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갈고 다듬는 싱크탱크

서울시 당원교육회에 참석한 이명박 전 시장이 박희태(왼쪽), 주호영(가운데)의원과 얘기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가 ‘경선룰’문제로 파국으로 치닫던 5월 14일 오후, 박 전 대표 캠프에 이 전 시장이 특별 기자회견을 한다는 소식이 급보로 전해졌다.

박 전 대표 캠프는 신속히 비상회의를 열었으나 논란이 오갔을 뿐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이 전시장의 기자회견은 ‘대승적 차원의 양보’라는 타이틀로 전파를 탔고 곧바로 이ㆍ박의 지지율은 물론 당원에게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8월로 다가온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을 앞둔 이ㆍ박 캠프는 매일 전쟁이다. 상대 진영을 무력화시킬 전략과 전술, 신무기 개발에 밤낮이 따로 없고 효과적인 방어망 구축에 전력하고 있다. 이ㆍ박 전쟁의 승패가 캠프의 역량에 달려있는 까닭이다. 그래서 양 캠프는 8월의 일전을 위해 외부 인사를 수혈하는 등 전력 극대화에 나서고 있다.

■ 이명박 사람들
'정치' 아닌 '정책'으로 대세론 굳히기 총력
안국포럼 근간 전문성 강화, 박희태 의원 축으로 주호영·정두언 의원 등 포진

이 전 시장 측은 5월 14일 서울 여의도에 선거캠프 사무실을 열어 ‘대세론’굳히기에 들어갔다. 서울 종로구 견지동의 ‘안국포럼’사무실이 제1기 캠프였다면 여의도의 ‘이명박 후보 사무실’(가칭)은 제2기 선거캠프가 되는 셈이다.

제2기 캠프는 안국포럼의 멤버와 조직을 근간으로 하면서 전문성을 강화하고 조직을 치밀화한 게 특징이다.

우선 캠프의 헤드쿼터인 참모조직을 강화한 점이 두드러진다. 선거대책위원장으로 박희태 의원이, 비서실장에는 주호영 의원이 일찌감치 내정된 것이 그러하다.

박 위원장의 캠프 합류는 이 전 시장의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 부의장의 끈질긴 노력의 성과로 알려졌다. 박 위원장은 5선의 중진으로 쇄신안과 중재안 파동 당시 이 전 시장에게 ‘통 큰 양보’를 주문하기도 했다. 불교계에 폭넓은 인맥을 자랑하는 것도 기독교 신자인 이 전 시장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

주호영 실장은 이 전시장이 ‘오고초려(五顧草廬)’ 끝에 데려왔다고 할 정도로 공을 들인 인물이다. 주 의원이 이 전 시장 쪽으로 합류한다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 박근혜 전 대표는 대노했고 캠프는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주 실장이 판사 출신으로 판단력이 빠르고 영남 출신(대구 수성을)이란 점도 작용했지만 누구보다 불교에 해박하고 광범위한 불교계 인맥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장 재직 때부터 호흡을 맞춘 이른바 ‘하이 서울(Hi Seoul)’팀은 제2기 캠프에서도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전 시장의 복심(腹心)으로 통하는 정두언 의원은 전략에서 홍보까지 두루 챙기는 멀티플레이어다.

조직을 맡고 있는 이춘식 전 정무부시장을 좌장으로 정태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사이버 공간을 책임지고 박영준 전 서울시 정무보좌역은 수행부단장을 맡아 이 전 시장을 근거리에서 보좌한다. 강승규 전 서울시 홍보기획관은 TV토론을 담당하고 조해진 전 서울시장 정무보좌관은 공보를 맡고 있다.

이 전 시장 사무실 옆에 자리잡은 김백준 전 서울지하철공사 감사는 이 전 시장의 고려대 상대 1년 선배로 현대그룹에서 함께 생활하면서 인연을 맺었고 이 전 시장의 사적인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행정실무를 총괄하는 백성운 부실장(전 경기도 행정부지사)은 김백준 감사와 함께 캠프 살림살이를 맡고 있으며 이 전 시장이 회장이었던 제3기 전국시도지사협의회에서 사무총장을 지냈다.

임재현 수행비서관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수행을 담당한 이력이 있는데 미국 보스턴대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고 귀국해 1995년 4월부터 이 전 시장 곁에서 항상 같이 움직인다.

이 전 시장의 외교 실무는 현직 외교부 1급인 박대원 서울시 국제관계자문대사가 총괄하고 있다. 주 알제리대사를 지낸 그는 2005년 서울시 자문대사로 옮기면서 이 전 시장과 인연을 맺었고 지난해 11월 아베 총리와의 회동을 주선하기도 했다.

언론ㆍ홍보 라인 중엔 올해 초 캠프에 합류한 메시지팀의 신재민 전 주간조선 편집장이 있다. 한국일보 워싱턴 특파원 시절 이 전 시장의 인연을 맺은 뒤 정치적 조언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수석부대변인 출신인 배용수 전 국회도서관장도 올해 캠프에 합류, 공보 분야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명박 캠프의 정책라인은 이 전 시장이 ‘정치’가 아닌 ‘정책’으로 승부를 하겠다는 의지를 실질적으로 뒷받침한다. 캠프의 싱크탱크인 국제전략연구원(GSI), 바른정책연구원, 정책자문위원단 등이 핵심이다.

GSI는 이 전 시장이 서울시장으로 있을 때, 자문역할을 했던 동아시아연구원이 확대된 정책참모그룹으로 원장인 류우익 교수를 포함해 정책실장 격인 곽승준 고려대 교수, 조원철(연세대 토목환경공학부), 남성욱(고려대 북한학과), 임채성(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등 60여 명의 전문가가 참여하고 있다.

특히 지리학 전공인 류 원장은 이 전 시장의 대선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구상을 구체화한 주인공으로 알려졌다.

바른정책연구원은 원장인 백용호 이화여대 교수를 비롯한 방대한 전문가들로 구성된 정책참모그룹으로 정책ㆍ공약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정책자문위원단은 서울시장 시절부터 이 전 시장과 호흡을 맞췄던 강만수 서울시정개발연구원장이 이끌고 있다. 재경부 차관 출신인 강 원장은 이 전 시장의 경제정책 전반을 구체적으로 다듬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밖에 캠프에는 직접 참여하지 않지만 김원용 이화여대 교수는 여론조사 전문가로 이 전 시장에게 정무적인 조언을 자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시장의 호 ‘일송’을 딴 ‘송법회’는 변호사 150여 명이 참여하는 조직으로 캠프의 법률지원팀과는 별도로 현안 관련 법률 상담을 맡고 있다. 주로 네거티브(비방ㆍ폭로) 공세를 차단하는 역할을 맡는데 한나라당 법률지원단 소속으로 ‘김대업’사건 법률대책팀장을 했던 조봉규 변호사가 회장이다.

이명박 캠프

[경선대책위원회]

위원장 : 박희태
부위원장 : 이재오 이재창 이윤성 권철현
고문단 : 양정규 신경식 하순봉 이중재 목요상 이해구 외
정책자문 : 유우익 강만수 백영호 외

[후보지원 조직]

비서실 : 실장-주호영, 부실장-백성윤, 실무-윤상진
수행실 : 단장-이성권, 부단장-박영준, 수행- 임재현
대변인실 : 대변인-장광근 박형준 진수희, 부대변인- 조해진
종합상황실 : 정두언

[전략기획본부]

위원장 – 권철현(유동적)
전략기획단 : 권택기, 이태규
법률지원단 : 단장-은진수, 부단장-오세경

[공보본부]

본부장 : 이윤성(유동적)
공보기획단 : 단장-배용수, 부단장-송태영
미디어대책단 : 박찬숙
메시지단 : 신재민

[정책본부]

본부장 : 이재창(유동적)
윤건영, 이주호

[조직본부]

본부장 : 이방호(유동적), 부본부장-이춘식
김양수 박창달 이원창 전영태 김해수 외
16개 시도 경선대책위 : 수도권 – 서울(공성진), 경기(이재창) 인천(이윤성) 등

[여성본부]

박순자, 이계경 외

■ 박근혜 사람들
'검증' 날 세우며 전문가 그룹 전면 포진
홍보·기획라인 강화… 서청원 전 대표 정신적 좌장 역할, 김무성·유승민 의원 맹활약

내키지 않는 '경선 룰'합의로 분위기가 가라앉았던 박근혜 대선캠프는 지난 4월 서청원 전 대표가 합류한데 이어 중진인 홍사덕 전 의원이 가세할 예정이고 재야단체인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의 상도동계(김영삼 전 대통령계) 일부 인사가 25일 박 전 대표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면서 분위기가 한껏 고무됐다.

4월 9일 박근혜 캠프에서 서청원 전 대표와 박 전 대표가 악수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서울 여의도에 자리잡은 박 전 대표 캠프 사무실은 6월 초 대선후보 등록에 이어 후보 검증에 들어가면 분위기가 반전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박 전 대표도 "검증과 네거티브는 엄연히 다르다"며 "도덕적 흠결이 없는 사람만이 본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박 전 대표 캠프는 지난해 11월 국회 건너편 엔빅스빌딩에 마련됐다. 올 1월에는 안병훈 전 조선일보 부사장을 캠프 본부장으로 영입, 현역 국회의원을 2선으로 물러나게 하고 전문가 그룹을 전면에 내세우는 등 리모델링을 단행했다. 무엇보다 이전의 캠프와 비교해 전략ㆍ기획·홍보 조직이 강화된 것이 두드러진다.

안 본부장이 캠프의 수장이 되는 것에 대해 당 안팎에서는 특정 언론사 출신에다 너무 보수적이라는 반발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는 "캠프의 질서가 잡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캠프 구조는 안 본부장 밑에 최경환ㆍ한선교 의원과 이병기 여의도연구소 고문 등이 배치됐고 유정복 비서실장은 캠프 방침을 총괄하던 위치에서 물러나 말 그대로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 역할만 맡고 있다.

유 비서실장의 역할이 축소되면서 최경환 의원이 상황실장 역할을 수행하면서 캠프의 각종 기획분야에 참여하는 등 보폭이 넓어졌다. 2002년 이회창 후보 정책특별보좌역으로 정계에 첫발을 내디딘 최 의원은 캠프에서 경제정책 분야를 맡으며 박 전 대표에게도 조언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병기 고문은 안 본부장, 최 의원과 함께 공보ㆍ전략을 수시로 상의한다. 이 고문은 안기부 2차장 출신으로 2002년 대선 때 이회창 후보 정치특보로 대선을 치렀으며 2004년 3월 당 대표 선거에 나선 박 전 대표를 도왔다.

이 고문이 이끄는 공보팀에는 기존의 구상찬, 이정현, 신동철 특보에 이연홍 중앙일보 정치부장이 합류한 데 이어 최근엔 조선일보 기자 출신으로 17대 총선에서 경기 고양시 덕양구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했다 낙선한 조희천 씨가 캠프에 관여하고 있다.

김무성 의원/ 유승민 의원

이정현 특보는 한나라당에선 드문 호남 출신 전략가로 당 전략기획단장을 지냈고 박 전 대표와는 당 수석 부대변인으로 호흡을 맞췄다. 신동철 특보는 여론조사 전문가이기도 해 정국을 읽는 눈이 남다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연홍 씨는 공보와 정무와 관련해 조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캠프 조직에서 눈에 띄는 것은 홍보ㆍ기획라인의 강화다. 광고회사 상무 출신인 허유근 씨가 기획 홍보팀의 팀장을 맡고 백기승 전 대우그룹 홍보이사가 팀원(홍보특보)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핵심 측근인 백 특보는 지난해 말부터 박 전 대표에 합류해 홍보 기획업무를 총괄하고 있는데 '기업마인드'를 접목한 홍보로 톡톡히 한몫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장경상 홍보ㆍ기획 보좌역은 캠프 내 실무기획 전략통으로 최근 경선 룰 논란이 한창일 때 대응논리를 제공하는 등 맹활약했다. 메시지팀은 지난 대선 이회창 후보 당시부터 메시지 작성을 맡아 온 연설 전문가인 조인근 특보 체제 아래 정호성 국회 보좌관, 코미디 작가 출신 최진웅 전 보좌관 등이 활약하고 있다.

정 보좌관은 1998년 박 전 대표가 보궐선거로 국회의원이 된 직후부터 10년 가까이 비서관으로 활동해 캠프 내에서 박 전 대표의 의중을 잘 아는 인사로 꼽힌다. 최 전 보좌관은 박 전 대표에게 유머거리를 제공, 박 전 대표의 이미지를 호의적으로 만든다는 평이다.

박 전 대표를 경호ㆍ수행하는 안봉근 비서는 98년 박 전 대표가 보궐선거에서 당선될 때부터 비서로 활동하고 있는데 캠프에서는 그를 "박 전 대표를 위해 목숨이라도 내놓을 사람"이라고 평가한다.

박 전 대표의 일정을 담당하는 김선동 부실장은 김영삼 정부 시절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을 지냈으며 박 전 대표 재임 시부터 호흡을 맞춰오고 있다.

박 전 대표의 핵심 측근인 허태열 의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대통령비서실에서 근무하면서 박 전 대표와 인연을 맺었으며 주로 외곽 직능조직 관리를 맡고 있다.

이성헌 전 의원은 원외 당원협의회 위원장들을 챙기고 기획업무에도 관여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가인 김준철 조직특보는 캠프 내 여론조사 관련 작업을 총괄하는 비밀병기로 평가받고 있다.

박 전 대표 캠프의 정책은 유승민 의원을 주축으로 이혜훈, 서병수 의원 등의 원내 멤버와 외부 자문단의 지원을 받고 있다.

자문그룹으로는 외교안보정책 자문단인 '신외교안보포럼', 문화ㆍ예술계 인사가 주축인 '한강포럼' 등이 있으며 박 전 대통령 시절부터 연이 닿은 인사들도 박 전 대표를 통해 캠프에 힘을 보탠다. 남덕우 전 총리와 정수장학회 출신 모임인 '상청회' 멤버등이 그들이다.

그 밖에 박 전 대표를 지지하는 이혜훈 의원의 남편인 김영세 연세대 교수가 이끄는 팀에는 최강식 연세대 교수, 곽진영 건국대 교수 등이 있으며 방현석 서울대 교수,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 김광두 서강대 교수 등이 개별적으로 박 전대표 캠프를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박근혜 캠프

[경선대책위원회]

위원장 : 안병훈
고문단 : 서청원 현경대 이병기 외
부위원장급 : 김무성
자문위원 : 방석현 김광두 김성연 신세돈 이상철 외

[비서실]

실장 : 유정복, 보좌 - 유길호
상황 : 최경환
수행 : 안봉근

[일정]

부실장: 김선동

[조직]

총괄: 허태열
단장: 이성헌
특보: 김준철
보좌: 이창연

[공보]

대변인 : 한선교, 사이버-곽성문, TV토론-김병호
특보: 구상찬 이정현 신동철
보좌: 이진우 장성철

[메시지]

팀장 : 조인근
팀원 : 정호성 나기환 최진웅 최효정

[홍보]

실장 : 허유근,
특보: 백기승 김형태 강동훈 이동욱
보좌: 이훈근 장경상

[전략기획]

실장 : 김재원

[정책] 유승민, 이혜훈
특보: 곽영훈
보좌:이재만 이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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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차장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