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신당 만드는 일 없을 것"당적 초월해 신행정수도 건설에 올인, 새희망 주는 정당 필요

[인터뷰] 심대평 충남지사
"지역신당 만드는 일 없을 것"
당적 초월해 신행정수도 건설에 올인, 새희망 주는 정당 필요


3월 9일 저녁, 서울 프레스센터에서는 대전고 출신 언론인들이 중심이 된 ‘2005 신춘 동문 교례회’가 있었다. 이 자리에는 대전고 총동문회장인 심대평 충남지사를 비롯해 나웅배 전 부총리, 김각영 전 검찰총장, 인간배아 줄기세포 연구로 유명한 황우석 서울대 수의과 석좌교수 등 대전고가 배출한 저명 인사 3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이날 가장 주목을 받은 인사는 단연 심 충남지사였다. 바로 전날 자민련을 탈당, 향후 정치적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 데다 신당 가능성에 따른 정치 지형 변화에 동문들의 관심이 증폭된 터였다. 그러나 심 지사는 탈당에 따른 정치적 관심에 극도로 말을 아꼈다.

교례회 진행자가 “동문들의 관심사”라며 입장 표명을 유도했지만 심 지사는 축사 내내 관심사를 비껴 갔다. 유일한 언급은 “(탈당)기자 회견 때 말한 것은 가슴속 소회의 10%에 불과하다”는 것이었다. 교례회를 전후해 심 지사가 가슴에 담고 있는 ‘소회’의 실체에 접근해 봤다.

- 자민련을 떠난 이유가 신행정 수도 건설에 매진하기 위해서라고 했는데 명분이 약하다는 지적이 있다.

△신행정수도 건설은 21세기 국가 경영 전략의 일환으로 이를 위해 행정 중심 복합 도시 특별법이 통과됐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극렬한 반대 기류가 여전하고 일부 도민과 국민 가운데서도 특별법 통과가 행정 수도의 전부인 것처럼 인식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신행정수도 건설이 그만큼 순탄하지 않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으로 자민련을 떠난 것은 당적을 초월해 신행정 수도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고, 상생과 통합의 정치 시대에 우리 모두 함께 가자는 의미로 이해해 줬으면 한다.

- 신행정수도 건설을 위한 ‘올인’의 구체적인 복안은 있나.

△장차 밝히겠지만 어느 정파의 주장이나 이익에 구애됨이 없이 자유로운 입장에서 많은 분들을 만나고, 이를 통해 신행정수도 건설의 성공적 추진을 위한 초당적 협조와 정책 공조를 이끌어낼 생각이다.

- 3월8일 기자회견 때 ‘신당’ 가능성을 언급했는데, 이것이 자민련을 떠난 궁극적인 이유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내 결단을 너무 정치적으로 해석한 것이다. 신행정수도 건설과 같은 지역과 나라를 위한 일이라면 그 일의 도구가 되는 것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상생과 발전의 정치를 선도할 수 있는 기회가 오면 나서겠다고 했는데 이것을 ‘신당’과 직결시키는 것은 정치적 확대 해석일 뿐 아니라 시기상조다.

- 지사를 따라 동반 탈당한 전 의원, 기초단체장, 도의원 등은 신당 탄생을 기정사실화하고 있고, 지사 또한 당 관계자들을 만나 신당을 염두에 둔 탈당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는데.

△신당은 너무 앞서간 얘기다. 최근 당 관계자들을 만난 것은 신행정수도 건설과 충청인을 결집하는데 자민련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인식을 같이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자리였다.

- 그러한 ‘활로’에 신당도 가능하지 않나. 조부영 전 국회부의장은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사의 2007년 대선 출마까지 거론했다.

△대선 출마 얘기는 그 분의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고, 신당은 국민에게 새희망을 심어주는데 정당이 필요하다면 자연스럽게 부각될 것이다. 또 신당과 관련해 ‘중부권 신당’이니 ‘충청 신당’이나 하는데 지역 정당은 바람직하지 않고 전국 정당의 신당이 되야 한다고 본다.

- 지난 1월 손학규 경기지사와 맺은 ‘충남도 - 경기도 상생 협약’이 신당 창당과 관련이 있는가.

△그렇지 않다. 경기도와의 상생 협약은 경제적인 의미에서 두 지역이 손잡고, 지역과 국가 발전을 위해 헌신하자는 뜻으로 체결한 것이다. 정치적 의미가 있다면 신행정수도와 관련해 반대 세력이 지역과 국가 발전을 위해 서로 양보하고 타협했다는 인식을 국민에게 심어줬다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

- 탈당과 관련해 염홍철 대전시장이나 김종필 전 총재와 사전 논의나 조율이 있었나.

△아무 것도 없었다. 염홍철 시장과는 신행정수도 건설에 힘을 모아 가야 한다는데 교감을 갖고 있고, 총재께서는 지금 미국 여행중인데 정치를 떠난 極간옇뻬맛?드렸다고 해도 예의를 갖추는 정도가 아니겠는가.

- 열린우리당 입당 가능성은.

△어느 정당을 선택하려 했다면 자민련에 남는 것이 맞다. 그러나 정치적 이해를 떠나 신행정수도 건설을 원할하게 추진하고 충청권의 결속을 이루기 위해서는 초당적 자세가 바람직하다.

박종진 기자


입력시간 : 2005-03-17 18:28


박종진 기자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