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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론 놓고 친박-비박 갈등 점화

  • 친박계는 '개헌 시기상조론'을 주장하고 있지만 친이계 이재오 의원 등 비박계는 '개헌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다.
[이선아 기자] 개헌 공론화를 두고 여당 내 미묘한 신경전이 감지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개헌 논의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친박계와 비박계 간 계파 갈등까지 벌어지는 양상이다. 박 대통령과 친박계는 '개헌 시기상조론'을 주장하고 있지만 친이계 이재오 의원 등 비박계는 '개헌 드라이브'에 여념이 없는 눈치다.

이재오 의원은 7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올해 논의하면 블랙홀이고, 내년에 논의하면 블랙홀이 아닌 게 되느냐"면서 "새로 들어선 정권이 '경제 살리기도 급한데 무슨 개헌 논의냐' 이렇게 하면 개헌을 또 못한다"면서 박 대통령이 '경제 블랙홀'을 이유로 개헌 논의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것을 비판했다. 이 의원은 "다음 총선과 대선을 멀리 남겨 놓고 선거가 없는 지금이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기"라면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국정감사, 정기국회가 먼저 마무리돼야 한다는 것이지 개헌을 안 하겠다는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재선의 박민식 새누리당 의원도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박 대통령이 경제 살리기가 우선이라며 개헌론에 제동을 걸고 나선 데 대해 국회가 개헌 논의에 대해 시기를 정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며 "국민들이 개헌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개헌 논의를 하는 게 입법부의 책무"라고 반박했다. 친이계인 김태호 최고위원도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망한 왕국은 시대적 요구를 반영하지 못한 낡은 시스템 때문이었다"며 "우리의 낡은 권력구조는 시대 요구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개헌 논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하지만 친박계는 입장이 다르다. 개헌논의 시기를 2016년 20대 국회가 구성된 후 시작해 정기국회에서 개헌 특위를 구성한 뒤 이듬해 상반기에 개헌을 해야 동력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임기가 끝날 때 하자는 이야기다. 서청원 최고위원은 "개헌을 논의할 필요는 있지만 올해가 아닌 내년에 논의하는 게 좋겠다"고 밝혔고,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도 "정부가 한창 일해야 할 시기에 개헌 논쟁을 일으키는 것은 국정운영의 동력을 잃게 하는 자충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내 대표적 친박계 모임인 국가경쟁력강화포럼을 이끌고 있는 유기준 의원은 "대통령 집권 전반기에 개헌을 논의한다는 것은 힘빼기에 불과하다"면서 "지금 개헌을 다루면 민생 경제는 뒷전으로 밀리고 모든 것을 집어삼킬 수 있기 때문에 국정 발목잡기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여의도에 불붙은 개헌 논의에 친박계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여당 내 갈등이 격화하는 모습이다. 이른 시일 내 개헌 논의가 본격화하면 현재의 대통령제가 안고 있는 문제점이 부각되는데다, 새로운 정치세력이 부상할 수도 있어 친박계 입장에서는 달가울 리가 없다. 하지만 이 의원이 언급한 것처럼 19개월간의 무선거 기간을 놓치면 개헌 추진이 더 어려워 질 수 있다는 시중의 의견도 만만찮다는 점에 친박계의 고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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