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

[시사 초점] 문재인, 당권 장악 시나리오 시작

단식 농성 동참해 '존재감' 부각
세월호 해법 대안 없이 '공조 단식'
정치적 입장만 고려한 감성적 행동
당 안팎 '지도부 압박하는 꼴' 비난
  •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선이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 21일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 유가족 김영오씨 곁에서 3일째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유가족의 아픔을 위로하고 함께 투쟁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물론 긍정적 반응도 적지 않다. 하지만 대선 후보까지 지낸 문 의원이 세월호 해법에 대한 별다른 대안도 없이 단식 농성에만 동참한다는 것은 자신의 정치적 입지만 고려한 감성적 행동이란 지적이다.

문 의원은 이날 39일째 단식 중인 김씨의 건강을 걱정하는 트위터 글에서 "재협상이 유족들 동의를 받지 못했으니 가시방석"이라며 심경을 밝혔다. 이어 김씨 곁에서 함께 동조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문 의원의 이같은 행보에 당내 친노 의원들도 지도부를 압박하며 유족들이 동의하는 협상안 없이는 처리할 수 없다는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당 밖에서도 시도 교육감에 이어 전교조 등이 릴레이 단식에 잇달아 동참하는 추세다.

곤혹스러운 쪽은 새정치연합 지도부다. 박영선 원내대표가 두차례나 여당과 세월호법 처리를 합의했는데 이를 당 내부에서 거부하고 있어서다. 특히 야권의 대주주인 문 의원이 박 원내대표에 힘을 실어주지 않으면서 유족 곁으로 가자 박 원내대표는 더욱 힘겨운 입장이다. 야당의 한 당직자는 "문 의원이 폭풍의 언덕에 선 박 원내대표를 흔들다 못해 떠밀고 있는 모습"이라면서 "현실적으로 재협상안 이상의 협상안이 나오기 어려운 상황인데도 (문 의원 등이) 책임을 지도부에 떠넘기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세월호 유족들도 20일 안산 합동분양소를 찾은 박 원내대표를 향해 "협상에서 빠지라"며 불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여당에서도 문 의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김태호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이날 "문 의원은 갈등을 겪고 있을 때는 보이지 않다가, 여야가 어렵사리 합의를 이끈 그 순간에 동조 단식에 들어갔다"며 "자신의 행동이 여야 타협의 정치에 얼마나 큰 걸림돌이 되는지, 또 야당 지도부를 얼마나 벼랑으로 몰아가는지 돌이켜 봐야한다"고 일침했다.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도 "그 분(문 의원)은 어느 정당 소속인지 모르겠다. 한때 대통령이 되려고 했던 분인데 너무 책임 의식이 없다"고 비판했다.

여야가 문 의원에게 불편한 감정을 표출하는 것은 세월호 법에 대한 적절한 대안이나 해법 제시 없이 지도부 압박에만 무게를 싣고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 문 의원 주장대로 유족들의 동의를 100% 얻기 위해서는 지금의 재협상안 갖고는 되지 않는다. 결국 재재협상안 마련을 위해 여야 원내대표가 다시 테이블에 앉아야 하는 것인데, 이 경우 문제가 되는 것은 박 원내대표의 입지다. 130석을 이끄는 야당 원내대표가 같은 사안을 놓고 두 번이나 여당과 합의한 것을 스스로 뒤집고 세 번째 협상에 들어간다는 것은 정치적으로 거의 전례가 없는 일이다. 이는 곧 원내대표로서 거취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를 모를 리 없는 문 의원이 지도부를 압박하고 나서는 것을 놓고 당 일각에서는 사실상 문 의원의 당권장악 시나리오가 발동한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데일리한국>과의 통화에서 "문 의원의 행보는 낮은 정당 지지율과 취약한 당내 결집력으로 어려움을 겪는 박 원내대표의 대내외 협상력과 주도력을 저하시키는 결과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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