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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성으로 정치 업그레이드"
강단에서 현장으로… 학계출신
건강한 정치 견인할 도덕성 겸비, 30여명 출마 준비


불법 정치자금 문제와 구태의연한 행태로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4ㆍ15 총선이 4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확산되면서 이번 총선은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후보와 그렇지 못한 후보들 간의 ‘아마겟돈’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후까지 살아남기 위해서는 ‘도덕성’과 ‘전문성’이라는 무기를 지녀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양한 총선 출마자 그룹 중 학계 출신 인사들이 주목받는 것은 건강한 정치를 견인할 수 있는 도덕성과 각 분야에서 최고 권위자로 인정 받는 전문성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공천이 확정되거나 유력한 학계 출신 후보는 줄잡아 30여명에 이른다. 한나라당 후보로 서울 성동을 지역에 출사표를 던진 김태기 교수(47, 단국대 경제학과)는 노동 분야 전문 경제학자로 최근 빈발하는 각종 노사 분쟁에 대안을 제시하는 해결사로 명성을 얻고 있다. 김 교수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미국 아이오와대에서 노동경제학으로 석ㆍ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1996년 단국대에 부임하기 전 8년간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으로 근무했다.


- "새로운 정치질서 창출"



사진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태기, 이병진
장현, 서준원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엔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이자 대통령 정책자문 교수로 청와대 비서실의 교육 및 노동개혁 분야에서 파견근무를 했고, 김대중 전 대통령 때는 대통령자문정책기획위원회 위원으로 일하는 등 노동 실무 정책 입안에도 적극 참여했다.

재작년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 자문교수로 활동하면서 정치에 뛰어들었다. “실업ㆍ환경ㆍ노사 문제 등 사회 현안의 대부분이 정치로 통한다는 것을 알고 ‘이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 현실 정치에 나섰다”는 게 김 교수의 출마 변이다. 김 교수는 “‘보수’는 국가의 주축 세력으로 보수의 가치를 대변하는 한나라당을 택했다”며 성동을 출마와 관련해서는 당의 권유와 성동 지역의 성장 잠재력이 가장 큰 배경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유권자에게 “비전과 살아온 경력으로 평가해주길 바란다”며 “전문성을 발휘해 시대의 화두인 세대갈등, 실업ㆍ교육 문제 등을 해결하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민주당 후보로 경기 평택을에 출마하는 이병진 교수(40, 평택대 국제관계학부)는 중국문제 전문가다. 평택에서 태어나 이곳에서 초ㆍ중ㆍ고교를 마친 뒤 한국외국어대를 거쳐 중국 베이징대학에서 국제정치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 교수는 “민주당은 50년에 이르는 정통 정당의 뿌리를 갖고 있고 중도개혁을 표방해 선택했다”며 “새로운 정치 질서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갖춘 정치 주체가 필요하기 때문에 출마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평택은 서울에 인접해 있고 중국 진출의 관문으로 국제적인 도시로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 그동안 영향력 있는 리더와 전문가가 없어 정체돼 왔다”며 “정책능력, 도덕성, 개혁성을 지닌 중국전문가로서 고향과 국가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열린우리당 장현 교수(46. 호남대 사회복지학과)는 사회복지 분야 전문가로 이번 총선에서 전남 함평ㆍ영광에 출마, 민주당 이낙연 의원과 격돌한다. 고려대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시피 주립대학에서 정치학(석사)을 전공했고, 플로리다 주립대학에서 복지정책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대학 강단과 광주 CBS 앵커, MBC 라디오 칼럼니스트, KBS 뉴스 해설위원을 역임했고, 현재 호남대에서 사회복지학과 교수 겸 평생교육원장을 맡았다. 장 교수는 고향인 함평ㆍ영광 출마와 관련, “지역에 노인층이 많아 민주당 지지도가 높지만 노년학회 이사, 노인의 전화 이사를 하면서 생활 정치를 펴와 지역 노인들의 인식이 좋다”며 “당에서도 전략지역으로 지정해 현안 해결에 도움을 주겠다고 밝혀 총선을 낙관한다”고 말했다.

- 정치권 변화 리드할 브레인 집단

자민련 후보로 충북 보은·옥천·영동군에 출마하는 서준?교수(50, 한성대 정치학과)는 “자민련의 길은 서준원 박사로 통한다”고 할 정도로 자민련의 핵심 브레인이다. 대전고ㆍ연세대를 나와 독일 뮌헨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서울대, 서울대 행정대학원 등에서 강의를 하다 자민련과 인연을 맺었다. 서 교수는 국회 법제연구관, 정책연구위원(통일외교통상ㆍ예산결산ㆍ행정자치ㆍ국방분야 전문위원), 자민련 정책의정팀장, 정치담당 총재특보를 지내면서 자민련의 주요 정책과 당 쇄신 등에 깊이 관여했다. 서 교수는 “자민련이 충청권의 정서를 대변해 온 만큼 충청권에 애정을 갖고 있고 전문성을 갖춘 정치인들이 충청권의 변화를 리드해나가야 한다”며 정정당당한 승부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밖에 눈길을 끄는 후보는 단연 한나라당의 두 여교수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UCLA) 경제학박사로 영국 레스터대 경제학과 교수를 지낸 이혜훈 교수(연대 동서문제연구소)는 현역인 박원홍 의원을 제치고 서울 서초갑에 공천을 받아 파란을 일으켰다. 전남 여수에서는 성화대의 김상아 교수가 후보로 확정됐다.

민주당에서는 신학자인 안완길 대한신학대학총장과 공보길 미국 샤스타기독교대학원ㆍ명지대 교수가 각각 서울 서대문을과 송파갑에 공천됐다. 법무사 출신의 극동대 이병호 교수는 경기 안성에서, 동국대 이영희 교수는 경기 고양 덕양갑에서 공천을 신청한 4인과 여론조사 경선을 앞두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경북대 윤용희 교수가 대구 달성군 후보로 확정된 가운데 교육부총리를 역임한 윤덕홍 전 대구대 총장과 노동부장관을 지낸 권기홍 전 영남대 교수가 중앙에서 대구 수성을과 경북 경산ㆍ청도의 단일 후보로 지명돼 내려왔지만, 지역 공천 신청자들의 반발이 거센 상태다. 서울에서는 이형남 교수(명지대)가 노원갑에서, 박수용 교수(경산대)는 양천을에서 경선을 앞두고 있다. 또 경기도에서는 정관희(경기대)ㆍ양성호(건국대)ㆍ안민석(중앙대) 교수가 각각 수원장안, 성남수정, 오산화성 등에서 예선전을 거쳐 본선에 오를 전망이다.



박종진 기자 jjpark@hk.co.kr


입력시간 : 2004-03-02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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