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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는 대한민국 성장엔진, 가속폐달 밟도록 '규제'풀어야"
김문수 경기도지사… 수도권 규제가 한국경제 발목 잡아 경쟁력 하락 불러
고품격 신도시 개발로 주택공급 늘리면 부동산 문제 해결될 것

김문수(55) 경기도 지사는 11월 초 취임 후 처음으로 일본을 다녀왔다. 국회의원 신분으로 방문했을 때와는 다른 새로운 시각에서 일본과 중국을 봤고 경기도를 되돌아봤다고 한다. 그리고 급성장하는 중국, 일본의 놀라운 잠재력에 오싹함과 함께 대한민국의 중심인 경기도의 선장으로 막중한 소명의식을 절감했다고 토로했다.

취임 100일 날 경기도정에 관한 4대 비전과 25개 중점 마스터플랜을 발표한 김 지사는 이를 반드시 실천, 경기도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야말로 이웃 국가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고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한다..

김 지사는 1970년 서울대 경영학과에 입학한 이후 75년 민청학련 사건 등 민주화 운동을 거쳐 70년대 말부터 90년대 초까지 노동운동가로 활동했다. 94년 한나라당의 전신인 신한국당에 입당했고 96년부터 15대, 16대, 17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지난 5ㆍ31 지방선거에 고교(경북고) 동기인 여당의 진대제 후보를 물리치고 제32대 경기도 지사로 당선됐다.

의정활동 10년 동안 연속 최우수 의원으로 선정된 김 지사가 앞으로 경기도호(號)를 어떻게 이끌고 갈지 알아보기 위해 14일 오전 도청 집무실에서 만났다.

- 지난주 도지사 취임 이후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한 목적은.

“일본 가나가와현과 중국의 랴오닝성, 경기도는 교류 협력하는 자매관계다. 2년에 한 번씩 돌아가며 회의를 한다. 이번에 일본 가나가와현에서 세 지역의 정례회의가 있어서 다녀왔다.”

- 일본에서 외자유치를 한 것으로 아는데 주요 성과를 말한다면.

김문수 지사가 알박사와 MOU를 체결한 뒤 이미치 겐 알박사 사장과 악수하고 있다.
“세 지역이 우호협력, 경제교류, 관광교류를 촉진하는 합의서를 체결했다. ‘대도시권 광역행정’에 관한 공동연구도 추진하기로 했다. 반도체, LCD, PDP 장비를 생산하는 가나가와현의 알박(ULVAC)이라는 회사와 MOU를 체결해 1,400만 달러의 경기도 투자를 유치했다. 평택 청북산업단지 약 6,900평에 들어설 예정이며 200명 정도의 신규 고용을 창출할 것으로 본다. 또 가나가와현의 자동차부품생산업체와 6,000만 달러의 투자유치를 위해 상담 중에 있다.”

- 가나가와현이나 랴오닝성과 비교해 경기도의 현주소를 어떻게 보나.

“이번 방문에서 배운 것도 느낀 것도 많다. 특히 일본 최고층 건물로 랜드마크타워인 요코하마 전망대에 올라 관동대평원을 바라보니 서울 수도권보다 약 3배 이상 넓은 엄청난 대평원에 대규모 도시가 연접해 있으면서 교통도 막히지 않고 발전하는 것을 보면서 세계적인 도시의 경쟁력을 생각했다. 랴오닝성은 인구가 4,200만 명으로 연 평균 11~12%씩 4년째 고도 성장을 하고 있다. 우리 경제를 생각할 때 아찔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인접한 일본, 중국 도시들의 발전은 국가경쟁력으로 이어져 한국을 위협하고 있는데 우리는 자꾸 규제를 해 지방의 발전을 막고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실정이다.

- 그러한 지적은 수도권에 대한 과도한 규제가 지방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의 발전을 가로막는다는 주장인데.

“그렇다. 일본의 경쟁력은 도쿄의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의 상하이, 베이징도 마찬가지다. 도쿄나 랴오닝성은 오래된 도시여서 새롭게 신도시를 만들고 첨단산업으로 도시 전체를 대혁신해 국가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오히려 규제로 시대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 수도권 규제는 수도권, 비수도권의 문제가 아니고 대한민국을 발전시키느냐, 일본과 중국에 맞설 수 있는 경쟁력 있는 도시를 갖추느냐의 문제이다.”

- 지방이나 시민단체에선 수도권 규제를 완화하면 수도권 과밀화를 불러오고 다른 지방의 발전을 막는다고 주장한다.

“경기도는 내 지역구였던 부천 등 일부 지역을 빼놓고는 과밀이 아니다. 연천 같은 데는 서울보다 1.2배나 넓은데 인구는 4만8,000명밖에 안 된다. 군사시설 보호구역이 98%나 되다보니 인구가 적고 낙후돼 있다. 수도권에 물을 공급하는 가평, 양평, 여주군 같은 곳은 상수원보호구역으로 묶여 있다. 이처럼 경기도에는 과도한 규제로 낙후지역이 허다하다. 규제를 유지ㆍ강화할 게 아니라 체계적이고 계획적인 개발을 도와줘야 한다.

또 수도권에 세워질 공장이 다른 지방으로 이전해 그 지방이 발전한다면 규제에 타당성이 있겠지만 수도권 규제로 대부분의 공장들은 중국이나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으로 빠져 나갔다. 대학 등 교육인프라가 부족하고 레저ㆍ관광시설이 적다보니 유학생, 골프관광 등으로 인한 국부 유출도 상당하다. 결국 수도권이든 지방이든 경제가 침체되고 발전은 더디게 된다. 경기도의 기업들을 조사해보니 투자자본금이 50조원이나 되는데 수도권 규제 때문에 투자를 못하고 있다. (수도권) 규제를 한다고 이 자금이 지방으로 가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생산거점 자체가 해외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다. 국가경제나 일자리 창출에 얼마나 마이너스인가.”

- 지론으로 주장하는 '대수도론'은 수도권 규제 완화와 연정선상에 있다. 어떤 의미인가.

“지역 사이의 칸막이 행정을 걷어내고 통합적으로 효율성을 증대시켜 주민의 불편을 극복하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물, 교통, 공기(환경) 등은 경기도뿐만 아니라 서울, 인천 등과 관련돼 있다. 교통카드의 경우 최근 서울과 경기도가 한 카드로 환승 할인을 하고 있고 내년까지 완벽한 시스템을 갖출 예정이다.

쓰레기매립장, 화장장에서부터 서울랜드나 에버랜드 같은 놀이시설까지도 광역 행정을 하는 것이 작은 칸막이 행정을 하는 것보다 효과적이고 주민이 편하다. 나아가 앞에서 일본과 중국의 도시를 얘기했지만 글로벌 경쟁체제 하에서 규모의 경제로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대수도론이 의미가 크다.”

- 하지만 대수도론이 경기도에만 유리하고 지방 발전이나 국토 균형발전과는 상충된다는 반론이 있다.

“대수도론은 비수도권과는 무관한 일이다. 서울ㆍ경기ㆍ인천 사이의 칸막이를 없애 효율을 높이자는 취지일 뿐이다. 교통ㆍ물ㆍ·공기ㆍ환경ㆍ장묘 등 도시문제를 같이 고민하고 공동으로 대처하자는 얘기다. 도시가 발전할수록 권역이 커지는 현상은 역사적 추세다. 서울ㆍ경기ㆍ인천을 모두 합쳐도 베이징 면적에도 못 미친다.

급부상하는 중국에 대응하자면 광역 단위로 뭉쳐야 한다. 수도권이 잘 살면 세금을 많이 걷어 지방을 지원해주고 지방에 필요한 시설이나 산업단지, 학교, 공장도 많이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대한민국 어디든 잘 살아야지 수도권을 규제해 대한민국 전체가 어려워지면 이웃 중국이나 일본과 경쟁할 수 있겠나. 칸막이를 계속 늘리니까 효율성이 약화되고 지방의 경쟁력도 떨어지는 것이다.”

- 최근 부동산 문제가 전국적 이슈가 되고 있다. 최근 신도시 계획 발표로 검단이나 파주, 운정 등의 집값이 많이 올랐다. 경기도 나름의 부동산 대책이 있나.

“수도권의 집값이 너무 올라 걱정이다. 부동산 문제는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폭등이 주된 원인이다. 따라서 우선 (부동산)공급을 늘려야 하고 두 번째는 주민이 원하고 살고싶어 하는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기도에도 임대주택은 공급이 많은데 수요자의 기대에 못 미치다보니 미분양사태가 일어났다. 반면 제대로 된 고급주택이나 명품주택은 공급이 모자라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주민들이 원하는 좋은 신도시를 개발해서 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그런 수요 자체를 규제하거나 도덕적으로 죄악시하는 것은 잘못된 시각이다.”

- 취임 100일을 맞아 발표한 경기도 발전 전략에 보면 '명품 신도시 건설' 내용이 있다. 어떤 의미인가.

“분당과 일산 규모를 뛰어넘는 친환경적이고 편리한 고품격 신도시를 말한다. 과거와 같은 단순 베드타운이 아닌 서울과 가깝고 연구와 산업, 교육이 맞물린 자족도시가 될 것이다. 또 주거와 직장생활을 병행하는 직주(職住) 복합식 도시가 될 예정이다. 평택에 조성되는 평화신도시가 대표적이다. 외국인 거주가 가능한 국제적, 고품격의 신도시를 짓고 환경 규제가 심한 가평ㆍ양평 같은 데는 저층의 저밀도 고급주택지를 건설한다는 복안이다.”

- 서울시가 도입하기로 한 후분양제나 정부가 분양 원가 공개를 민간아파트까지 확대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후분양제는 장기적으로 바람직하나 시장에 충격을 적게 주면서 점진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분양가 공개는 시장경제의 질서를 흔들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지만 공공주택은 목적에 맞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최근 경기 북부지역에 서울대, 이화여대, 광운대 등의 제2 캠퍼스가 조성될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의 교육 비전이나 지원책은 뭔가.

“지난 10월 두원공대 파주캠퍼스 기공식이 있었고 이화여대와 ‘파주 교육ㆍ연구 복합단지’ MOU를 체결한 데 이어 서울대 국제 캠퍼스와 광운대 의정부 제2 캠퍼스를 유치하기로 했다. IT, BT, 자동차 등 대한민국 미래의 먹을거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인재 양성과 연구를 통한 우수 기술, 신제품 개발이 중요하다.

경기도는 이공계를 위해 연구할 수 있는 테크노밸리, 바이오센터, 차세대융합기술, 파스퇴르 연구소 등을 육성하는 산ㆍ학ㆍ연ㆍ관 클러스터를 꾀하고 있다. 앞으로도 반환 미군 공여지 등에 대학을 유치하고 집중적인 지원을 통해 경기도를 교육의 메카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 경기도는 지자체 중 가장 성공적인 대북 지원사업을 해왔는데 북한 핵실험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향후 대북 지원사업은 어떻게 되나.

“전임 손학규 지사 때부터 농업지원 등 다양한 인도적 지원 활동을 해왔으나 북한 핵실험 이후 모든 게 중단된 상태다. 북한에는 경기 북부에 해당하는 개풍, 개성, 장단, 연천 등이 있어 이북도민회 소속 경기도민회가 나서 친인척 방문, 농업지원 등 교류를 모색해 왔다. 북핵 사태가 해결되면 북한과의 교류를 재개할 생각이다.”

- 노동운동가에서 국회의원으로, 이번엔 경기도 지사가 됐다. 재임 중 중점을 두거나 꼭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지금 대한민국은 도약이냐, 추락이냐 하는 기로에 서있다. 급성장하는 중국과 부활하는 일본의 압박을 받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브라질, 인도, 러시아 등의 추격을 받고 있다. 경기도는 인구, 기업 수, 경제력 등에서 대한민국의 축소판이라고 할 정도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경기도의 역사적 역할이 중요하다. 그런데 수도권, 비수도권을 구분하고 여전히 수도권을 규제에 묶어두는 것은 경기도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린 문제다. 경기도의 경쟁력이 곧 대한민국의 경쟁력이다.

국내에서 소모적인 지역 다툼을 할 게 아니라 베이징, 상하이, 도쿄 등 인접 지역들과 경쟁해야 하는 시대다.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성장동력을 이끌어가는 데 경기도가 중심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수도권 규제를 풀고 경기도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입력시간 : 2006/11/27 13:46




박종진 차장 j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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