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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인사·부실경영에 멍든 한전산업개발

사정기관, 각종 비리 의혹 들추나… 국감서 '낙하산 커넥션' 집중 추궁
"부실·방만 경영으로 막대한 손실"… 노조측, 전·현직 경영진 배임 고발
여권핵심-총연맹-낙하산 임원 간 '삼각커넥션' 구도 성립 의혹도
검찰 등 사정기관 주변에서 한전산업개발(이하 한산개발)을 둘러싼 여러 비리 의혹을 검찰과 경찰이 들추려 한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이 소문은 지난 8월부터 조금씩 나오기 시작하더니 국감 직후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최근 국정감사에서 한산개발에 대주주를 통한 낙하산 인사가 이어지며 비정상적인 경영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와 그러한 소문에 더욱 무게가 실렸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이원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0월 27일 산업통상자원부 종합감사에서 "한산개발의 비정상경영의 원인은 계속된 낙하산 인사 탓"이라며 "낙하산 인사에 의해 투입된 임원진들은 자신들의 사리사욕을 챙기며 전횡을 일삼아 왔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한산개발은 투자성이 없는 대한광물 등에 투자해 277억원 정도의 손실처리와 함께 자회사 주식을 10원에 매각하는 등 납득할 수 없는 일들을 연이어 벌여 왔다.

이 의원은 이날 이삼선 한산개발 사장을 비롯해 김영한 전 한산개발 사장 등을 증인으로 채택해 한산개발을 둘러싼 낙하산 커넥션에 대해 집중 질의하며, 비정상적 경영환경에 대한 책임을 따졌다.

이로 인해 한산개발은 그동안 권력층과 연결된 인사들이 낙하산으로 사장자리를 꿰차온 사실이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이들 낙하산 임원들의 부실ㆍ방만경영으로 인해 부실회사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한산개발 안팎에서 적지 않게 제기되고 있다.

정상화 외치는 노조 탄압

한산개발 노조(위원장 신민식)는 낙하산 인사들에 의한 횡포(?)에 적극적으로 맞섰다. 하지만 권력 앞에서 그들의 도전은 번번히 좌절됐다. 낙하산 인사는 계속됐고 회삿돈은 줄줄 새나갔다. 급기야 노조는 최후의 수단으로 회사 전ㆍ현직 경영진을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노조는 지난 7월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산개발의 대주주인 한국자유총연맹과 전ㆍ현직 경영진이 부실경영으로 회사에 막대한 손실을 입혔다"며 고발의 이유를 밝혔다.

한국전력(이하 한전) 자회사였던 한산개발은 2003년 자유총연맹이 한전으로부터 지분 51%를 인수해 민영화됐다. 노조에 따르면 당시 자유총연맹이 한산개발을 인수하면서 마련한 돈은 6억6,000만원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자유총연맹은 2010년 코스피에 상장될 때까지 매년 40억원에서 60억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코스피 상장과 함께 지분 20%를 매각하면서 벌어들인 358억원의 차익까지 합하면 자유총연맹은 1,0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린 셈이 된다.

한산개발 사정을 잘 아는 노조와 사정기관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회사의 부실의 원인이 전적으로 자유총연맹에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자유총연맹 뒤에서 한산개발의 각종 자금을 빼간 권력과 그 줄을 타고 내려온 낙하산 인사들에 상당한 책임이 있다는 평가다. 자유총연맹은 권력자들이 한산개발을 위해 이용한 도구에 불과하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한 검찰 관계자는 "자유총연맹은 안전행정부의 절대적 영향력 아래에 있고 안행부는 청와대 영향력 아래에 있으니 연맹 입장에서 권력자들이 시키는 것을 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노조의 주장에 따르면 한전산업개발은 출자회사 형태로 신규사업에 371억원을 투자했고, 출자회사의 금융기관 차입금 중 271억원에 대해 최대주주로 연대보증을 섰다가 총 277억원의 투자 관련 손실을 입기도 했다.

노조는 사태의 배후에 낙하산 경영진의 알력다툼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 자유총연맹이 한산개발의 대주주가 되면서 낙하산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임명된 이삼선 사장은 이한동 전 자민련 총재가 국무총리였을 때 비서관이었다. 노조는 이삼선 사장 임명 당시 "전력 분야는 물론 경영경력도 없는 낙하산"이라고 반대했다.

올해 3월 취임한 윤기영 감사는 새누리당 중앙위원회 고문을 맡고 있고, 신동혁 관리본부장은 지난해 3월까지 자유총연맹 사무부총장으로 일하며 박창달 전 자유총연맹 회장과 친분이 깊다.

이렇게 세 사람의 배후가 다르다 보니 힘겨루기 대결구도가 형성돼 내부 진통에 시달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분석이다.

한산개발의 한 인사는 "한전산업개발의 비정상 경영은 정상적 노조활동에 대한 탄압을 일삼았다"며 "낙하산 인사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는 노조의 기자회견에 참석할 경우 불이익을 주겠다는 공문을 발송하는가 하면 실제로 기자회견에 참여한 노조원들을 징계하는 사건도 있었다"고 폭로했다.

이에 이원욱 의원은 "한전산업개발의 비리와 부실경영은 1대 주주인 자유총연맹의 낙하산 인사에 의해 저질러진 횡포이며, 2대 주주인 한전의 수수방관도 큰 몫을 했다"며 "감사원 감사청구와 더불어 검찰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검찰수사 경우에 따라 폭탄

또 이 의원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전은 자유총연맹에 이어 한산개발의 2대 주주인데도 1대주주의 권한 남용을 방조하거나 한전 퇴직자를 한산개발 임원진으로 낙하산 재취업시키는 특혜를 누려왔다.

한전은 1990년 100% 전액 출자로 한산개발을 설립했으나 2003년 한전 지분 51%를 자유총연맹에 매각했다. 한산개발은 2010년 상장돼 2014년 현재 자유총연맹은 31%, 한전은 29%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한산개발 역대 사장으로는 2004년 민정당 사무총장 출신이자 자유총연맹 회장인 권정달 사장이 취임했고, 뒤이어서도 청와대 낙하산 인사로 알려진 김영한 사장이 취임했다. 이후 한전 출신 최준규 사장을 거쳐 현 사장은 이한동 전 총리 비서관 출신이다.

이삼선 사장의 선임 배경을 보면 여러 면에서 석연치 않다. 노조의 주장대로 한산개발 업무와 전혀 관련 없을 뿐만 아니라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과 가까운 인사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 사장이 현재 인천시장인 유정복 전 안행부장관이 자유총연맹 총재에게 추천해 사장자리 오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삼선 사장이 사장 후보로 거론될 당시 김명환 전 총재는 <주간한국>과의 전화통화에서 이 같은 사실관계를 묻는 질문에 "복잡한 정치적 관계 속에서 결정된 문제"라고 말한 바 있다.

이러한 관계 속에 사장에 오른 이 사장은 김 전 총재에 매달 고문료 명목으로 1,000만원씩을 지급했다. 또 6ㆍ4 지방선거 당시 홍문종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 체제에서 안행부 장관이던 유정복 시장은 인천시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런 과정을 종합하면 '여권핵심-자유총연맹-낙하산인사'라는 삼각커넥션구도가 그려진다. 정치권 일각에서 이 커넥션과 관련된 여러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그런 까닭에서다.

노조는 "경영 정상화를 위해 한 푼이라도 아껴야 하는 상황에서 특별한 활동도 하지 않는 기타비상무이사(1명)와 고문(3명)에게 연간 3억240만원을 지급하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줄줄 샌 돈 어디로?

노조에 따르면 김 전 총재는 지난해 10월 한산개발 기타비상무이사를 맡으면서 향후 3년간 활동비 명목으로 월 1,000만원씩을 받았지만 똑같은 기타비상무이사를 맡고 있는 이호평 전 한전전력구입처장에게는 활동비가 전혀 지급되지 않는다.

아울러 노조는 한산개발 전현직 경영진 10명을 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전현직 경영진 10명은 한전산업개발의 채권을 자회사인 한산개발의 대표이사에게 양도하는 과정에서 실제 가치보다 현저하게 낮은 가격으로 양도했다. 한산개발은 이를 양수받은 후에도 대금지급 약정을 이행하지 않아 한산개발에 재산상 손해를 입혔다. 또 철광산 투자순위를 조작한 후 양양철광산에 투자해 한산개발에 수억원의 손해를 입히기도 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투자손실 배경에 대해 노조는 "대표이사는 물론 관리본부장 같은 실세가 정권이 자유총연맹을 통해 내려보낸 낙하산 인사들로 채워졌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한산개발의 활동비 지출 내역을 보면 원성수 전 한전산업개발 감사와 육상윤 전 발전본부장에게 각각 월 470만원, 400만원의 고문료를 지급했다.

한편 한산개발이 사실상 주인인 한국광물자원공사가 코스닥 등록업체의 주가 조작에 연루됐다는 의혹에 휘말렸다.

지난 10월 27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에서 홍익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광물자원공사가 희소자원인 희토류에 대한 거짓정보를 흘려 결과적으로 특정 업체의 주가가 폭등했다"며 "'제 2의 CNK'라 불릴 만큼 사안이 심각해 철저한 규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광물자원공사가 지난 2010년 12월 현재 스포츠서울의 전신인 '대한광물'을 설립해 대한철광과 한전산업개발 공동 투자 80억원으로 영양철광산 재개발을 꾀했다"고 전했다.

대한광물 설립 후 불과 20여일 만에 <스포츠서울>과 한전산업의 주가가 각각 320%, 365%로 폭등한 것이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홍 의원은 "대한광물 설립 직전 광물자원공사는 희토류가 경제성이 없는데도 마치 경제성 있는 다량의 희토류가 매장되어 있다는 정보를 흘렸다"며 이를 보도한 <스포츠서울> 역시 이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홍 의원은 같은달 21일 국정감사에서 고정식 광물자원공사 사장이 "희토류는 채광된 적이 없으며 경제성을 갖춘 희토류 매장이 확인됐다는 보고도 아직까지 받은 바가 없다"는 답변을 듣고 "답변대로라면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홍 의원은 한전산업과 <스포츠서울>이 거짓 정보를 흘려 주가가 폭등하도록 유도해 결국 개인투자자들만 손해를 떠안았다며 이번 국감에서 윤상직 산업부장관에게 "산업부가 직접 조사 후 혐의가 나오는 대로 검찰에 고발 조치하라"고 주문해 향후 검찰 수사 여부와 수사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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