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한나라당 후보의 손을 들어준다면? 그럴 가능성은 없다는 게 일반적이지만 노 대통령을 잘 아는 핵심 측근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한다. 노 대통령의 386 측근인 백원우 의원은 "노 대통령은 역사의 평가와 원칙을 중요시한다. 재집권보다 원칙적이고 역사적 관점에서 국가와 민족을 위하는 일이라면 한나라당과 손을 잡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가능성이 거론되는 예로는 개헌과 남북정상회담을 놓고 한나라당과 대연정하는 경우다. 노 대통령은 한나라당과의 대연정과 개헌에 실패했지만 한·미 FTA를 통한 보수연대의 길을 열어 두었다. 한나라당이 12월 대선에서 집권가능성이 높을 경우 개헌을 매개로 서로 손을 잡는 빅딜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서는 북한과 러시아 소식통에 따르면 노 대통령은 임기 내 남북정상회담을 기대하고 있으며 이미 가능성도 확인했다는 전언이다. 이해찬 전 총리의 5월 방북은 그 분수령이라는 설명도 뒤따른다. 대북소식통은 "북한은 이 전 총리를 통해 남한이 건넬 선물과 대선 이후 권력의 추이에 대해 물을 것이다"며 이 전 총리가 5월 다시 방북하는 것은 그 선물의 진척 상황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북한은 정상회담 파트너를 노 대통령이나 차기 집권자 가운데 선택할 수 있지만 선물이 충분하고 확실히 전달받을 수 있다면 노 대통령이 파트너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 그 경우 노 대통령은 국민대화합을 명분으로 한나라당과 연정을 제의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박종진 차장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