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 주도권 바꿀 승부처, 3승 안팎서 승패 가를 듯

4·30 재·보선 "텃밭서 부는 역풍을 막아라"
정국 주도권 바꿀 승부처, 3승 안팎서 승패 가를 듯

4·30 재보선이 2주일여 앞으로 다가왔다. 후보등록이 끝난 지난 3월15일을 기점으로 여야 정치권은 본격적인 선거체제에 돌입, 각 후보들은 표밭 가꾸기에 한창이다.

열린우리당은 자체 여론조사를 근거로 경기 포천ㆍ연천과 경남 김해갑을 제외한 4석의 우세를, 한나라당은 충청권을 제외한 4곳에서 대세 우위를 점치고 있다. 하지만 두 당의 아성으로 꼽히는 충청권과 대구ㆍ경북(TK)지역에서 역풍도 만만치 않다는 분석이다. 일단 여야 모두 이번 선거의 승패 기준은 3승 안팎에서 결정날 것으로 보고 지도부 차원의 총력 지원 유세를 펼치기 시작했다.

성남 중원
여당 '빨간불'이변 예고
성남 중원이‘4·30’ 재보선의 최대 접전지역이라는 데 정치권의 이견은 없다. 초반부터 여야 자체 여론조사에서 후보별 인지도·지지도는 오차 범위내의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호남 출신 유권자가 많아 열린우리당이 쉽게 승리할 것이라는 예상을 벗어나는 것으로 민주당의 선전과 한나라당의 어부지리 등 의외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단 판세는 3파전으로 압축되고 있다.

열린우리당 조성준 후보의 강세속에 한나라당 신상진 후보와의 양강 구도를 구축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김강자 후보가 선전하면서 최대 변수로 등장했다.

투표율만큼 관심이 쏠리는 부분은 전통적인 호남표(전체 유권자의 37%)의 향방인 만큼 여권은 호남표를 결집하고 있는 조 후보의 우세를 낙관하고 있지만 형편은 그리 녹록치 않다.

김 후보측의 호남 연고가 조 후보의 전통적 지지세를 잠식할 수 있다는 여권의 우려가 흘러나온다. 이는 성남 중원에서 민주당이 호남표를 분산시켜 한나라당이 의외의 승리를 챙길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현실화 할 수 있는 가능성으로 연결돼 우리당의 선거전략 재검토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조 후보의 당락 여부는 호남표의 결집과 투표참가에 달려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 김 후보측은 “호남향우회 밑바닥에는 ‘민주당을 죽일 수는 없다’는 정서가 흐르고 있다”며 “민주당 지지세력이 돌아오고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충청 공주 연기 및 아산
'신당 vs 행정도시' 대리전
충청권 국회의원 재선거는 행정도시 추진에 대한 여론과 충청신당 변수 등이 복잡하게 얽혀 민심의 향배가 주목되고 있다.

일단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맹위를 떨쳤던 ‘행정복합도시’ 약발이 지속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라 선거 결과에 따라 새로운 지역정당의 출현을 가늠할 시금석이 될 것이란 관측이 일반적이다.

중앙정치권에서도 이번 선거 결과가 내년에 치러질 지방선거에서 충청권 판도를 결정하는 진앙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충남 연기 공주는 자민련 류근찬 의원이 탈당하면서 자민련 재기의 발판이 불투명해졌다. 이 와중에 열린우리당 이병령, 무소속 정진석 후보 사이의 2파전으로 압축되고 있다. 하지만 선거전은 중부권 신당 추진과 행정도시라는 두 이슈 간 대리전으로 압축되고 있다.

특히 ‘행정수도’가 ‘행정도시’로 변질된 데 대한 민심의 변화가 관건이다. 지난 선거에서 행정수도를 재료로 자민련을 밀어내고 충청권을 싹쓸이했던 열린우리당은 이 때문에 경선 대신 당선 가능성을 들어 이 후보를 전략 공천했다. 여기에는 중부권 신당붐을 초기에 차단하려는 의도도 포함됐다.

이 후보는 “행정도시가 지속성을 갖고 추진되려면 여당이 이곳에 뿌리를 내려야 한다”는 데 호소하고 있다.

반면 신당추진세력은 정진석 후보를 내세워 명분과 교두보를 쌓기 위한 일대 공세를 예고하고 있어 여당의 승리는 불투명하다. 정 후보를 밀고 있고 신당의 주체로 알려진 심대평 지사의 고향이라는 점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아산에서는 자민쳄?탈당한 원철희 후보의 거취문제가 변수다. 초반 판세는 열린우리당이 전략공천한 이명수 후보의 독주에 한나라당 이진구 후보가 힘겨운 추격중이다. 이 후보는 심 지사와의 인연 때문에 신당추진의 최일선에 설 것으로 예상됐다가 마지막에 열린우리당행을 선택, 선거전이 복마전 양상을 띠고 있다는 비난도 만만치 않다.

경기 연천 포천
보수 성향 업고 고조흥 우세?
경기 포천 연천은 열린우리당에서 보좌관 출신인 장명재 후보와 한나라당에서 세번째 도전에 나서는 고조흥 후보가 일찌감치 2강 구도를 보이고 있다. 이 곳은 지역 특성상 보수 성향이 강하고 고 후보가 오랫동안 밑바닥 표심을 다져와 장 후보가 다소 열세라는 분석이 많다. 고 후보측은 “지난 총선에서 이철우 전 의원이 ‘이변’을 일으키며 당선됐지만 보수성이 강한 지역정서가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다 전략 공천 과정에서 불만을 제기해온 일부 지역 당직자들이 ‘선거 보이콧’을 선언하는 등 내분 양상마저 띠고 있어 선거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여당 관계자도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 “고 후보가 상당부분 앞서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경남 김해갑
與 영남 교두부 난망
경남 김해갑 지역은 노 대통령 고향이지만 전통적으로 한나라당 지지세가 많았다는 점에서 표심이 팽팽하다. 열린우리당 이정욱, 한나라당 김정권, 무소속 권지관 후보 등 3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정욱 후보는 노 대통령의 부산상고 동문회 등의 지지를 이끌어내 영남교두보 확보에 나섰지만 한나라당도 이에 맞서 ‘탄핵역풍’으로 내줬던 김해지역을 탈환한다는 데 자신감을 보이고 있어 여당의 입장에서는 낙관할 수 없는 입장이다. 현재 여당은 이 후보 캠프에 핵심 인력을 파견하는 등 전폭 지원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한나라당 후보인 김정권 전 도의원에게 10%포인트 이상 밀리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열린우리당 공천 심사에서 탈락한 권 후보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나선 점도 한나라당으로선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경북 영천
한나라 텃밭, 대세 결정?
경북 영천은 경남 김해갑과 함께 한나라당의 텃밭인 만큼 이미 대세가 결정된 듯한 분위기다. 최근 노 대통령의 지지도가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 열린우리당에 호재가 되고 있긴 하지만 이것이 얼마나 표심으로 이어질 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일단 영천은 사실상 한나라당의 텃밭인 만큼 이변은 없을 것이라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당초 서울경제 논설위원 출신인 정희수 후보의 무난한 승리를 예상했지만 우리당이 지역난방공사 사장 출신인 정동윤 후보를 내세우고 유시민 상임중앙위원을 지역에 상주시키는 등 ‘올인’ 전략으로 압박하면서 한나라당이 상당히 당황해하는 분위기다. 여기에 정 후보의 낙하산 공천을 놓고 탈락 후보들이 반발하고 지역발전을 희구하는 주민 욕구가 강해 한나라당이 바짝 긴장하고 있는 형국이다.

박봉균 기자


입력시간 : 2005-04-21 17:49


박봉균 기자 ptech@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