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추진력 앞세운 대세주도형… 외향적 스타일, 진취적이지만 안정감 부족이 흠朴-안정지향적 대세편승형… 중성적 리더십의 안정주의자, 공주이미지 벗어야

대통령이 바뀌면 국가의 패러다임도 덩달아 바뀐다. 새 대통령이 살아온 환경, 가치관, 인성과 리더십에 따라 사회 전 분야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난다. 오는 12월 19일 대선에서 새 대통령을 누굴 뽑느냐가 중요한 이유다.

지금 여야의 대선주자들은 그 변화의 중심에 서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각 주자들의 장단점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그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리더십’이 될 개연성이 크다.

국민들은 노무현 대통령이 초래한 다양한 사회 갈등을 보면서 리더십이 왜 중요한지를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이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 소장(고려대 연구교수)은 <대통령리더십(법문사 발행)>이란 저서와 지난 13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통령리더십 탐구’토론회에서 올해 대선 주자들의 리더십 분석에 대한 여러 가지 관점을 제시했다.

이날 최 소장은 현재 여야를 통틀어 가장 유력한 대선 주자로 부상 중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우선 큰 비중을 두고 리더십을 분석했다. 그것을 살펴본다.

리더십을 형성하는 성장과정과 성격, 콤플렉스 등에서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는 아주 대조적이다.

이 전시장이 극빈, 하류생활, 외향형, 감성적 세계관, 불도저 스타일의 특징이 있는 반면, 박 전대표는 권력핵심, 상류생활, 내향형, 이성적 세계관, 공주 스타일을 보이고 있다.

이 전 시장은 40여년 간의 장터ㆍ공사판의 하류생활과 현대 시절의 불도저 스타일로 인해 ‘결과지상주의’성향을 보이고 있고, 박 전 대표는 18년 간 청와대 상류생활과 공주스타일로 인해 자신의 작은 결점조차 인정하고 싶지 않은 ‘완벽주의’성향이 강하다.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가 각각 ‘어머니 콤플렉스’와 ‘아버지 콤플렉스’를 갖고 있는 점도 대조적이다. 이 전 시장은 20대 초반까지 형(이상득 국회 부의장)만 편애했던 어머니로부터 반드시 인정받고야 말겠다는 ‘어머니 콤플렉스’가 두각을 나타내려는 상승욕구로 승화됐다.

박 전 대표는 아직은 아버지의 후광을 받고 있지만, 끝내 박정희 전 대통령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아버지 콤플렉스’에 사로잡혀 있을 가능성이 높다.

후크(S.Hook)의 지도자 유형에 따르면 이 전 시장이 변화지향적인 ‘대세주도형’인데 반해 박 전 대표는 안정지향적인 ‘대세편승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대세주도형’ 리더십은 흐름을 주도해야 직성이 풀리고 밀물처럼 밀어붙이다가 급회전(예를 들면 경선룰 갈등)하는 경향도 있다. 이런 지도자는 화끈하고 진취적인 장점이 있지만 돌발적이고 뭔가 불안한 단점도 지니고 있다.

이 전 시장의 최대 장점은 아무리 어려운 일도 거뜬히 해낼 것 같은 ‘추진력’이다. 청계천 성공사례에서 보여주듯 ‘한반도 대운하’는 단순한 공약이 아니라 ‘이명박 리더십’의 결정체이다

‘대세편승형’리더십은 급격한 변화보다 현상유지, 또는 점진적인 발전을 지향하는 비교적 수동적 스타일이다.

박 전 대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강한 리더십과 어머니의 부드러운 리더십을 공유한 ‘중성적 리더십‘을 갖췄는데 온건한 지도자의 이미지를 주지만 정체성이 모호하고 미지근하다는 약점이 있다. 박 전 대표의 ‘공주’스타일은 절제된 언행과 고집스런 원칙주의자라는 인상과 함께 귀족주의 이미지를 준다.

박 전 대표의 최대 장점은 아무리 어려운 일이 닥쳐도 쉽게 흔들릴 것 같지 않은 ‘안정감’이다.

이명박ㆍ박근혜 리더십과 관련, 극복 과제로는 이 전 시장의 경우 가벼운 언행으로 인한 ‘리더십 불안정성’이다. 따라서 X파일이나 BBK, 대운하 공방 자체보다 거기에 대응하는 태도가 직설적이라 캠프에서 때로는 노심초사한다.

그래서 국민들의 거부감이 강한 ‘노무현 리더십과의 오버랩 현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고 최 소장은 지적한다. 이 전 시장이 전면에 나서기보다는 참모에 맡기는 것이 전략적으로 낫다는 것이다.

박 전 대표의 극복 과제는 양면성을 지닌 ‘박정희 신드롬’이다. 박 전 대총령의 후광이 아직은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아버지의 그늘도 무시할 수 없어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박 전 대표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독재자의 딸’운운하는 것도 ‘박정희=박근혜=독재자’를 상기시키기 위한 의도라는 게 최 소장의 분석이다.

최 소장은 특유의 ‘플러스형 리더십과 마이너스형 리더십론’에 근거해 이 전 시장은 플러스형 리더십, 박 전 대표는 마이너스형 리더십으로 분류한다.

플러스형 리더십은 외향적ㆍ적극적ㆍ감성적ㆍ낙관적 성향이 강해서 전반적으로 밝고 변화지향적이다. 이러한 장점을 극대화하여 국정운영에 잘 활용하면 성공한 개혁지도자가 될 수 있다. 반면 적극적인 외향성이 지나치면 가볍고 위험스러워 보일 수 있어 이를 최소화하는 것이 과제다.

마이너형 리더십은 안정과 신뢰감으로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반면 보수적이고 현상 유지적인 단점이 있다. 박 전 대표의 경우 2002년 대선을 앞두고 탈당을 결행한 것이나 면도칼 피습사건으로 치료 중임에도 4ㆍ25 재보선 선거운동에 나간 것은 강단을 보여준 것으로 플러스형 리더십도 일부 갖추고 있다고 최 소장은 분석했다

● "올 12월 대선, 비정치적인 행정가형이 승산"

국민들은 올해 대선에서 선동가형인 노무현 대통령과 반대되는 스타일인 차분하고 안정적인 관리자형, 또는 비정치적인 경제지도자를 차기 대통령으로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 소장은 ‘대통령리더십 총론’이란 저서에서 광복 이후 60년간 우리 국민의 대통령 선택에서 지속적으로 나타난 파도이론(대중심리의 순환이론)과 강약이론(지도자의 강약 순환이론)에 의하면 차기 대통령은 '안정적인 경제지도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최 소장에 따르면 역대 대통령을 보면 리더십의 강약 교차 현상이 반복됐다. 이승만(강)-윤보선(약)-박정희(강)-최규하(약)-전두환(강)-노태우(약)-김영삼(강)-김대중(약)-노무현(강) 등의 패턴이 이어졌으므로 차기 대통령은 부드러운 유형이 될 것이란 주장이다.

최 소장은 노 대통령의 리더십 스타일을 ‘선동가형의 안티 포퓰리즘’, ‘반(反)권위주의자’, ‘승부사가 아닌 검투사형’, ‘인파이터 복서형’, ‘정치적 포스트 모더니스트’ 등으로 규정했다.

최 소장은 국민들이 원하는 차기 대통령의 요건을 제시하면서 “국민들은 파란만장한 삶보다 보통 환경에서 자란 사람에게서 심리적 안정감을 찾고자 하며, ‘감성 브랜드’보다 ‘이성브랜드’를, ‘정치개혁론’보다 ‘경제발전론’을 선호한다”며, 막연한 청사진보다 구체적인 정책비전을 제시해야 국민들이 호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교수는 금년 대선을 판가름할 5가지 변수로 ‘대중심리·후보 이미지·파트너십·지역구도·여성’을 꼽으면서 “배신감을 느낀 광주와 소외감을 느껴온 대구의 응집력과 30~40대 ‘신세대 아줌마 부대들’의 돌풍은 특히 주목해야 할 지점”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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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차장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