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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핫라인' 가동… 김정은 사진 공개한 이유는

朴대통령 ‘대화’ 메시지에 대한 화답… 北 남북 회담에 적극 나설 듯
北 실세 3인방 인천 방문 후 남북 간 ‘핫라인’ 구축
朴정부의 ‘북한판 뉴마셜플랜’ 기대… 남북경협 속도낸다
北 NLL 침범, 대북 삐라 총격전 불구 남북대화 계속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잠적 40일 만에 언론 매체를 통해 외부에 모습을 드러냈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14일 김 제1비서가 평양에 완공된 과학자 주택단지인 위성과학자주택지구를 현지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불과 사흘만인 17일 다시 현장시찰에 나선 모습을 공개했다.

두 차례에 걸친 현장 시찰에는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당 비서, 김정관 인민무력부 부부장 등이 동행해 김 제1비서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에 따라 그간 김 제1비서의 잠적을 놓고 불거졌던 중병설, 정변설, 유고설 등 여러 해석과 억측은 일거에 해소됐다.

그럼에도 김 제1비서가 오랜 잠적 끝에 14일 처음 모습을 보인 것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사진의 날짜를 알 수 없고 종래와 달리 동영상이 없다는 것을 근거로 조작설을 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국내외 북한 소식통에 따르면 김 제1비서의 신변에는 큰 이상이 없고 단지 건강에 일부 문제가 있는 정도라고 한다.

주목되는 것은 김 제1비서가 잠적 40일 만인 14일 갑작스럽게 등장한 점이다. 북한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실세 3인방의 인천 방문 후 물밑에서 남북 ‘핫라인’이 가동한 결과로 향후 남북관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남북 핫라인이 구축된 배경과 김 제1 비서의 행보, 그리고 향후 남북관계 변화를 추적했다.

김정은 왜 14일 등장했나?

김정은 제1 비서가 한 달 넘는 잠적 끝에 모습을 처음 공개한 것은 14일 북한 언론을 통해서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은 14일 일제히 김 제1비서가 평양에 있는 ‘위성과학자주택지구’를 현지 지도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최룡해ㆍ최태복 당 비서, 한광상 당 재정경리부장, 김정관 인민무력부 부부장 등이 동행했다.

조선중앙TV는 이날 오후부터 모두 네 차례에 걸쳐 김 제1비서의 현지 지도 소식을 방송했지만 동영상이 아닌 20여 장의 사진만 내보냈다.

노동신문도 이날 현지 지도 소식을 1면에 보도하면서 김 제1비서의 사진을 10장 실었다. 사진 속 김 제1비서는 허리 높이의 검은색 지팡이를 짚었고, 이동할 때는 전기자동차에 타는 등 다리가 완쾌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이는 과거 김일성ㆍ김정일 시대에 건강이 회복된 뒤 모습을 보인 것과 대조되는 것으로 베이징의 북한 소식통은 “그만큼 김 제1비서가 급했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전했다. 다시말해 김 제1비서의 사진이 14일 갑작스럽게 공개했다는 것이다.

그 배경에 대해 소식통은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통일준비위원회(위원장 대통령)에서 5ㆍ24조치를 대화로 풀자고 밝힌 것과 관련 있다고 전했다. 즉 박 대통령의 대화 제의에 북한이 긍정적인 화답을 했다는 것이다.

사실 북한 실세 3인방의 인천 방문 후 남북 간에 해빙 분위기가 고조됐지만 3일 뒤 연평도 인근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발생한 남북 함정 간 교전, 10일 대북삐라 살포를 계기로 남북 포격전이 발발하면서 남북관계가 다시 경색국면으로 회귀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높았다.

이런 가운데 박 대통령이 13일 통일준비위원회 2차 회의에서 북한의 무력도발에는 단호히 대응하면서도 남북 관계를 ‘대화’로 풀어가자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북한은 다음날 즉답 대신 김 제1비서의 근황 사진을 공개해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김 제1비서는 지난달 3일 모란봉악단 신작 음악회 관람 이후 한 달 넘게 자취를 감춰 왔다. 잠적 기간이 길어지면서 김 제1비서의 거취에 대해 실각설, 쿠데타설, 와병설 등 여러 소문이 난무했다. 정보력을 자랑하는 미국과 유럽의 유력 언론조차 ‘신변이상설’ 을 제기했다. 박근혜정부 일각에서도 북한 비상사태를 의심했다.

국내외 이목이 북한에 쏠린 가운데 김 제1비서의 모습이 14일 공개됐다. 비록 김 제1비서가 지팡이를 짚고 있었지만 신변에 이상이 없고, 북한 체제 또한 안정적이라는 것을 대내외에 과시했다.

사실 이날(14일) 김 제1비서의 근황 공개는 바로 전 날 박 대통령이 ‘대화’를 말한 데 대한 ‘화답’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김정은 체제의 안정성을 대내외에 알린 효과가 컸지만 14일 김 제1비서의 등장은 북한이 박근혜정부와 ‘대화’를 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이는 김일성ㆍ김정일 시대에 건강에 이상이 있을 경우 완쾌된 뒤 모습을 보인 것과도 대조되는 것으로 그만큼 북한이 박 대통령의 ‘대화’ 해법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그러한 데는 북한 실세 3인방이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을 이유로 방한한 이후 남북 간에 ‘핫라인’이 가동된 것과도 관련 있다. 즉 박 대통령의 남북 간 ‘대화’ 천명에 핫라인이 가동돼 북한 입장(김정은 공개를 통합 화답)이 신속하게 나타난 것이다.

남-북 ‘핫라인’ 가동 배경은

남북 간에 ‘핫라인’이 가동된 단초는 지난 4일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전격적인 인천 방문이다. 이날 북한은 최고위급 실세 3인방을 남한에 보내는 ‘파격적인’ 행보를 취했다.

북한이 그러한 행보를 한 데는 10월 1일 러시아를 방문한 리수용 외무상이 평양에 긴급 연락한 게 결정적이었다.

정통한 북한 소식통에 따르면 리 외무상은 9월 27일 유엔에서 반기문 총장과의 대담에서 북한의 대변화에 한국과 러시아가 중대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것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통해 확인했다. 그리고 리 외무상은 지체없이 그러한 사실을 평양에 알렸다.

평양엔 비상이 걸렸다. 북한 대변화에 ‘한국의 역할’을 확인할 필요가 있었고, 누가 그 임무를 수행할 것인가를 놓고 격론이 벌어졌다. 사안이 북한의 명운을 가를 수 있는 만큼 최고위급 인사를 남한에 보내기로 하고 황병서ㆍ최룡해ㆍ김양건 등이 나섰다.

그렇다면 북한 리수용 외무상이 반 총장을 통해 들은 한국과 러시아의 역할, 그리고 실세 3인방이 방한해 확인하려고 한 ‘한국의 역할’은 무엇일까.

그 핵심 내용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과 관련 있다.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에는 대규모 대북지원을 통해 북한을 변화시킨다는 이른바 ‘북한판 마셜플랜’에 관한 비밀약속이 있었다. (주간한국 제2547호, 2014년 10월13일자 참조)

이 프로젝트는 우리 정부의 대북 물적 지원을 통해 북한을 안정적으로 변화시키고 남북이 공동 발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김정일 위원장은 이 ‘밀약’을 믿고 10∼50년의 북한 발전 장기 계획을 수립했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는 김대중정부 기간 이행되지 못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현대그룹 등을 통한 막대한 자금 지원이 북한핵 개발에 전용돼 불신을 받은 데다 ‘북한판 마셜플랜’에 필요한 재원 등을 한국 정부만의 결정으로 추진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정일 위원장은 2007년 10월, 퇴임 두 달여를 앞둔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밀약’의 이행가능성을 확인했지만 ‘불가(不可)’ 하다는 입장을 듣고 크게 낙담했다. 이명박정부 때는 남북의 극한 대립으로 ‘밀약’은 거론조차 안됐다.

이후에도 북한은 우리 정부에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6ㆍ15 선언’ ‘10ㆍ4 선언’ 이행을 줄기차게 요구하며 사실상 ‘밀약’ 이행을 촉구했고, 직간접의 남북 접촉을 통해서도 ‘밀약’의 실행 가능성을 타진했다. 그러나 김대중ㆍ노무현ㆍ이명박 정부 내내 ‘불가’ 입장만 확인했다.

그런데 박근헤정부가 출범하면서 ‘변화’ 조짐이 일었다. 북측에‘밀약’의 이행 가능성이 보인 것이다. 박근혜정부는 ‘밀약’을 넘어선 박근혜식 ‘북한판 뉴마셜플랜’을 구상하고 추진한다는 메시지를 직간접으로 북측에 전했다.

사실 북한의 대변화를 이끌 대규모 지원은 재원 등이 전제되야 하는데 이는 박정희 대통령 시대부터 역대 정권을 이어오면서 상당 부분 마련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재원 등은 박정희 대통령이 ‘민족통합(남북통일)’이라는 장대한 구상을 한 것을 계기로 마련된 것으로 전해진다. 따라서 이 ‘재원’은 민족(남북) 통합에만 활용될 것으로 남북한의 특수상황으로 인해 유엔 등 국제기구의 간여가 전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희 대통령의 마지막 유훈은 ‘남북통일’로 알려지고 있는데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초부터 남북관계 발전에 전력하고 올해 통일준비위원장을 맡아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부친이 박정희 대통령의 유훈을 실천하는 의미도 담겨 있다.

박 대통령은 집권 2년차에 대북 프로젝트를 현실화하기 위해 지난 9월 말 유엔을 방문해 반기문 사무총장을 만났다. 프로젝트 이행에 필요한 ‘재원’의 집행에 유엔 등의 승인이 필요하고, 남북 대화에 반 총장의 역할을 주문하기 위한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 리수용 외무상은 반 총장과의 담화를 통해 박 대통령의 ‘민족(남북) 통합’에 관한 그랜드플랜(북한판 뉴마셜플랜)에 대해 얘기를 들었고, 이 과정에 한국 정부와 러시아의 역할을 알게 됐다는 후문이다.

북한 수뇌부는 리수용 외무상의 러시아 방문과 실세 3인방의 인천 방문을 통해 박근혜정부의 남북통합에 관한 입장과 앞서 ‘밀약’의 실체를 확인한 뒤 남북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귀국한 뒤 남북 간에 ‘핫라인’이 가동된 것은 그러한 배경에서다.

남북 ‘핫라인’의 역할과 기대

지난 4일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인천 방문을 계기로 남북 간에‘핫라인’이 가동되기 시작했다. 이를 전한 소식통에 따르면 박근혜정부는 대북 프로젝트의 조속한 추진이 필요했고, 북한은 김대중정부 때부터 이행되지 않았던 대규모 대북 지원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남북 ‘핫라인’은 인천을 방문한 북한 대표단 중 실무진과 우리 정부 관계자의 협의를통해 구축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4일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인천을 방문했을 때 모든 이목과 뉴스는 실세 3인방에 집중됐다. 그러나 이들의 방한 목적이 전술한 ‘한국의 역할’ 확인에 있었던 만큼 이에 대한 임무는 북한 실세 3인방을 포함한 11명 중 일부 실무진들에 의해 이뤄졌다. 북측 인사 중 인천 방문을 하자마자 공식 석상에서 사라진 이들이다.

이들 실무진은 모처에서 우리 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이전 정부가 ‘밀약’을 이행할 수 없었던 이유를 확인했고, 아울러 박근혜정부의 대북 입장과 프로젝트에 대해 상당한 기대를 나타낸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북측 관계자는 우리 정부의 대북 태도에 따라 그에 상응한 대남 입장을 보이겠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진다.

소식통에 따르면 황병서 총정치국장이 군복을 입고 방문한 것은 우리 정부가 대북 이행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군사적 행동도 불사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일종의 ‘경고’라는 해석이다.

남북 양측이 서로에게 ‘필요한 부분’을 확인한 이후 이를 신속하게 진행하기 위해 ‘핫라인’을 가동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그리고 핫라인의 첫 작품은 15일 열린 남북 군사 당국자 접촉으로 전해진다. 이후 남북 고위급 회담도 이 핫라인을 통해 조율될 것이라는 전언이다.

남북관계 ‘대변화’ 시동

오랜 기간 경색돼 온 남북관계는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인천 방문 이후 새롭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의 NLL 침범과 대북 삐라 살포 문제로 남북 간에 긴장이 조성되고 충돌 모양새를 보이기도 했지만 ‘큰 흐름’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는 게 정통한 북한 소식통의 전언이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은 통일준비위원회 2차 회의를 통해 북한에 대한 새로운 지원 방안을제시했다. 북한의 최대 현안인 ‘경제’에 초점을 둔 점이 두드러진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아시아ㆍ유럽 정상회의(ASEM)를 마치고 귀국한 뒤 대북 로드맵을 적극 펼칠 것이라고 한다.

북한 또한 박근혜정부의 대북 행보를 주시하며 긍정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전해진다. 남북 고위급 회담을 포함한 남북 접촉은 물론, 5ㆍ24 조치 해제와 관련해 ‘유감 표시’등 전향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라는 전언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우선 비정치적인 분야인 남북경협과 이산가족상봉, 금강산관광 재개 등이 속도 있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소식통에 따르면 개성공단 운영은 새로운 차원에서 추진될 것이라는 말도 들린다. 즉 현재와 같이 북한 내 개성에서 운영되는 데 따른 ‘3통(통행, 통신, 통관)문제’등을 탈피하고 보다 효율적으로 남북이 공동으로 발전할 수 있게 남북접경지역에 공단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금강산관광의 경우도 박 대통령이 주창한 ‘DMZ 세계평화공원’ 과 연계해 추진되는 방안도 거론되 있다.

남북관계의 의미 있는 변화는 조만간 개최될 남북고위급회담과 박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를 통해 구체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해진다. 그만큼 남북 ‘핫라인’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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