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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위기론' 인적 쇄신 불가피

비선 연결 지목 '3인방' 외 비서실 개혁설도
김기춘 실장 교체 유보하고 3인방 보직 변경 구상도
  • 김기춘 비서실장(오른쪽)과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과 관련, 검찰 수사는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등 청와대에 대한 불신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이 때문에 청와대와 새누리당 안팎에서는 청와대가 인사개혁을 통해 쇄신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요구가 늘고 있다.

최근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방편으로 김기춘 비서실장과 더불어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을 포함한 ‘문고리 3인방’ 교체 등 청와대 내 인적 쇄신방안이 여권에서 조심스럽게 대두되고 있다. 여권 내부에서는 청와대가 이번에 인사 개혁을 하지 않을 경우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커다란 위기가 올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검찰 수사 결과가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기에는 여러 면에서 부족하다는 게 새누리당의 판단이다. 이렇게 되면 남은 카드는 인적 쇄신 밖에 없다는 것이 당 지도부의 입장이다.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해 청와대는 아직 구체적인 입장을 당에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지금 인적 쇄신을 할 경우 오히려 긁어 부스럼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지배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정치권 주변에서는 청와대가 이르면 1월 중순 또는 2월 초경 인적 쇄신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 비서실 개혁 1순위

인적 쇄신론과 관련해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가장 먼저 거론되고 있다. 김 실장은 이번 문건 유출 사건과 관련해 문건의 핵심 인물로 거론되지는 않았지만 문건 유출 사건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아울러 사건이 진행되는 동안 줄곧 이렇다 할 해결책 제시 노력 없이 침묵을 지켜 교체임박설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청와대 업무를 총괄하는 관리자로서 문건 유출과 그 바탕이 된 공직기강 붕괴 등의 최종 책임자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김 실장은 1월 초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작성한 문건 관련 내용을 보고받았고 이후 청와대 문건들이 다량 유출된 정황을 파악하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이를 의심스러운 눈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여권 일각에서는 이재만ㆍ정호성ㆍ안봉근 등 비서관 3인방 중 일부에 대한 인적 쇄신 필요성도 거론하고 있다. 이들이 비선실세와 연결됐다는 의혹이 무성하고 권력 투쟁의 핵심으로 지목된 이상 그대로 둘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여권 일부에서조차 이들의 업무 방식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번 기회에 이들에 대한 교체 요구가 봇물을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하지만 현재 박 대통령 주변에 믿을 수 있는 핵심 측근이 많지 않다는 말이 무성하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이 이들 문고리 3인방에 대한 교체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치권 일부에서는 박 대통령이 소극적 인사쇄신을 단행할 경우 새누리당 안팎에서 반발 여론이 크게 일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총선을 남겨놓고 있는 상황에 청와대 불신이 뿌리박힐 수 있기 때문에 이대로는 위험하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하다. 청와대가 국민적 실망감을 크게 안겼기 때문에 신뢰회복을 위한 박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새누리당 비박계에서는 지배적이다.

최근 문건유출 파문으로 국정수행 지지도가 집권 후 최저수준으로 떨어지며 핵심지지층마저 이탈조짐을 보이고 있어 여권의 불안감은 크다. 이에 청와대가 국면 반전과 집권3년차 국정과제 추진 및 분위기 일신을 위한 획기적인 돌파구 마련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강하게 분출되고 있다.

청와대는 “일단 아직 검찰 수사가 끝나지 않은 시점이고 세간이 여러 의혹들이 사실과 무관하기 때문에 인적쇄신 단행은 명분이 없다”며 인적쇄신 요구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17일 기자들과 만나 일부 언론의 조만간 총리와 비서실장 교체를 포함한 인적쇄신 단행 보도에 대해 “그런 움직임을 알고 있지 못하다”고 밝혔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문건 유출 사건 전 청와대가 인적쇄신을 준비하고 있었으나 쇄신요구 대상이 문고리 3인방을 포함한 십상시 등 박 대통령의 수족들로 바뀌는 바람에 전면 중단됐다는 소리도 무성하다.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집권 3년차에 즈음해 인적쇄신을 중심으로 국정전반에 걸쳐 대대적인 쇄신을 단행할 수밖에 없으며 실제 물밑에서 적잖은 준비가 진행돼왔으나 문건 유출 사건으로 모두 잠정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청와대는 향후 인적 쇄신 요구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안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소문이다.

인적쇄신 아니라 인사개편

청와대와 새누리당 안팎에서는 “문서유출 사건에서 탈피해 공무원연금개혁과 경제혁신, 일자리창출 등 어젠다에 국정의 에너지가 집중돼야 한다”며 3년차를 맞아 분위기 쇄신을 추진해 왔으나 최근 새누리당과 야권이 요구는 핵심권력층을 전면 개혁해야 한다는 것이어서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어느 선에서 타협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청와대는 문건 유출 파문 이전부터 이미 적지 않은 후보군의 인사검증을 마치고 인적 쇄신의 폭과 시기를 저울질해왔다는 관측이 적지 않았다. 따라서 청와대는 향후 기존에 검토한 인사와 더불어 핵심 3인방 등 일부 청와대 인사들의 보직을 변경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될 경우 회전문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어 일부에 대한 교체만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

또 인적 쇄신과 관련해 정홍원 국무총리의 교체가 불가피하다. 이에 청와대 주변에서는 국정경험 등이 풍부한 이완구 원내대표 등 여권의 중진 정치인이나 박 대통령과 국정철학을 공유한 중도적 인사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젊은 비정치인의 파격적 기용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지만 현 시점을 감안할 때 무리수라는 의견이 많다.

또 지난 6월 개각 당시 유임됐던 일부 경제부처 장관이나 수차례 사의를 표명해온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까지 중폭 수준의 개각이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청와대 문건 유출의 책임론이 불거진 김 실장이 정치권 일각의 인적 쇄신 요구를 피해가기 힘들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김 실장이 거취에 따라 일부 수석비서관의 교체도 뒤따를 전망이다. 하지만 김 실장이 교체될 경우 문건 유출 파문에 깊게 휘말렸던 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등 야권의 낙마공세를 받는 ‘비서 3인방’을 그대로 두기 힘들다. 이 때문에 김 실장 교체를 유보하고 3인방의 보직을 변경하는 쪽으로 가득을 잡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연내 전격적인 인적 쇄신이 단행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연내 인사교체는 문건과 무관하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일부 각료나 비서진의 부분교체라는 전망이다.

본 기사는 <주간한국>(www.hankooki.com) 제355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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