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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싱크탱크 시동, 집권 프로젝트 밑그림 그린다
별도법인의 정책연구소 설치 의무화, 중장기적 정책개발 전담

여야의 싱크탱크가 될 정책연구소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각 당은 “정책과 전략 없이는 집권도 없다”는 정치권의 마인드 변화와 함께 개정된 정당법과 정치자금법에 따라 별도 법인의 정책연구소 설치를 서두르고 있다. 정당법 및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각 당은 별도 법인의 정책연구소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며 국고보조금의 30%을 정책연구소에 할당해야 한다.

이에 따라 각 당은 일회성 선거 정책 개발에 머물렀던 관행에서 벗어나, 중장기적 정책 개발과 함께 집권 프로젝트를 전담하는 정책재단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이를 단기적 국면대응과도 결부시킨다는 계획이다.


- 우리당, 정책연구재단 공식발족



열린우리당은 당 싱크탱크인 정책연구재단을 8월 25일께 공식발족 시키기로 당론을 모았다.
/ 고영권 기자



열린우리당은 총선공약 중 하나인 정책연구재단을 8월25일께 재단사업계획안 확정과 법인 등록을 완료해 공식 발족시키기로 했다. 재단의 성격은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와 당원 및 시민 교육을 중심으로 하는 독일 에베르트 연구소의 장단점을 절충한 ‘한국형 신모델’로 결정했다. 다만 연구기능 위주인 브루킹스는 미국 민주당 성향의 정치색이 뚜렷한 민간독립기구인데 반해, 에베르트는 설립 주체가 독일 사민당이고 당원-시민교육에 무게를 두고 있는 면에서 열린우리당 정책연구재단은 상당부분 에베르트를 벤치마킹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보조금 2%에 불과한 브루킹스보다 98%가 국고보조금으로 운영되는 에베르트가 재정 구조면에서도 국고보조금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한국 정당과 부합하는 측면이 있다.

재단준비위원장인 방명광 의원은 지난 5월 에베르트 재단을 직접 방문하는 등 실사자료를 두툼하게 확보해둔 상태다. 연간 약 36억원이 소요될 재단의 예산은 개정 선거법에 따라 전액 국고보조금으로 충당된다. 재단의 주요 임무는 중장기적 정책 개발과 이를 통한 장기집권 마스터플랜을 꾸려내는데 있다. 또한 중도 성향의 당 정체성 확립과 경제정책 강화에도 방점을 뒀다.

준비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당내외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이 같은 재단의 목적은 분명해 보인다. 당 내에선 전현직 정책위의장인 정세균 홍재형 의원, ‘정책통’인 임채정 최성 의원과 함께 대표적 전략가로 꼽히는 유시민 김한길 의원 등이 포진해 있다. 당외 인사로는 강만길 상지대 총장, 김광웅 한국사회과학협의회 회장, 한상진 전 정신문화연구원장 등 김대중 대통령(DJ) 정부시절 명망가와 함께, 임혁백 고려대 교수,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 등 ‘친노(親盧)’ 성향의 학자 그룹이 눈에 띤다.

또 이선 전 산업연구원 원장, 권만학 경희대 국제경영대 학장, 공정위 국장 출신의 송하성 경기대 교수, 매일경제 논설위원을 지낸 최연혜 철도대 교수, 이환식 한-유럽지식인포럼 회장, 장의관 전 대통령자문정책기획위원도 참여해 경제정책에 대한 관심도를 보여준다. 이들은 재단 발족 후 재단에 직접 참여하거나 자문 교수단, 재단 이사로 활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 한나라 여의도 연구소 전폭적 지원

여의도 연구소장인 박세일 의원은 당의 중장기 발전전략과 집권 프로그램 마련에 중점을 두고 있음을 밝혔다.
/ 홍인기 기자

‘여의도연구소’라는 싱크탱크의 축적된 노하우가 있는 한나라당은 한발 앞서 있다. 박근혜 대표는 여의도연구소를 당 정책위원회와 분리해 중장기 국가발전 비전과 전략수립 등 집권을 위한 정책 프로그램 마련에만 전념토록 전폭적인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박세일 의원이 여의도연구소장에 임명된 데 이어 박형준 박재완 의坪?부소장으로 가세해 ‘3박(朴)’ 체제가 구축됐으며, 윤건영 원희룡 의원 등 한나라당의 차세대 리더들도 멤버십을 갖고 있다. 당외에선 이각범 IT 전략연구원장, 표학길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방석현 ?顚?행정대학원 교수,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양건 한양대 교수, 이영희 인하대 교수, 모종린 연세대 교수 등 쟁쟁한 멤버가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9월 초까지는 10여명의 외부인사를 더 영입해 30명가량의 정책-전략팀 구성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여의도연구소’의 작업은 당의 부정적 유산 극복에서 시작한다. 보수파의 반대로 좌초됐으나 총선 직후부터 당명 개정 등 재창당 프로그램이 본격적으로 제기된 것은 이같은 맥락에서다. 또한 ‘선진화’라는 최고의 비전을 모토로 경제, 교육, 사회복지, 외교안보 등에서 이를 실현할 중장기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보수의 이념적 좌표로 ‘공동체적 자유주의’를 내세워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중시하는 ‘따뜻한 보수’로서의 이념적 가치정립을 서두르고 있다. 이 같은 방대한 구상은 최근 언론에 알려진 소위 ‘5107프로젝트’(2007년 대선에서 51% 득표로 집권)에 집약돼 있다. 철저하게 물밑에서 진행되던 이 프로젝트가 세간에 알려진데 대해 박근혜 대표는 “보도가 나온 것은 전체의 10~20%에 불과하지만 계획이 유출된 것은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여의도연구소의 계획이 박 대표의 대권 프로젝트와도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만큼 여의도연구소는 집권을 향한 한나라당의 ‘절치부심’이 그대로 녹아 있는 한국 보수의 ‘싱크탱크’다.


- 민노당, 진보정당 최초의 정책연구소 설립

‘보수와의 정책 대결’을 목표로 민주노동당도 진보정당 최초의 정책연구소를 설립한다. 권영길 의원과 주대환 정책위원장, 가톨릭대 안병욱 교수가 공동대표로 내정된 상태다. 조돈문 가톨릭대 교수는 연구소 추진위원단장을 맡고 있다. 총선 당시 민주노동당을 지지했던 전문가 그룹과 교수단이 1차 영입 대상이다. 김상곤, 노상기 한신대 교수와 가톨릭대 조현연 교수 등 10여명이 조만간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초하 충북대 교수, 강정구 동국대 교수 등은 자문역할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김석연 박갑주 변호사 등 전문가 그룹과 공채를 통해 선발된 20~30여명의 정책연구위원들이 참여한다. 지난 7월25일 당 대회에서 연구소 설립안이 인준됨으로써 국고보조금 30% 이상을 연구소 예산으로 배정하기로 했으며 조만간 당사 밖에 연구소 사무실을 마련해 ‘색깔 있는’ 정책 생산의 산실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임경구 프레시안 기자 hifidelity@naver.com


입력시간 : 2004-08-05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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