉해 900만 관객을 모은 작품이다. 최근에는 프랑스에서 개봉해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개봉 12일째인 지난 10일(현지시간)에는 누적관객 33만1,542명을 모아 프랑스에서 개봉한 역대 한국영화 중 최고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그 동안 임권택 김기덕 홍상수 등 감독을 중심으로 한 예술영화가 유럽에서 각광 받았다면, '설국열차'의 흥행은 상업영화로서의 인정을 의미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오래 전부터 인기를 끌었다. 시발점은 강제규 감독의 '쉬리'(1998)다.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탄생을 알린 '쉬리'는 일본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다. 이후 일본에서는 한국영화를 선호하는 고정 팬 층이 생겼고, 한동안 한국영화 전체 수출액 중 3분의 1에 해당할 정도로 일본은 한국영화 여러 편을 수입했다. 여기에 드라마를 중심으로 한 한류가 아시아 전역에 영향을 발휘하며, K-FILM은 아시아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더 웹툰:예고살인'은 지난 9월 베트남에서 개봉해 286,441 달러(한화 약 3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역대 한국영화 중 흥행 1위에 올랐다.

한국영화가 전 세계의 이목을 사로잡으며 영화인들이 진출하기 시작했다. 올 초 박찬욱 감독은 '스토커'를, 김지운은 '라스트 스탠드'를 나란히 선보였다. 국내 감독이 연출을 맡았지만 두 작품은 엄연히 할리우드 스튜디오가 제작을 맡은 할리우드 작품이다. 두 사람은 할리우드에서 다시금 차기작을 준비할 만큼 연착륙에 성공했다. 배우로는 '지ㆍ아이ㆍ조'시리즈와 '레드2' 등에서 비중 있는 역할로 등장한 이병헌, 워쇼스키 남매의 뮤즈로 활약 중인 배두나 등이 있다. 중국에선 감독 허진호 오기환 안병기 등이 좋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스타 혹은 스타감독들의 해외 진출은 스태프들로 이어졌다. 정두홍 무술감독은 이병헌의 '지ㆍ아이ㆍ조2'에 액션 코디네이터로 참여하며 '액션 한류'의 길을 개척했다. 박찬욱 감독은 '스토커'의 촬영 감독으로 전작인'박쥐' '친절한 금자씨' 등을 함께 한 정정훈 감독을 기용했다. 지난 2월 한국을 찾은 배우 아널드 슈와제네거는 "할리우드에서 한국 배우와 감독을 찾는 일은 계속될 것 같다"고 전망하며 "할리우드는 항상 새로운 피를 찾는다. 출신, 배경 보다 재능이 중요한데 한국은 굉장히 역동적인 영화산업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했다.

스타 감독·스태프들도 해외진출

작품과 영화인력의 수출 외에도 합작 프로젝트가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오기환 감독의 '이별계약'이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철저하게 중국시장을 겨냥한 이 작품은 올해 4월 중국에서 개봉해 제작비 3,000만 위안을 개봉 후 이틀 만에 회수했다. 이후 5주 동안 2억 위안(한화 약 370억 원)을 벌었다. 한중 합작 영화 사상 최고액으로 중국 로맨스 영화 중 8위의 성적을 보여줬다. 이 밖에도 '미스터 고'와 '런닝맨'이 외국 자본의 도움을 받았다. '미스터 고'는 제작비의 25%(약 53억원)을 중국 유명 영화 투자배급사 화이브라더스로부터 지원 받았다. '런닝맨'은 글로벌 스튜디오인 20세기 폭스사가 직접 투자 제작한 첫 한국영화다. 성적은 기대에 못 미쳤지만 K-FIML에 한걸음 다가설 수 있는 기회였다.

한국영화가 세계적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이룩한 배경에는 탄탄한 내수시장이 있다. 해외 제작자들이 의아해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한국은 자국 영화의 제작 비율이 전체의 50~60%에 달한다. 자국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프랑스가 약 40%라는 점에서 상당한 수치다. 영화진흥위원회 국제사업부 박덕호 부장은 "합작 프로젝트가 많은 유럽에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자국영화가 많다. 지난해에는 한국영화 관객이 1억명을 돌파했고, 1인당 영화 관람횟수가 3.8회였다. 게다가 40~50대 관객도 상당하다. 이처럼 열정적인 관객들이 있기 때문에 향후 전망이 밝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2003년 부흥기를 거쳐 2000대 중반 부침을 겪으며 한국 영화 산업이 구조적으로 건강한 방향으로 발전한 것도 한 몫 했다.

태동 단계 'K-FILM' 잘 키워야

K-FILM은 분명 태동하고 있다. 다만 사례가 아직까지 한정적이고, 스포트라이트가 일부 작품에 편중돼 있다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시도에 의미를 둔 수 많은 합작 프로젝트들이 앞서 존재했다. 박찬욱 감독의 '스토커'는 감독의 색깔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평단의 호평을 받았고, 북미에서 롤아웃 방식으로 개봉돼 점차 상영관 수를 늘려나간 데 비해 상업적 성공은 거뒀다고 보긴 어렵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K-FILM의 앞날을 잘 다져주지 않으면 일시적인 현상으로 그칠지도 모를 일이다.

때문에 필요한 것이 정부의 지원과 투자배급사의 도전이다. '설국열차'의 제작비는 약 400억원으로, 국내 시장만 생각했을 땐 위험한 규모다. 국내에서 벌어들일 수 있는 금액의 한계가 정해져 있고, 자칫 실패했을 땐 회수할 방법이 없다. 하지만 CJ엔터테인먼트는 과감히 투자했고, 개봉 전 전 세계 167개국에 선판매하며 제작비의 절반을 거둬들였다. 위험을 감수한 과감한 결정이 있어 가능했던 일이다. 이런 CJ엔터테인먼트의 수출 증대 노력은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CJ엔터테인먼트의 해외 매출은 2011년 74억 원(전체 매출의 4%)에서 2012년 250억 원(전체 매출의 11.5%)으로 성장했다.

여기에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 현재 영화진흥위원회는 외국영상물 로케이션인센티브, 중국 필름비즈니스센터 입주지원 국제영화제참가지원사업 등 단순한 지원 업무를 포함해 국제공동제작영화 비즈매칭 기획개발 등을 돕고 있다. 나아가 조세감면 혹은 기술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에 대한 혜택 등은 영화 산업 전반을 견인하고, K-FILM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

CJ E&M 영화홍보팀 윤인호 홍보팀장은 글로벌 공동제작의 확대에서 답을 찾았다. 윤인호 팀장은 "CJ엔터테인먼트는 2010년부터 미국을 시작으로 해외 직배사업을 시작해 일본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 진출해 소기의 성과를 이뤘으며 한국 영화의 전도사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며 "베트남은 현지에서 투자제작 펀드를 조성해 2014년 영화 개봉을 목표로 두고 있다. 향후 인도네시아, 태국 등으로도 이 같은 배급 모델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2017년까지 아시아 주요 시장에 제작 및 배급 역량을 갖춘 스튜디오로 성장하여 글로벌 성장을 가시화할 예정이다. 아시아 주요 지역 배급사업에 진출하고, 중국 및 동남아 현지에서 기획 제작을 가속화하여 아시아 최고의 현지 투자제작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덧붙였다. 제2의 '이별계약' 혹은 '설국열차'의 탄생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결국 영화 본질이라 말한다. 영화진흥위원회 박덕호 부장은 작품 그 자체에 충실해야 한다고 말한다. 박덕호 부장은 주간한국과 전화통화에서 "K-FILM이 K-POP처럼 되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다른 나라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속도로 한국영화는 전 세계에서 각광 받고 있다. 여기에는 분명 영화인들의 상당한 노력이 있다"고 말했다. "세계에서 사랑 받은 작품들은 결과적으로 작품성으로 귀결된다. 독특하거나 특색이 있거나 파격적이다. 결국 좋은 작품들이 우리나라에서 쏟아져야 한다"며 "실력 있는 영화인, 다양성을 갖춘 작품들을 배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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