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저명한 중국문학 전문가 볼프강 쿠빈(Wolfgang Kunin)은 최근 ‘독일의 소리’ 방송과의 회견에서 요즘 중국의 소설문학이 문학이 아닌 쓰레기라고 혹평했다. 상하이에서 중국문학을 연구한 바 있는 쿠빈은 그러나 시에 대해서는 나쁘지 않다(不錯)며 상대적으로 높이 평가했다.

그는 중국의 베스트셀러 소설인 ‘늑대토템(狼圖騰)’에 대해 파시스트적인 작품이라고 호된 어조로 비판했다. 지난해 말 출간, 50만 부 이상이 팔려나간 ‘늑대토템’은 문화대혁명 시절 몽골 초원으로의 하방(下放)을 자원했던 한 지식인이 쓴 소설이다. 북방 유목민족의 옛 이름인 ‘강(羌)’족과 ‘융(戎)’족에서 한 글자씩을 따 ‘창룽(羌戎)’이라는 필명을 지은 작자는 중국인은 농경민족이기 이전에 유목민족이었으며 중국민족의 부흥을 위해서는 유목민족적 야수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쿠빈은 또 작품 자체보다도 작가의 외모가 더 관심의 초점이 되는 ‘미녀작가(美女作家)’ 현상에 대해서도 신랄하게 비평했다. 그는 작가란 그 시대의 소리를 담아내야 하는데 중국 작가들이 루쉰(魯迅)과 같은 대표성을 지니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상하이에 머물고 있을 당시인 2000년 10월 가오젠싱(高行健)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을 때도 “가오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실망스럽고 잘못된 선택”이라며 “중국에서 그는 잊혀진 인물이며 그의 작품도 그리 뛰어나지도 않다”고 쓴소리를 뱉은 바 있다.


이재준 객원기자·중국문제 전문가 webmaster@chinawatc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