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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당내 대선후보 삼국지
朴·孫 연대움직임-李독자행보 가속
박근혜·이명벅·손학규, 물고 물리며 저마다 필승논리 구축에 분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7월12일 국회 대표실을 방문한 손학규 경기지사와 수도권 규제대책 및 민생공조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한나라당을)수권정당으로 만들어 놓고 나서 국민들이 대선까지 가야된다고 하면 그리 갈 것이다.” “집권할 경우 지지자들 뿐만 아니라 전체 국민들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7월 18일 가진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차기 대선도전에 대해 우회적으로 강한 의욕을 내비쳤다. 평소 대선에 대해 말을 아껴온 박 대표의 행보로 볼 때이날 발언은 다소 이례적이지만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박 대표가 지난해 4월 총선과 최근 4ㆍ30 재보선 승리로 다져지고 있는 ‘박근혜 대세론’에 편승해 잠재적 경쟁자인 이명박 서울시장과 손학규 경기지사를 ‘견제’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당내서 박근혜파가 뿌리를 내리고 외연이 넓어지는 것은 자의든 타의든 박 대표의 ‘대심(大心,대선의지)’과 무관하지 않다. 전여옥 대변인, 유승민 비서실장, 김무성 사무총장 등 이른바 ‘박근혜 3인방’을 비롯,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장에 임명된 김기춘 의원(3선), 일부 영남 중진, 과거 이회창 전 총재 사람들이 범박근혜파로 분류된다.

외곽에서는 남덕우 전 총리, 김정렬 전 대통령 비서실장, 신현학 전 총리 등 박정희 대통령 시대의 각료와 정수장학회 출신 교수 등이 박 대표를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 대표, 세 몰이하며 집권구상
박 대표측은 현재의 구도를 그대로 유지, 내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어 명실상부한 박근혜당을 만들고 2007년 집권한다는 전략이다. 그래서 노무현 대통령이 언급한 연정이나 정계개편 등과 같은 지형 변화 요인들에 소극적이다.

한나라당판 대권레이스에서 턱밑까지 추격해온 이명박 시장에 각을 세우면서 손학규 지사와 연대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 대표가 지난 12일 수도권 규제완화 등의 경제 살리기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손학규 지사를 만난 것이나 이에 앞서 지난 3월 행정도시법이 통과된 직후 손 지사와 만나 이 시장과 거리를 두며 공동보조(행정도시법 찬성)를 취한 것은 상징적인 예다.

정가에서는 노 대통령의 연정 발언 이후 태풍의 눈이 된 개헌론이 현실화 돼 정ㆍ부통령제가 채택되거나 대선에서 러닝메이트의 필요성이 제기돼 ‘박근혜-손학규’카드가 뜰 경우 ‘대선 불패론’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만약 박-손 연대가 성사된다면 박 대표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TK(대구 경북)와 친한나라당 성향의 PK(부산 경남), 그리고 손 지사의 기반인 경기, 그밖에 타 지역에 대한 시너지효과로 필승한다는 논리다.

반면 이명박 시장측은 한국갤럽이 7월 16일 전국 성인 1,05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대통령 후보 지지도’여론조사에서 박근혜 대표와 초접전을 벌이고 ‘대통령감인가’조사에서는 앞선 것으로 나타난 것에 매우 고무돼 있다는 전언이다. 차기 대통령 지지도에선 박 대표 36.9%, 이 시장 35.7%였으나 ‘대통령감인가’를 묻는 질문에서는 이 시장(47.4%)이 박 대표(42.3%)를 앞선 것.

이는 지난 1월 조사 때와 비교해 지지도 1, 2위 양상은 마찬가지였지만 이 시장의 지지율 상승 폭(6.3%포인트)은 박 대표(4.4%포인트)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나라당 지지자들만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선, 1월 조사 때 박 대표 57.1%, 이 시장 42%였으나 이번엔 박 대표 54.1%, 이 시장 50.7%로 좁혀졌다.

이명박(왼쪽) 서울시장과 손학규 경기지사가 6월3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6·3 동지회 41일주년 기념강연회에서 웃으며 대화하고 있다.

이 시장 "대세론 확산될 것"
이 시장의 한 측근은 “박 대표 지지층은 한나라당 지지湄欲?거의 일치하지만 이 시장은 한나라당 지지층 외에 친열린우리당 성향층까지 넓어 본선 갱쟁력이 박 대표에 앞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오는 10월 청계천이 개통되면 지지율은 역전될 것”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이명박 대세론’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가에서는 이 시장이 14일 생방송으로 진행된 MBC ‘100분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 부동산 가격안정 대책, 대선에 대한 입장 등 대통령 후보다운 면모를 보여 지지도가 높아졌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시장측에서도 방송 출연이 이미지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평가, 대권행보라는 오해를 주지 않는 범위에서 적극적으로 대국민 접촉을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선 박 대표측과 각을 세우고 있는 중진 3선 3인방인 이재오ㆍ홍준표ㆍ김문수 의원을 비롯해 소장 그룹인 ‘수요모임’소속 남경필ㆍ원희룡ㆍ박형준 의원, 일부 수도권과 영남 의원 등이 이 시장과 가까운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지난 6월 마련된 혁신위안은 당권과 대권 분리, 조기 전당대회, 책임당원제 등을 골자로 하고 있는데 최종 채택될 경우 내년 지방선거 전에 입당이 예상되는 이 시장의 당내 입지가 강화될.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시장이 광주 5ㆍ18 묘역을 방문하고 이 지역 대학 특강과 행사 등에 나서는 등 호남행 발길이 잦고 이 시장측 인사들이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합당 내지 연대를 강조하는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홍준표 의원은 지난 14일 국회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역구도 타파를 위해서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합당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모델”이라고 밝힌데 이어 “내년 지방선거 이후 분위기가 무르익을 것”이라고 시기까지 언급, 물밑에서 뭔가를 모색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중권 전 민주당 대표는 이 시장과 민주당 간의 메신저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고, 이 시장과 같은 6ㆍ3세대 출신의 민주화추진협의회 인사들이 대선을 매개로 영호남 통합을 주창하고 있다.

정가에서는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에 대해 이 시장측이 한나라당의 아킬레스건인 호남의 민심을 얻고 고건 신당 등 향후 정계 개편을 고려한 전략을 마련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손 지사 "시간이 말해줄 것"
손학규 지사는 최근 ‘경포대(경제를 포기한 대통령)’ 발언으로 곤욕을 치룬데다 한나라당 대선 ‘빅3’ 경쟁에서도 크게 뒤쳐져 심기가 불편한 상황이다. 하지만 2007년 대선까지는 2년여의 시간이 있는 만큼 손 지사의 진면목이 알려지면 대선 지형이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차명진 홍보특별보좌관은 “경포대 발언은 여권에 의해 진의가 왜곡됐다”면서 “손 지사의 합리적인 CEO 리더십이 조명을 받게 되면 평가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는 도시와 지방이 골고루 섞여 있고, 지역감정, 휴전선에다 도민의 80%가 외지인인 대한민국의 축소판으로 손 지사는 다난(多難)한 리더십을 경험해 국가지도자로서 어떤 문제든지 해결할 수 있게 훈련돼 있다는 게 차 보좌관의 설명이다.

정가에서는 박 대표나 이 시장이 장점이 많은 반면 단점도 두드러져 2년 여의 대선레이스에서 예상치 않은 돌발 변수로 낙마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고, 두 주자에 가려진 손 지사의 진가가 발휘될 경우 다크호스로 부상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게다가 내년 지방선거를 전후해 정계개편이 가속화할 경우 손 지사의 민주화 경력과 복지부 장관, 도지사 경력 등이 경쟁력을 갖춘 신선한 후보로 조명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수면 위 아래서 박ㆍ이ㆍ손 세 잠룡을 둘러싼 이합집산과 합종연횡이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대선레이스의 윤곽은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박종진 기자 jjpark@hk.co.kr


입력시간 : 2005-07-28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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