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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지도 저러지도… 속 타는 안철수

차기 당권 경쟁 앞두고 여전히 침묵 행보… 일각선 자세 변화 요구도
문재인과 각 세우는 박지원 등 비노 지지하자니 친노와 적대관계 우려
[조옥희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의 차기 당권 경쟁이 사실상 ‘문재인 대 반(反)문재인’ 구도로 흘러가면서 안철수(사진) 상임고문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비노진영에서 '문재인 대항마'로 내세울만한 거의 유일한 주자라는 점에서 안 고문의 선택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안 고문은 공동대표직을 내려놓은 뒤 간간이 당 안팎의 일정을 소화했지만 최근에는 이마저도 잘 보이지 않는다. 3개월째 침묵 모드다.

지금 당내 상황은 온통 내년 초 열릴 전당대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친노진영은 문 의원 대세론을 앞세워 그를 옹립하려는 분위기이지만, 비노 진영에서는 '당권-대권 분리' '계파 수장 불출마' 등의 논리를 대면서 견제에 나서고 있다. 이렇게 격론이 벌어지고 있지만 정작 문 의원과 대척점에 서 있는 안 고문은 말이 없다. 그의 묵언 행보에 불만을 가진 이들이 많지만 안 고문 입장에서는 지금 시점에 나서기 어려운 이유가 적지 않다.

먼저 안 고문 입장에서는 독주 채비를 갖추고 있는 문 의원의 행보가 마음에 들 리가 없다. 어떻게든 견제를 해야 하지만 적절한 묘수가 없다는 게 고민이다. 새정치를 표방하며 정치에 뛰어들어 민주당과 합당을 이뤘는데, 이제와서 친노진영 등 특정 계파를 지목하며 '문재인 저격수'를 자임한다는 건 그가 쌓아올린 이미지와 거리가 있다. 국민적 지지율 하락이 우려되는 것이다. 더구나 친노와 반대편에 설 경우 이들의 공격 강도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자칫 본선에 오르기도 전에 내부 경쟁에서 치명상을 입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손놓고 있을 수도 없다. 문 의원이 당권을 쥔다면 2년 후 총선에서도 공천권을 상당 부분 발휘하게 된다. 당내 대선 경쟁에서 그만큼 안 고문이 불리해진다는 이야기다. 안 고문이 주저하는 사이 박지원 의원이 문 의원 공격에 열심이고, 18일에는 김영환 의원도 나서 문 의원에 직격탄을 날렸다. 안 고문과 이들이 공개적으로 소통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속으로는 충분히 교감이 이뤄지고 있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다수다. 이미지 등을 고려해 대놓고 관계를 유지하지는 않지만 겉으론 중립성 침묵을 유지하면서도 이렇게 소극적으로나마 문 의원 견제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물론 안 의원은 지난달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전당대회는 내 관심사가 아니다”라며 “당 내부문제에 말을 더 보태고 싶지 않다”고 당과 거리두기를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당은 밖으로는 여당과 무상복지 논란과 예산 문제 등으로 치열한 신경전을 거듭하고 있고, 안으로는 전당대회 룰을 포함한 지역위원장 선정을 놓고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그런데도 당의 대주주인 안 고문이 아무런 입장도 내놓고 있지 않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같은 태도는 자신을 지지하는 당내 중도파 세력에게도 지지를 받기 힘들다는 반응이 대체적이다. 이와관련 박지원 의원은 안 고문에게 "정치 현안에 대한 꾸준한 의사 표시가 정치"라고 훈수를 둔 바 있다.

실제 안 의원의 길어지는 침묵은 대선 후보 선호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17일 공개한 11월 2주차 주간집계 결과에 따르면 여야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안 고문은 6.3%로 6위를 기록했다. 최근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문재인 의원이 13.9%를 기록하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선 것과 비교했을 때 초라한 수치다. 이래저래 안 의원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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