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방미·유엔연설-유엔 대북지원-남북관계 러시아 역할-北 외무상 방러-北 고위급 방한급박하게 진행된 ‘한반도 대변화’ 내막 북한 지원 및 변화에 한국과 러시아 역할… '북핵' 6자 회담 진행될 듯

사진=MBN 캡처
북한의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당 비서, 김양건 대남비서 등 북한의 고위 인사들이 4일 오전 방한했다. 이들의 방한은 북한 선수단을 격려하고 이날 밤 개최되는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에 참석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긴급브리핑을 열고 “황병서 총정치국장, 최룡해 비서, 김양건 비서 등 북한측 인사가 인천아시안게임 폐회식 참석을 위해 우리측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북한 최고위급 인사의 방한은 ‘긴급브리핑’에서 알 수 있듯 하루 전 날 북한의 요청에 의해 갑작스럽게 이뤄졌다. 때문에 그 배경을 놓고 여러 해석이 난무하고 있다.

남북 양측은 “인천아시안게임 폐회식에 참석하기 위해서일 뿐”이라며 입을 맞추고 있지만 이번 방한이 뜻밖에 이뤄진데다 북한 실세들이 참석한 것 등으로 인해 남북관계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전만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그‘변화’의 시가와 폭은 여러 설이 있을 뿐 오리무중이다.

하지만 북한 사정에 정통한 베이징과 미국. 러시아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북한 고위급 인사의 방한은 예정된 수순으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한달여 간 잠적한 것과도 관련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한달 넘게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을 두고 건강이상설, 쿠데타설 등 여러 설이 난무하고 있지만 ‘진짜 이유’는 다른 데 있다. 북한은 김 위원장의 잠적이 ‘건강 이상’때문이라고 공식 발표했지만 앞서의 다수 북한 소식통의 소식을 종합하면 김 위원장은 의도적으로 모습을 감추고 있으며 ‘건강 이상’은 명분, 또는 핑계라는 전언이다.

소식통들은 김 위원장의 잠적 중 지난 9월 24일 북한 최고인민회의에 불참한 것을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이날 김 위원장은 북한 내 자율경영과 관련한 특별법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일부러 불참했다는 것이다. 이 특별법이 통과되면 북한의 모든 농장과 공장, 기업소, 상점 등의 생산권 및 분배권을 상당부분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내용의 ‘자율경영제’를 내년부터 도입하게 된다. 자율경영제 대상으로는 협동농장과 공장, 기업소와 상점 등이 전부 포함된다. 또 농장에서 나온 생산물의 경우 국가가 40%, 개인이 60%를 가져가는 방식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소식을 접한 주민들은 일한만큼 소득을 올릴 수 있게 됐다며 생산의욕에 다소 들떠있다고 대북 소식통들이 전했다.

문제는 자율경영제가 확대될수록 북한의 중국 의존도가 심화된다는 점이다. 예컨대 영농에 필요한 대부분의 자재를 중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생산물의 유통, 통화까지 중국에 의존하게 됨으로써 북한에 가장 필요하고 시급한 ‘먹고 사는’ 문제가 중국에 좌우되는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

이는 북한 정권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어서 김정은 위원장 등 지도부와 북한을 사실상 이끌고 있는 ‘백두혈통’등에서 특별법에 매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는 게 북한 소식통의 전언이다.

이러한 북한의 사정과 중국의 대북 지배력 확산 사이에서 ‘해법’을 제시한 것은 유엔이었다. 국제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유엔(미국 역할)은 북한의 현 경제문제를 적극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보였고, 북한 리수용 외무상이 유엔을 방문해 반기문 총장을 만난 것은 유엔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유엔 측은 대북 지원책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전했고 이와 관련해 한국정부의 역할과 남북관계의 대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역설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대북 지원에 상응한 북한핵에 대한 입장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목되는 것은 한국정부의 역할과 남북관계 변화에 러시아가 상당 부분 관여한다는 점이다. 이는 지난해 11월 중순 박근혜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에 합의한 한반도 포함 동북아관계질서 재편과 관련된 것으로 전해진다. 러시아의 관여는 북한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을 고려한 것으로 경색된 남북관계를 푸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 리수용 외무상이 지난달 30일 러시아를 방문한 것도 이와 관련 있다. 리수용 외무상의 방러 목적은 유엔의 대북지원 과정에 한국정부의 역할과 러시아의 관여에 대한 부분으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이번 북한 고위급 인사의 인천아시아게임 폐막식 참석은 리수용 외무상이 러시아로부터 확인한 내용을 한국정부로부터 재차, 확실하게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 측이 한국정부의 역할과 대북지원에 대한 입장을 확인하게 되면 향후 남북관계에 긍정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어쩌면 이번 인천아시안게임과는 별개의 가장 큰 성과가 마련되는 셈이다.



박종진기자 jj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