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본부장에 김영춘 의원, 정책 파트는 법조·문화·시민사회계 인사들이 주축

▲ 강금실 전 장관이 열린 우리당 입당식에서 정동영 의장과 함께 '필승' 휘호를 들어보이고 있다. / 신상순 기자
강금실 전 법무장관이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그의 인적 네트워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라는 빅게임에 나서면서 우리당의 지원을 마다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는데다 재야 인프라에 무게를 두는 행보를 거듭하는 것도 궁금증을 자극한다.

실제 강 전 장관측은 선거 캠프를 비정치적인 이른바 '강금실 사람들'을 주축으로 한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당의 지원은 필요한 부분에 최소화하고 역대 선거와는 차별화를 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현재 강금실 캠프에는 우리당에서 김영춘 의원이 선대본부장으로, 오영식 의원이 대변인으로 지원나와 있다. 김 의원은 2ㆍ18 전당대회 과정서 노무현 대통령과 여권을 눈치보지 않고 비판해 개성과 참신성이 돋보였는데 서울 지역구 출신 우리당 의원들 가운데 '강금실 이미지'에 가장 매치가 잘 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 전 장관의 한 측근은 "김 의원은 우리당 서울시당위원장을 지냈고 2004년 17대 총선에서 서울시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 선거를 치른 경험이 능력과 조건에서 서울시장 선대본부장으로서 가장 적합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재선의 오영식 의원은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로 활동하면서 좋은 평가를 받아 대변인에 임명됐다는 전언이다. 이밖에 캠프의 기획담당은 당 기획위원장 출신인 민병두 의원이, 홍보담당은 당 대변인, 당 의장 비서실장을 지낸 박영선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선대본부장이나 대변인은 당내 인사와 당 바깥의 인사가 공동으로 맡게 될 예정"이라면서 "조직과 홍보 업무는 주로 당 인사에게 맡돼 정책 파트는 외부 인사들과 공조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강 전 장관 캠프의 정책파트는 법조, 문화, 시민사회계 등 외부인사들이 중심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하 민변)' 소속의 중견 변호사들과 소장 변호사들 가운데 일부가 주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인권변호사 출신으로 강 전 장관과 두터운 친분관계가 있는 조광희 변호사가 공동 대변인을 맡고 있고 강 전 장관이 대표로 있던 법무법인 지평의 이병래 변호사가 정책보좌관으로 유력시되고 있다. 그외 민변 안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김형태ㆍ차병직ㆍ이석태ㆍ조용환ㆍ백승헌 등도 어떤 형태로든 강 전 장관을 도울 것으로 보인다.

시민사회 역시 강 전 장관에 대해 호의적인데 특히 박원순 변호사가 주도하는 새로운 형태의 싱크탱크인 '희망제작소(이사장 김창국 변호사)'가 주목된다. 이 단체는 지자체 정책컨설팅 등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어 강 전 장관의 행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연구기획위원인 조희연ㆍ차명제 교수(이상 성공회대), 오수용 변호사, 비상임연구위원인 김수기 현실문화연구 대표, 김한준 도시연대 이사, 이동연 문화사회연구소 소장 등 200여명에 이르는 인재풀 중 강 전 장관에 우호적인 인사들은 정책적 조언을 할 가능성이 높다.

강 전 장관의 문화계 인맥도 광범위하다. 강 전 장관은 인간문화재 김수악 씨로부터 '살풀이춤'을 사사했고, 손경순ㆍ이명경 씨에게 승무를 배웠을 정도로 전통예술에 조예가 깊다. 97년엔 검찰이 음란물로 기소한 '내게 거짓말을 해봐'의 작가 장정일씨의 변론을 맡으면서 유명해졌는데 이후 문학인들과도 교류의 폭을 넓혔다. 소설가 황석영, 시인 황지우 등도 강 전 장관과 가깝다. 지은희 덕성여대총장(전 여성부 장관)은 강 전 장관과 속마음을 터놓고 지내는 사이다.

강 전 장관의 경기여고 63회 동창은 가장 큰 우군이 될 전망이다. 여성 첫 검사인 우리당 조배숙 최고위원, 여성 첫 대법관인 김영란 대법관, 황우석 교수 사태와 관련해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서울대 노정혜 교수, 페미니스트 신학자 현경 유니온신대 교수, 백수경 인제대학원 대학교 초대 학장 등이 63회 졸업생이다.

학계엔 미국 러트거스대학 언어학과 유영미 교수, UCLA 인류학과 박계영 교수를 비롯해 영재교육 전문가인 조석희 한국교육개발원 실장, 김은영 한라대 교수 등이 있다.

문화계엔 소설가 윤애순씨, 화가인 이민주 한국미술협회 부이사장, 배혜경 크리스티 한국지사장 등이 있다. 패션디자이너 이정우씨와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의 어머니 이명준씨도 63회 동기다. 언론계에선 일간스포츠 편집국장을 역임한 김경희씨, 문화일보 신세미 편집국 미술전문위원 등이 있다.

이밖에 망박 분야 연구로 기대를 모으는 서울아산병원 윤영희 전문의, '수험생 우리 아이와 딱 1년만 자연주의로 살아보기'(시공사)란 책을 펴낸 환경 문제 전문가 이진아씨도 있다.

한편 회원수가 7천명에 달하는 강 전 장관의 팬클럽 `강사모'와 최근 활동폭을 높이고 있는 캠프의 '시민위원회'도 선거전이 시작되면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종진 차장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