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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핵심인사 '정피아(정치인+마피아)' 논란

측근들 공기업 요직 곳곳에 포진 '관피아' 개혁 물건너가나
최경환 경제부총리 후보자 등 여권 실세 소문 돌아
관계사·당사자들 "소문일뿐·정상적 인사" 부인
  •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3일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 등 7개부처 개각을 하며 내정자를 발표했다.
청와대가 국가개조론을 내세우며 '관피아(관료+마피아)' 척결 의지를 불태우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최근에는 관피아와 '정피아(정치인+마피아)'도 척결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정피아는 지난 대선 이후 정권창출 공신들에 대한 논공행상 과정에서 대거 발생하기도 했지만 오랜 기간 정ㆍ관ㆍ경 유착에 의해 자리 잡은 토착형도 있다. 이에 관피아와 정피아를 동시에 척결하지 않으면 반쪽짜리 국가개조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아울러 정치권 일부에서는 "청와대가 관피아를 척결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권실세들 중 일부가 다름 아닌 정피아이기 때문에 자신들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여러 문제들을 축소ㆍ은폐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또 박근혜 대통령이 측근들의 정피아 행각에 대해 여러 차례 보고받고도 해당 인사들을 중용해왔다는 비판이 야권뿐만 아니라 여권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일부에서는 "지난 대선 당시 박 대통령을 도운 이들에 대한 논공행상 차원에 진행된 일이기 때문에 박 대통령이 이런 행위들을 묵인해 준 것 아니냐"고 분석한다. 하지만 정피아로 의심되는 친박 핵심 인사들의 행각을 살펴보면 공적인 차원에서 일을 추진한 게 아니라 개인적인 일이었다는 점에서 이들이 정피아이거나 정피아를 키워왔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국가개조 진짜 핵심은 정피아

정피아는 최근 관피아 논란으로 그 꼬리가 드러나면서 정부의 의지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특히 이목을 집중시키는 대목은 공기업 A사 주변에서 나오고 있는 이야기다.

A사 안팎에서는 이 회사에 근무하는 고위임원 B씨와 S씨가 초고속 승진을 한 것을 두고 뒷말이 많다.

A사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B씨는 다른 이들보다 입사가 늦어 여러 면에서 승진에 불리한 위치에 있었고 나이가 많아 정년퇴직을 눈앞에 두고 있었는데 고위직으로 수직 진급했다. A사 내부에서는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S씨 또한 인사청탁 문제뿐만 아니라 외부 업체와의 부적절한 관계가 포착돼 구설에 올랐지만 오히려 A사의 주요 자리를 꿰찼다는 말이 들린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B씨와 S씨가 고교 동문으로 여권내 실세로 알려진 최경환 경제부총리 후보자와 같은 고교에다 평소 잘 알고 지낸 것으로 전해진다. 두 사람의 고속 승진에 최 경제부총리 후보자의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말이 A사 안팎에서 들린다.

이 같은 내용은 A사의 하청업체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널리 퍼져 있다. 업체 관계자들은 "B씨와 S씨가 A사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위치에 올랐는데 최 후보자와 가까운 관계 때문으로 소문이 나 있다"고 말했다.

A사 하청업체의 한 관계자는 "A사 곳곳에 새누리당 핵심 인사들과 가까운 이들이 적지 않다. 이들은 대부분 회사 내에서 이런저런 특혜를 받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특혜란 인사 문제뿐만 아니라 A사의 계열사와 외부 하청업체를 관리하는 일에도 관여해 리베이트 등 뒷돈을 챙기는 것이다. 수개월 전 A사 내부에서 발생한 유흥업소 접대와 뒷돈 파문은 빙산의 일각이라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최 부총리 후보자와 관련한 이런 저런 잡음이 들리면서 정치권 일각에서는 공직자 인사에 영향력을 발휘한 게 사실이라면 부총리 후보자로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A사는 B씨와 S씨의 인사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즉 산업부 역량평가에 의해 정당한 인사였다고 주장한다.

최 부총리 후보자 측도 "B씨와 S씨가 최 후보자와 동문이고 서로 알고 지낸 것은 맞지만 인사에 개입했다는 것은 소문일 뿐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친박 인사 월권 도마 위에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도 공기업 또는 공기업 계열사에 인맥을 심었다는 말이 들린다.

한전산업개발의 이삼선 사장이 거론된다. 이 사장은 사장 선임 과정에 한산개발 노조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혔으나 결국 사장자리에 올랐다. 그를 사장으로 임명한 직접 당사자는 김명환 한국자유총연맹 총재다. 자유총연맹은 한산개발 대주주로 대표이사 선임권을 갖고 있다. 자유총연맹 동향에 밝은 한 소식통에 따르면 이 사장은 유정복 전 안행부장관의 추천을 받은 인물이다.

이 사장은 전 국무총리 비서관 출신으로 유 전 장관과 함께 일한 경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유 전 장관의 측근이라는 말도 돌았으나 이 소식통은 "이 사장은 직전에 홍문종 의원이 사실상 주인으로 알려진 경민대학의 교수로 재직했던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다시 말해 이 사장은 홍 의원 측근이다. 홍 의원은 그가 유 전 장관과 가까운 것을 알고 한산개발 사장으로 이 사장을 추천했다는 말이 파다하다"고 전했다.

김 총재는 이 사장의 임명 당시 그 배경에 대해 "정치적으로 매우 복잡하게 얽혀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설명하기 곤란하다. 다만 이 사장의 임명과 관련해 어떠한 절차상의 문제도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 사장 선임과 관련해 한산개발 노동조합 측의 반발은 거셌다. 노조는 2013년 12월 19일 본사 로비를 점거, 주주총회 개최를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 시위는 전국 지사에서 올라온 200여명의 노조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당시 노조는 사장선임을 반대하며 이 사장이 전력분야는 물론 경영에도 경력이 없는 만큼 회사 발전에 큰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낙하산으로 인한 사장선임이 회사의 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라고 비난했으나 결국 이 사장의 선임을 막지 못했다.

친박계의 또 다른 핵심인사 A씨도 인사 구설에 오르내리면서 정피아 의혹을 사고 있다.

새누리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A씨에게 공기업과 공기관 자리를 청탁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이 같은 내용은 청와대에도 여러 차례 보고된 바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피아 의혹을 사고 있는 친박 핵심은 이들 외에도 더 있다. 하지만 문제는 청와대가 이들의 문제에 대해 여러 보고를 받고도 핵심 요직을 맡긴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의 또 다른 한 관계자는 "친박계 인사들이 공기업 핵심 요직에 자기 사람을 앉히고 인사청탁을 들어주는 문제들에 대해 청와대가 보고를 여러 차례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이들에 대해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는 않고 있다. 정피아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만큼 부적절한 처신을 한 인사들은 요직에서 배제시키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근 지방 곳곳에서 정피아 논란이 이는 것을 보면 '친박 핵심인사=정피아' 등식에 더 무게가 실린다.

예컨대 6ㆍ4 지방선거가 끝난 후 경남 도내 시군과 교육청 등은 당선인들의 본격적인 '논공행상'이 시작되면서 정피아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경남도의 한 공직자는 "벌써부터 캠프 출신 인사의 개발공사 사장 내정설 등이 나돌고 있다"며 "코드인사라도 전문성이 결여된 경우는 재고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중소기업진흥공단과 중소기업유통센터 감사에 정치인 출신이 임명될 것으로 보여 집권여당의 논공행상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일부에서는 지난 4월부터 공석인 중진공 상임감사직에 제18대 국회 새누리당 비례대표 의원을 지낸 C씨가 유력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중진공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지난 4월까지 중진공 임원추천위원회에서 공모를 통해 신임감사 후보를 모집했고 현재 3배수로 추려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올렸는데 세 후보 모두 정치인으로 알고 있다"며 "이중 C씨가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C씨는 하마평에 오르기 전부터 청탁설이 끊이지 않았다. 정치인 낙하산이라는 것도 문제지만 감사 후보로 거론되기 전부터 청탁설이 돌았고 현재도 중진공의 일부 지역본부에 기업 자금지원을 청탁했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기술보증기금에도 정치인 출신 낙하산 인사가 잇따라 임명돼 물의를 빚은 바 있다. 기보는 지난 1월 박대해 전 새누리당 의원을 감사로 임명한 데 이어 상임이사에 강석진 새누리당 원내대표 비서실장을 임명했다. 당시 전국금융산업노조는 금융권 경력이 없는 강 이사는 상임이사직에 부적합하다며 인사 철회를 요구했으나 일축됐다.

여기서 주목할 대목은 거창군수를 지낸 강 이사의 이력이다. 강 이사는 최 후보자가 새누리당 원내대표였을 당시 비서실장을 거친 최경환 라인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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