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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피플]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

포용의 리더십 다시 ‘구원투수’로 백척간두에 선 새정연號 구해낼까
1년 4개월만에 다시 중책 맡아 내년 전대까지 위기의 당 수습
계파갈등 등 당내 내홍 잠재우고 당대표 경선 등 공정관리 책임


5선의 문희상(69) 의원이 위기의 새정치민주연합을 이끌 비상대책위원장에 선출됐다. 새정치연합은 18일 국회에서 원로중진 연석회의를 열어 문 의원을 내년 초 전당대회까지 당을 이끌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결정했다. 지난 해 5ㆍ4 전당대회에서 김한길 대표에게 당의 전권을 넘긴지 1년 4개월 만에 다시 중책을 맡게 된 셈이다.

문 비대위원장은 이로써 노선대립과 계파갈등으로 극심한 내홍을 겪은 당내 문제를 조기에 수습하고 전대에서 선출되는 당대표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해야 할 책임을 맡게 됐다.

문 위원장은 취임 소감으로 “60년 전통을 이어받은 새정치민주연합이 백척간두에 서 있는 상황에서 비대위원장을 맡게 돼 이루 말할 수 없는 중압감을 느끼고 있다”며 “야당이 바로 설 수 있도록 국민과 당원 여러분이 꼭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그의 표현대로 새정치연합은 백척간두의 위기에 처해 있다. 당 지지율은 여당의 절반 수준이고 한번 등 돌린 민심은 좀처럼 돌아오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당이 그에게 비대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긴 것은 그의 정치적 경륜을 높이 평가한 데 따른 것이다. ‘구원투수’로 다시 등판한 문 위원장의 면모와 행보를 짚어봤다.

‘구원투수’로 다시 등판하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18일 중책을 맡게 된 뒤 ‘운명’얘기를 했다.

문 위원장은 “당이 전부 어렵다고 하니 내가 남은 여력이 있다면 빗질이라도 하겠다”며 “그러나 난 기진맥진해서 할 동력이 상실됐다. 그렇게 해서 계속 거절했다고 할까 안한다고 할까 그랬는데 이젠 상황이 됐다. 이것도 운명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문 위원장의 ‘운명’론은 지난해 1월 대선 패배 이후 혼돈을 겪고 있는 민주당을 이끌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임명됐을 때 “백척간두(百尺竿頭) 진일보(進一步)의 각오로 민주당의 모든 것을 바꾸겠다”고 호언했던 것과는 사뭇 달랐다.

그만큼 새정지연합의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실제 박영선 원내대표의 거취 파동은 당의 노선과 계파 갈등이 어느 정도인가를 그대로 드러냈다. 문 위원장의 최우선 당면 과제도 당의 갈등을 수습하는 일이다.

새정치연합은 두 번의 세월호법 합의 실패에 이어 ‘이상돈 파동’으로 각 계파간 불만은 극에 달했고, 강경파와 온건파간 갈등은 수습이 불가능할 정도다. 강경파 안에서도 초ㆍ재선, 486, 친노 등 간의 경계심이 상당하다. 때문에 이르면 내년 1월 예상되는 차기 전대까지 당권 경쟁에 나설 각 계파간 힘 겨루기는 어느 때보다도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문 위원장은 강경파의 기세를 누그러뜨려야 하고, 온건파를 다독여 당내 화합을 이뤄야 한다.

당 안팎에서는 문 위원장이 당의 난제들을 해결할 무난한 적임자로 평가한다. 문 위원장이 지난해 1월 대선 패배 직후 당의 비대위원장을 맡은 데 이어 또 한 번 당을 재정비해야 하는 중책을 맡은 것도 그러한 역량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30년 넘는 정치인생에서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등 민주정부 10년의 고락까지 함께한 문 위원장의 이력이 큰 자산으로 평가받는다. 현재 당의 갈등은 당내 계파 간 노선 차이에 따른 것으로 문 위원장은 당의 중심을 이루는 계파들과 두루 연결돼 있고 이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다.

현재 새정치연합의 계파는 크게 친노(친노무현)그룹과 비노그룹, 중도그룹으로 구분할 수 있다. (범)친노그룹이 가장 큰 계파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김한길ㆍ손학규계, 486, 민평련 등 각 계파들이 일정한 세를 이루고 있고 당의 뿌리인 구민주당 출신과 원로들이 각 계파를 아우르고 있는 상황이다. 문 위원장은 당 원로로 친노그룹은 물론, 비노그룹과 중도그룹, 486, 진보그룹 등과 두루 가깝다.

DJ와 인연으로 정치 입문

문희상 위원장은 당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구민주당에서 정치를 시작했다. 그는 대학재학 때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3단계 통일론에 심취해 DJ와 인연을 맺은 뒤 대통령 퇴임 이후까지 계속했다.

문 위원장은 1980년 서울의 봄 때 DJ의 동교동계 비서로 정계에 입문했다. 당시 동교동계는 권노갑-김옥두-최재승 전 의원으로 이어지는 비서실장형 동교동계 구파와 한화갑-배기선 전 의원, 설훈 의원 등 지략형 인사들이 중심이 된 동교동계 신파로 구분됐는데 문 위원장은 동교동계 신파로 분류됐다.

문 위원장은 DJ의 당 외곽 청년 조직인 민주연합청년동지회(연청) 중앙회장을 3차례 역임하고 1992년에 처음 국회의원 선거에 당선됐다. 그리고 DJ정부 시절 청와대 정무수석과 국가정보원 기조실장을 역임했다.

현재 새정치연합의 원로그룹은 모두 DJ와 동교동계와 직간접으로 연결된 인물들로 문 위원장이 당의 중책을 맡는데 적잖은 힘을 실어줬다.

노무현 지지로 끈끈한 인연

문희상 위원장은 2002년 대선을 앞두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민주당 한화갑의원 측근이었던 그는 민주당 후보 경선시 한화갑 계열 의원을 이끌고 노무현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를 계기로 노무현 전 대통령과 끈끈한 인연이 시작됐다.

대선 직전인 2002년 10월 30일 노 전 대통령은 문 위원장 후원회 자리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문희상 의원은 처음 보면 <삼국지>에 나오는 장비 같다. 그러나 가까이 접해 보면 관우 같다. 그런 오늘 내가 마지막까지 아껴 두었던 말을 하자면 문 의원은 현덕(유비) 같다는 것이다. 나는 문 의원 한 분을 얻은 것으로 삼국지의 세 형제를 한꺼번에 얻은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노 전 대통령은 문 위원장을 신뢰했고 자신을 지지해준 것에 고마움을 가졌다.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의 대선기획단장을 맡아 승리에 기여한 문 위원장은 참여정부 첫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당·청 관계 수립과 참여정부 국정로드맵 작성을 주도하며 노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었다.

2004년 17대 총선을 통해 당으로 복귀한 뒤에는 열린우리당 의장과 국회 정보위원장, 국회 부의장 등을 지냈다.

당내 최대 계파인 친노그룹이 문 위원장과 우호적인 관계를 지속하는 데는 그만한 배경이 있다.

산적한 과제 어떻게 풀어갈까

문희상 위원장은 2005년 4ㆍ2 전당대회에서 열린우리당 의장으로 선출됐으나 같은 해 10ㆍ26 재ㆍ보궐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취임 6개월여 만에 당수 자리를 내놨다.

그러나 조화와 포용의 리더십을 갖췄다는 평가를 듣는 문 위원장은 2008년 당내 다수파의 지지를 받으며 18대 국회 전반기 국회 부의장으로 선출됐다.

문 위원장은 2012년 대선 패배로 당이 길을 잃고 위기에 처했을 때 비대위원장으로 4개월간 당을 이끈 후 5ㆍ4 전당대회에서 김한길 대표에게 당의 전권을 넘겼다. 김한길-안철수 대표가 7ㆍ30 재보선 참패로 물러난 뒤 박영선 원내대표 겸 비대위원장이 당을 이끌었으나 세월호법 협상과 이상돈 교수 파동 등에서 리더십 부족을 드러내 당이 위기에 빠지면서 ‘구원투수’로 문 위원장이 나서게 됐다.

문 위원장은 당내 갈등을 수습하면서 내년 초 전당대회까지 당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가야 하고 국민의 기대를 받는 당의 모습으로 바꿔 추락한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한다.

대여 관계 또한 문 위원장이 풀어가야 할 과제다. 우선 최대 현안인 세월호법 문제를 문 위원장이 어떻게 해결해 갈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문 위원장의 등장에 “존경받는 정치가”라며 이례적으로 환영 입장을 나타냈다. 문 위원장이 박근혜 대통령과 우호적인 인연을 이어온 것도 현안을 풀어가는 데 긍정적인 전망을 가능케 한다.

문 위원장은 16대 국회의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열린우리당 의장 시절에는 여야대표로 박 대통령과 일한 적이 있다. 문 위원장은 2002년 한 일간지의 ‘칭찬릴레이’에서 박 대통령을 “균형감각과 역사의식이 뛰어난, 나무랄 데 없는 정치인”이라고 평가했다.

2005년 취임인사차 한나라당 당사에 들렀을 때 “민생·경제 살리기에 함께 하자”며 박 대통령과 새끼손가락을 걸었던 적이 있어 문 위원장이 청와대-야당 간 경색된 관계를 어떻게 풀지 주목된다.

문 위원장 현안 해결에 적극적

문희상 위원장은 1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확대의원총회에서 “민주정당 내에서 계파는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문제는 계파가 아닌 계파주의”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침몰하는 배 위에서 싸워서 이긴들 대통령이 된들 무슨 소용 있나, 배가 침몰하면 가라앉을 뿐 소용 없다”며 당내 계파주의를 강한 톤으로 비판해 앞으로 계파청산에 적극 나설 뜻임을 내비쳤다.

세월호특별법 협상과 관련해서는 “현재 국회의 당면 급선무는 세월호특별법 제정이다”며 “세월호특별법의 본질은 진상규명에 있다. 세월호참사 해결 없이 단 한발짝도 나아갈 수 없는게 명백한 현실이다. 유족들의 최소한의 양해가 있을 수 있는 안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기존 여야 합의안 외에 별도의 협의를 전제한 것으로 유족들이 수용할 수 있는 안이 필요하지만 유족 입장에서도 기존의 요구를 100% 관철하기 어렵다는 현실론을 고려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문 위원장은 여야가 다퉈 온 현안 외에도 “지금 민생경제와 남북평화는 심각한 위기다”며 “민생 안보에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지만 민생ㆍ남북문제에 우리당이 앞장 설 것”이라며 향후 당 운영의 중심축을 계파청산, 세월호협상 외에 민생과 남북평화증진에 두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렇듯 문 위원장이 국가 현안에 유연한 입장을 보이면서 여권에서도 합리적인 협의안 마련에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문 위원장이 난마와 같이 얽힌 현안들을 어떻게 풀어갈지 여야뿐만 아니라 국민들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

■ 출생 : 1945년 3월 3일 (경기도 의정부)

■ 학력 : 서울대 법학 학사(1964 ~ 1968)-경복고-경복중-양주초

■ 경력

2014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

2012~ 제19대 국회의원 (경기 의정부시갑)

2013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2011 진보개혁모임 공동대표

2008 국회 부의장

2008~ 제18대 국회의원

2005 열린우리당 의장

2004~ 제17대 국회의원

2003 노무현 대통령비서실장

2000~ 제16대 국회의원

1992~ 제14대 국회의원

1987 민주연합청년동지회 중앙회장

1985 한국청년회의소(JC) 중앙회장

1976 학교법인 경해학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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