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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실세 3인방은 과거(김양건)·현재(최룡해)·미래(황병서)

대북 전략 따라 3인방 역할 달라
2009년때도 박지원과 만나 밀약
인천 방문 기간 중에도 류길재 통일부 장관과 회동
남측 인사들과 공개·비공개 접촉
남한 정부에 대한 경고 해석도
  • 왼쪽 사진부터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국가체육지도위원장,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북한 고위급 인사의 인천 방문에서 단연 주목을 받은 인물은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국가체육지도위원장,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등 3인이다. 특히 황병서 총정치국장은 김정은 체제에서 실세로 부상한 인물로 이번 인천 방문에서도 최고위급 인사로 대우를 받았다.

하지만 이들 3인이 지닌 상징성과 함의에는 차이가 있다. 사실 북한 고위급 인사가 인천을 방문한 '진짜 이유'와 가장 부합하는 인물은 김양건 통전부장이다. 김 통전부장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 때 관여한 인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북한판 마셜플랜'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그는 2009년 9월, 김 전 대통령 사망 때 북한의 조문단으로 방한해 1차 정상회담의 주역인 박지원 의원 등을 만나 '밀약'을 확인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앞서 17대 대선을 바로 앞둔 2007년 11월 한국을 방문해 비밀리에 차기 대통령이 유력한 이명박 후보를 만나 '밀약' 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통전부장은 최근인 지난 8월 17일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5주기를 맞아 화환을 전달한다는 명목으로 박지원 의원 일행과 개성에서 만났다. 베이징의 대북 소식통 등에 따르면 당시 김 통전부장은 박 의원과 앞서의 '밀약'에 대해 대화했고, 박근혜정부의 대북 정책에 관한 입장도 전해들었다.

그는 인천 방문 기간 중 황병서ㆍ최룡해와 달리 류길재 통일부 장관 등 줄곧 남측 인사들과 공개ㆍ비공개 회동을 가져 모종의 역할론이 주목되기도 했다.

최룡해 국가체육지도위원장은 김정일 시대와 지난해 12월 사망한 장성택 체제에서 가장 잘 나가던 실세였다. 그는 장성택 몰락 후 총정치국장 직위를 황병서에게 넘기는 등 강등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여전한 실세라는 게 북한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특히 최룡해 위원장은 김정은 친위그룹과 함께 북한을 이끌고 있는 '백두혈통'의 핵심으로 골수 '장성택 사람'임에도 숙청되지 않은 것은 그를 포함한 백두혈통의 북한내 파워를 보여주는 것이다.

최 위원장은 본래 '경제통'으로 장성택 시대에 군 고위직에 있으면서도 북한 경제에 관여했고, '밀약'의 현실화, 남한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황병서 총정치국장은 김정일 시대에 모습을 보였지만 이내 사라졌다가 김정은 체제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황 총정치국장은 장성택 제거에 앞장섰던 조연준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사람으로 김정은 시대가 열리면서 고속 승진했다. 올해 초까지 북한군 담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이었던 그는 3월 조직지도부 1부부장에 오른 뒤 4월 최룡해를 밀어내고 총정치국장에 올랐다.

황 총정치국장은 인천에 머무는 동안 유일하게 차수(대장과 원수 사이) 계급장을 단 군복을 입은 채 활동해 눈길을 끌었다. 이를 두고 지난 2000년 조명록 당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을 만난 것에 비유해 북한의 선군정치를 부각하기 위한 의도가 담겨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북한 군부도 남북관계 개선에 동조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북한 사정에 정통한 중국내 대북 소식통은 '남한 정부에 대한 경고(압박)'라고 달리 해석했다. 즉 북한 노동당과 군 최고위급이 방문하는 성의를 보인 만큼 남한 정부도 약속을 충실하게 이행해야 하고, 만일 그렇지 못할 경우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낸 것이라는 설명이다.

세 인물들이 함의하는 바를 종합하면 이번 인천 방문은 북한의 대남 관계의 과거(김양건)ㆍ현재(최룡해)ㆍ미래(황병서)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관계는 우리 정부의 대북 전략에 따라 두드러지는 인물리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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