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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김무성 사당화"라며 직격탄 날린 까닭은?

'문무 공조' 흔들리고 동상이몽으로 흘러가나
김 위원장 측근 "김 대표 주변 강경파가 혁신안에 제동" 불만
  • 김문수(왼쪽) 새누리당 보수혁신특위 위원장이 11일 공개석상서 김무성 대표를 거론하며 "당이 사당화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조옥희 기자] "당이 사당화되고 있다."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특위 위원장이 11일 공개 석상에서 꺼낸 얘기다. 김 위원장이 김무성 대표를 거론하면서 이같이 언급하자 일순 장내에는 긴장이 흘렀다. 마침 면전에 앉아 있던 김 대표를 겨냥해 "당이 '김무성 사당화'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린 셈이기 때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김 위원장이 갑자기 폭탄 발언을 한 배경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또 '문무(김문수+김무성) 공조'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 대표가 지난 9월 김 위원장을 보수혁신특위 위원장으로 임명할 때만 해도 당내 유력 대선주자 간의 협력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두 사람의 관계는 '동상이몽'으로 흐르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보수 대혁신, 어떻게 할 것인가' 세미나에 참석해 당의 권한 집중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이날 오전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보수혁신특위가 내놓은 혁신안에 제동이 걸린 직후였다. 혁신특위는 내년도 국회의원 세비 동결, 출판기념회 전면 금지,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제한 등을 골자로 하는 혁신안을 내놓았으나 발언에 나선 의원들 대다수가 강하게 불만을 표시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세미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새누리당은 집단지도체제, 최고위원 제도를 도입했는데도 김무성 대표에게 권력이 집중된다"면서 "당 대표에게 너무 집중돼 있는 권력을 분산하고 사조직화돼 있는 당의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당이 어떤 개인의 팬클럽 비슷하게 사당화돼 있다"면서 "앞으로는 대통령에 출마할 사람은 주요 당직을 맡아선 안 되며, 국회의원을 할 사람도 당협위원장을 맡아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당 대표)1인에게 집중돼 있는 당 구조, 1인의 사조직화 돼있는 당 구조를 많은 국민이 동참하는 당 조직으로 바꾸도록 제도화할 계획"이라고 개혁 방안을 거론했다. 그는 선거제도 개혁과 관련해선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를 통해 공천권을 국민께 돌려 드리는 국민공천 제도를 확립하려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기조 연설 전에 축사를 한 김무성 대표는 "보수혁신은 국민이 절대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바탕으로 반드시 실천으로 이어져야 한다"며 "보수혁신이 제대로 이뤄지려면 무엇보다 정치권이 국민으로부터 조롱의 대상이 되지 않고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김 위원장의 발언을 들은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 구조는 집단지도체제이고 대권주자는 출마 1년 반 전에 그만두게 돼 있다"면서 "김 위원장 주장은 그것마저도 하지 말자는 것인데, 상황 변화를 미리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 김 위원장은 이날 왜 '김무성 사당화'를 거론했을까. 이에 대해 우선 원론적 언급이란 분석이 있다. 정당 개혁 방안을 거론하면서 당의 권력 집중 문제를 제기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의 한 측근은 "새누리당의 대표가 바뀌면 주요 당직자들이 거의 모두 바뀌어 왔는데, 김무성 대표 등장 이후에도 꼭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느낀 것"이라면서 "특정인에게 당의 권력이 집중하는 것을 막기 위한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언급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분명한 의도를 갖고 발언했다는 해석도 적지 않다. 작심하지 않고는 김 대표 면전에서 정치적 파장을 낳을 수 있는 언급을 할 리가 없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 측의 다른 인사도 그런 점을 어느 정도 시인했다. 이 인사는 "김 대표가 혁신안을 돕겠다고 말하고 있으나 김 대표 주변 세력 중 강경파 인사들이 혁신안에 대해 강하게 제동을 걸고 있다"면서 "이런 측면도 고려해 김 위원장이 언급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대표 세력들이 더 이상 혁신위에 브레이크를 걸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견제구를 날린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이번 일로 양측이 전면전을 벌이는 상황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를 앞둔 샅바싸움 정도로 볼 수 있다. 두 사람은 정몽준 전 대표, 홍준표 경남지사,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등 다른 잠룡들과 함께 계속 협력과 대립 전선을 오가면서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신경전은 두 사람의 미묘한 관계를 잘 보여준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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