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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빙의 접전지역… 예측불허, 안개 속 판세 "한표가 천금"
지지율서 간발의 차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서울지역 최대 승부처

서울ㆍ수도권은 4ㆍ15 총선의 승패를 좌우할 바로미터 지역이다. 그 중에서도 서울은 수도권 109개 지역구 중 절반에 가까운 48개 지역구를 차지하고 있어 여야 모두 총력을 기울이는 곳이다. 탄핵 정국 이후 서울ㆍ수도권에서 열린우리당의 압승이 예상되는 가운데 일부 지역은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내에서 혼전을 벌이고 있다. 그동안 한나라당이 상세를 보여온 송파갑과 강남갑이 대표적이다. 이 지역의 총선 결과는 향후 정치 구도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송파갑] 한나라당 맹형규 Vs 열린우리당 조민
"갈등 통합" vs "정략정치 심판" 팽팽




맹형규(위), 조민(아래)



서울 송파갑은 대중성을 갖춘 재선 현역과 학계에서 정치무대로 나선 신인이 접전을 벌이고 있다. 한나라당 맹형규 의원(58)과 열린우리당 조민 후보(49)의 격돌이다. 송파갑은 보수ㆍ안정 희구의 지역 특성상 줄곧 친 한나라당 성향을 보여왔으나 차떼기당 시비와 탄핵정국 이후 여론이 요동치고 있는 상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는 지지율 1~2% 포인트 차이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고 있다.

수성 입장에 있는 맹형규 의원은 일단 탄핵정국이란 예상치 못한 후폭풍을 극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맹 의원은 “대통령 탄핵에 따른 갈등과 국론 분열에 대해 정치권에 몸담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대한민국의 미래와 국익을 고려해 탄핵 국면이 국민 편가르기로 이용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맹 의원은 총선 전략과 관련, “2선의 깨끗한 정치인으로 지역구 활동과 의정활동을 열심히 해온 점을 주민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해 주실 것”이라면서 7대 총선 공약을 제시했다. △깨끗한 정치·생산적인 선진정치 △경제 살리기와 민생 살리기를 위한 정책개발 △망국적인 지역주의 타파를 위한 통합의 정치·상생과 화합의 정치 △평화적인 남북통일과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 강화 △장애인과 여성·노인·아동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입법 추진 △교권 확립과 교육개혁 △잠실재건축을 비롯한 영어체험마을, 법조타운 유치 등 지역 현안 실천 등이 그것이다. 맹 의원은 “지역과 계층ㆍ세대ㆍ이념간의 갈등을 통합하는 ‘통합의 정치’, 나라를 안정시킬 ‘상식적 리더십’을 통한 편안한 정치를 지역민들에게 호소해 나날 것”이라고 밝혔다.

고려대ㆍ대학원(정치학 박사)을 나온 조민 후보는 고대ㆍ명지대 강사,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 디지털 사상계 주간,(사)좋은벗들(대북지원 및 국제구호 NGO) 이사 등 북한(통일)ㆍ국제 문제 전문가로 활동해 왔다.

조 후보는 총선 출마에 대해 “한국은 내부적으로 민주화 시대의 멍에였던 지역정치ㆍ돈정치ㆍ보스정치의 틀을 깨고 새로운 정치의 장을 여느냐 하는 기로에 있고, 외부적으로 한국을 둘러싼 세계 정세가 더욱 복잡해지고, 21세기 정보화 문명이 우리의 생활양식을 급격히 변화시키는 전환기에 있다”며 “기존의 낡은 정치제도와 경제 생활방식으로는 국가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어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시대 정신에 부응하고자 정치일선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송파갑 출마와 관련해서는 “풍납동에서 12년 가까이 거주하면서 지역 현안에 늘 관심을 가져왔다”면서 “‘풍납토성 프로젝트’ 등으로 주민 숙원사업을 해결하는 등 지역내 심각한 불균형문제를 해소하고 주민통합을 이루는 데 힘쓸 생각”이라고 말했다.

조 후보는 “4ㆍ15 총선은 근본적으로 어느 정당이 국정을 안정시키고 구조적인 실업난 등 민생과 경제적 어려움을 돌파해 낼 것인가를 심판받는 장이 될 것”이라면서 “국가의 미래와 민생은 안중에 없고 오직 정치를 정략과 대결로만 생각하는 무책임한 야당을 국민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대 후보인 맹형규 의원에 대해서는 “지난 8년간 지역을 위해 열심히 일한 정치인으로서의 기억은 별로 없는 것 같다”면서 “대통령 탄핵에 참여하고 비리혐의로 구속된 서청원 의원 석방에 앞장서는 등 국민의 평균적 도덕심에도 못 미치는 행태로 지역 구민들에게 실망만 안겨줬다”고 비판했다. 조 후보는 또 맹 의원이 비무장지대 원자력발전소 건설 문제로 총선환경연대로부터 공천 부적격자 명단에 올랐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맹 의원이)의욕만 앞섰을 뿐 전문성은 부족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강남갑] 한나라당 이종구 Vs 열린우리당 박철용
"경제전문가" vs "합리적 개혁" 경합


이종구(위), 박철용(아래)



새 정치 1번지인 서울 강남갑에서는 정치 신인들의 경합이 뜨겁다. 한나라당 이종구 후보(54) 와 열린우리당 박철용 후보(45)는 서울대 선후배로 모두 민생경제 전문가로 영입됐다. 이 후보는 6선의 이중재 전 의원의 아들로, 서울대(경제학과)ㆍ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MBA 과정을 마쳤고 1975년 행정고시에 합격, 국세청 사무관으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재무부 은행과장, 재경원 금융제도 담당관, 금융감독위 상임위원을 지냈다. 특히 98년 IMF체제 이후 금융감독위 구조개혁기획단 심의관과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을 맡으면서 기업금융구조조정에 깊숙히 참여했다.

금감원 감사를 끝으로 정계에 들어선 이 후보는 “국민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서”라며 한나라당을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국민과 함께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야당의 길을 걷고 싶어서였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 변화 요구를 적극 수용하면서 새 시대를 이끌어갈 정당의 면모를 갖추어 나가면 국민의 지지를 받게 될 것”이라면서 “당내에서 원칙과 소신을 가지고 비판자의 자리에 서서 당 발전과 나라 발전에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교육과 소득 수준이 높은 강남갑 지역은 열린우리당 성향이 강하지 않다”면서 “강남갑 주민의 최고 관심사는 ‘탄핵’이 아니라 재산세와 같은 세금문제와 집값 등 부동산 문제로 경제 전문가로서 강남구민의 대변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박철용 후보는 서울대ㆍ대학원(경영학 석사)를 나와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 동남회계법인 대표를 지냈다. 박 후보는 지난 1년간 정당한 선거에 의한 결과에 전혀 승복하지 않으려는 일련의 움직임을 보면서 자식을 키우는 가장으로서 국가의 미래에 책임감을 느껴 정계에 입문했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시대의 화두는 ‘변화와 개혁’으로 그 기준은 민주적 합리와 균형 감각인데 기존의 정치구조로는 21세기 한국을 이끌어 갈 수 없다”며 열린우리당을 선택한 배경을 설명했다. 박 후보는 “강남갑이 한나라당 텃밭이라고 하지만 주민들의 지식ㆍ경제 수준이 높아 합리적인 판단을 한다”며 “과거와 같은 일방적 지지는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20~30대를 중심으로 탄핵에 대한 비판여론이 강하고 40대 이상에서도 변화의 움직임이 있어 총선을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박 후보는 “경제ㆍ조세 전문가 입장에서 볼 때 종래 국회는 국민의 세금인 예산을 함부로 다뤄 결과적으로 국민에게 피해를 주는 등 기본적인 직무에도 소홀했다”면서 “기본에 충실한 정치인이 되겠다”고 말했다. 또한 남북한 통일시대를 대비한 토지제도 및 조세제도의 입법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종진 기자 jjpark@hk.co.kr


입력시간 : 2004-04-06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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