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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사정기관, '기업 손보기' 2라운드

검찰·국세청 등 기업사정 본격화… 공조체제, 동시다발·전방위로 확대
4대 강 참여기업 추가 수사… 비리 관련 정치인들 엄벌키로
'원전마피아'수사도 다시 속도… 정치권 비자금 정황 파악

검찰 태스크포스팀 운영… 해외비자금 조성 기업 탈세 겨냥
"연말 전에 재벌가 2세 손본다"… 재계 심상치 않은 소문 나돌아


사정기관이 기업비리 수사를 다시 본격화하고 있어 재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최근 검찰을 비롯해 경찰ㆍ국세청ㆍ금융감독원ㆍ공정거래위원회 등은 일제히 기업의 비리를 들추고 있어 잠시 주춤했던 기업사정이 다시 전방위로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과 국세청은 이미 일부 기업에 대해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눈길을 끄는 것은 검찰과 국세청이 거의 동시에 같은 기업을 조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검찰과 국세청이 최근에는 기업 수사를 위해 다방면으로 공조체제를 구축하고 있어 재계에는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다.

위기의 재계 혹독한 겨울 조짐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6일 "공공기관 부채 문제에서 정부도 책임질 부분이 있다"며 "수자원공사의 4대강 사업 등에 대한 사업평가가 이뤄지면 정부도 책임질 부분은 책임져야 한다"고 말해 주목을 끌었다.

최 부총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신계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잘못된 정부 정책으로 공공기관의 부채가 늘어나며 국민 부담도 늘었다"는 지적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를 두고 사정기관과 정치권 일부에서 "정부가 4대강 사업과 관련, 공기업과 대기업에 대한 사정을 추가로 준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불안 섞인 추측을 내놓고 있다.

검찰 소식통에 따르면 검찰은 최근 4대강비리 수사와 관련해 추가 수사를 하고 있다. 수사선상에 오른 기업은 입찰담합과 정치권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는 S사, G사, L사를 비롯해 D사와 P사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4대강 수사에서 추가로 드러난 부분과 정치권 인사가 개입된 정황이 드러난 부분을 수사하고 있다.

이 소식통은 "검찰은 기업 조사 외에 비리 수사를 전방위로 확대할 수도 있다. 검찰이 소환조사를 검토 중인 인사들 중 지난 정권인사들 또는 현역 영남지역 의원들이 일부 포함돼 있다"며 "이들은 4대강 비리 수사에서 이권에 개입하거나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원전마피아'에 대한 수사도 다시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최근 검찰은 원전 납품과 관련해 대기업 임원들이 부품업체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정황을 잡고 해당 기업을 조사 중이다.

대구지검 특수부는 지난 14일 자재 납품을 위해 금품 로비를 벌인 혐의(배임증재 등)로 경북 경산시 전선관 제조업체 A사 영업담당 이사 방모씨 등 이 업체 관계자 3명을 구속하고 이 회사 관계자 한 명을 추가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방씨 등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두산중공업 실무 간부급 한 명을 구속했다.

방씨 등은 지난 2010년 6월 말부터 지난 5월 중순까지 두산중공업 등 대기업의 업무 담당자들에게 자재 납품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을 하고 억대의 금품을 제공하고, 지난 2010년 4월부터 2011년 9월 사이 한국수력원자력의 자재 납품 담당자에게도 같은 취지의 부탁을 하고 수천만원을 건넨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앞서 금품을 받은 정황이 포착된 두산중공업 실무 간부급 인사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으며, A사로부터 금품 로비를 받은 원전 공사 관련 대기업이 더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A사는 전직 원전 임원 등 원전 출신 인사들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는 정황이 드러나 검찰은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신월성 원자력 1, 2호기와 신고리원자력 3, 4호기 건설 공사과정에서 두산중공업, 현대중공업, 포스코건설 등이 원전시공사에 관련 자재를 납품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검찰이 두산중공업 외에 다른 시공사도 조사할지 재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두산 안팎에서는 이번 검찰 수사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검찰 뿐만 아니라 국세청 공정위 금감원 등에서도 두산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재계 일각에서는 두산이 MB정부 때 착수한 여러 사업과 관련해 사정기관의 타깃이 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재계 일각에서 "4대강 사업에도 참여했고 이번 원전비리에도 핵심적 역할을 한 일부 기업이 집중 사정대상"이라는 말도 무성하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기업은 B사와 K사 등이다. 검찰은 이미 전 정권 핵심 인사들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들 기업이 원전과 4대강 사업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챙겼으며, 이 수익의 일부가 정치권을 흘러 들어갔다는 첩보를 입수해 일부에 대해서는 사실 확인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세포탈 기업 수사 박차

이와 함께 최근 사정기관은 기업의 해외은닉자금 수사도 다시 시작하는 분위기다. 이를 위해 검찰과 국세청은 해외자금과 각종 비자금 조성으로 인한 탈세행위를 집중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다양한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은 이달 초 기업들의 해외비자금 수사의 재시작을 암시한 바 있다. 대검은 지난 7∼9월 국세청과 송무제도 개선 태스크포스팀을 운영, 국가 재정 확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조세소송의 승소율 제고 방안을 마련해 이달부터 시행키로 했다고 지난 2일 밝혔다.

2011년 이후 전체 조세소송 패소율은 연평균 12%에 그쳤으나 50억원 이상 고액사건의 패소율은 37%로 비교적 높았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소송가액 10억원 이상 사건을 소장 접수 때부터 중요 사건으로 지정ㆍ관리한다.

필요하면 담당 검사가 직접 재판을 방청하고, 증거조작 등 송무 관련 범죄에 대해서는 적극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또 준비서면 제출시 국세청 보고와 검찰 의견 제시를 거치도록 했다. 이뿐만 아니라 변론 진행 상황을 상세히 보고하고, 패소한 경우 그 원인을 심층 분석해 두 기관이 공유키로 했다.

대검은 조세소송의 부당한 패소 판결을 방지해 국고 손실을 예방하고, 실질적인 조세 평등 원칙을 실현할 수 있도록 국세청과 협력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일단 표면적인 이유는 이렇지만 검찰 주변에서는 여러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지금까지 국세청이 고발조치를 하지 않은 기업들에 대해 추가 조사를 벌이고 향후 적극적인 고발조치를 통해 추징뿐만 아니라 총수들이 사법처리를 받도록 하겠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주목을 끄는 사건이 있다. 인도네시아의 원조 한류기업으로 꼽히는 코린도그룹이 검찰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김범기 부장검사)는 국세청 고발에 따라 인도네시아 코린도그룹 승은호(72) 회장과 두 아들의 역외탈세 의혹을 수사 중이라고 5일 밝혔다.

국세청은 조세회피처의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회사 주식을 거래할 때 발생한 양도소득세와 차명 금융자산의 이자소득세 등 500억원대의 세금을 납부하지 않은 혐의로 승 회장 등을 지난 4월 검찰에 고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은 금융자산을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해 차명으로 보유하면서 조세포탈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역외탈세 관련 법원의 확정 판결이 없어서 법률검토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피고발인과는 접촉하지 않은 단계"라며 "고발이 들어왔기 때문에 절차에 따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세청 과세와 고발에 대해 승 회장은 국내 거주자가 아니기 때문에 세금을 낼 이유가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세청은 이들을 국내 거주자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세법에 따르면 과세기간 2년 가운데 국내에서 1년 이상 머물 경우 국내 거주자로 분류하기 때문이다.

목재, 종이 사업을 기반으로 하는 코린도그룹은 1969년 설립돼 연매출 1조 원대에 이르는 인도네시아에 재계 순위 20위권 기업이다.

아울러 검찰의 칼끝은 중견 건설업체인 삼환기업 최용권 회장도 겨누고 있다. 검찰은 최 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는 최 회장이 4,500억 원대 해외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 등에 대한 수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최근 고소인 조사를 마치고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한 자료를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은 앞서 미국에 거주 중인 최 회장의 여동생 최모씨가 비자금 조성과 조세 포탈 의혹 등에 대해 최 회장을 검찰에 고소하면서 비롯됐다.

검찰 주변에서는 이 사건을 특수 4부가 수사 중인 것을 놓고 "고소형식을 빌려 수사를 하고 있지만 실은 최 회장의 여동생이 최 회장을 고소한 다른 내막이 있는 것 아니냐"는 말도 들린다. 여동생이 최 회장을 고소하도록 종용한 세력이 있거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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