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잠룡들의 대권행보 "추석 민심 잡아라"천정배·강금실·유시민·정운찬·박원순 등 거론… 경쟁력이 문제

내년 대선에서 제 3후보는? 현실적인 진입 장벽 때문에 쉽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지만 현 여권 주자의 한계, 정계 개편, 오픈 프라이머리 등으로 인해 진입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있다.

현재 대선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차기 주자는 열린우리당 정동영ㆍ김근태 전·현직 당의장, 한나라당의 이명박 전 서울시장, 박근혜 전 대표, 손학규 전 경기지사, 그리고 장외 주자 고건 전 총리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8월 6일 언급한 ‘외부 선장론’은 우선 당을 튼튼하게 하자는 ‘선(先) 자강론’에 방점이 있지만 뒤집어 해석하면 당시 거론되는 주자로는 승산이 없는 만큼 제 3후보의 등장도 가능하다는 여지를 남겨 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한나라당 후보는 이명박ㆍ박근혜ㆍ손학규 세 주자로 굳어졌다는 게 정설인 데 반해 여권에서는 정동영ㆍ김근태 주자 외에 천정배 의원, 강금실 전 법무장관, 유시민 복지부 장관,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 진대제 전 정통부 장관, 한명숙 총리, 그리고 외부 인사로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시민운동가 박원순 변호사 등이 거론되고 있다.

우선 주목받는 후보는 천정배 의원이다. 지난 8월 법무장관직에서 물러난 천 의원은 전국 순회 민심 탐방을 통해 대권과 관련 “필요하면 그때 가서 검토하겠다”며 사실상 도전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천 의원의 법무장관 입각과 당 복귀에 노심(盧心)이 작용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노 대통령의 신임이 두텁고 참여정부의 개혁노선을 일관되게 유지한 중진이라는 점, 그리고 전남 목포 출신으로 포스트 DJ(김대중 전 대통령)로 호남을 대표할만한 인물이란 점도 후보 가능성을 높여 준다.

김두관 전 최고위원이 18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중도개혁정당으로서의 자기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21세기 한국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는 후보”라며 언급한 유시민 복지부 장관, 강금실 전 법무장관도 주목된다.

유시민 장관은 임명 논란 때 청와대가 “차기나 차차기 지도자로 육성하기 위한 차원이었다”고 해명하면서 노 대통령이 염두에 둔 여권의 대선 ‘잠룡’중 하나로 관측돼 왔다.

강금실 전 장관도 5ㆍ31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해 낙선했지만 ‘아름다운 패배’로 불리우면서 현실 정치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었다는 평가와 함께 차후 모종의 역할론이 제기되면서 여권 대선 후보군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정세균 장관은 호남의 기반을 가진 데다 당의장 때 합리적인 리더십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로, 진대제 전 장관은 여권이 취약한 영남 출신으로 미래 비전을 상징하는 장점이 있다는 근거에서 후보로 거론된다.

‘외부 선장론’과 함께 부각된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과 박원순 변호사는 본인들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제 3후보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정 전 총장은 한나라당 전략가인 윤여준 전 여의도연구소장이 “경제정책 전문가인 데다 정치적 감각이 있고 참여정부에 비판적이어서 노무현 정권 승계 논란을 피할 것”이라고 할 정도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박 변호사는 시민운동가의 대표성을 띨 정도로 사회에서 신망을 받고 있다.

그밖에 한명숙 총리는 국정 운영(여성부ㆍ환경부 장관) 경험, 민주화운동 경력, 신선한 이미지 등으로 후보군에 올라 있으며 특히 한나라당 후보가 박근혜 전 대표일 경우 제 3후보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이들 제 3후보군의 경쟁력은 현재 다른 주자들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대선 구도가 어떻게 형성되느냐에 따라 제 3후보도 큰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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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차장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