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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통일' 딜레마

남북관계 변화시킬 '콘텐츠' 부족… '통준위' 실효성 제기 발목 잡나
  • 박근혜 대통령과 5부요인, 정관계, 경제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2일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박대통령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 '통일호' 진두지휘… '흡수 통일' 등 부정적 시각 높아
'최고위급 회담' 미국 숨은 역할… 북한 '백두 혈통' 부상도 변수
'통일' '경제' 두마리 토끼 잡기… 새해 '험난한 여정' 예고


박근혜 정부 집권 3년차인 올해 국정의 축은 '경제'와 '통일'이 될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2015년 신년사'를 통해 경제 활성화와 통일의 길을 열어가는 데 국정의 방점을 두겠다면서 이를 통해 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를 여는 기반을 다지고 남북화해와 통일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박 대통령은 올해가 광복 70주년과 분단 70년을 동시에 맞는 역사적인 해임을 강조하고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실질적인 통일의 시대를 열어갈 것을 선언했다. 이에 앞서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회(위원장 박근혜 대통령)는 12월 29일 북한에 남북회담 제의를 하기도 했다.

우리 정부의 대북 메시지에 대한 북한의 화답은 일단 기대 이상이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이례적으로 "통일 대통로를 열자"며 '남북 최고위급 회담'을 언급하는 등 남북관계의 대변화 가능성을 전망케 했다.

2015년 새해를 전후해 남북 간에 훈풍이 감도는 가운데 남북 화해의 대변화가 현실화되기까지는 걸림돌도 적지 않다. 기존에 반복적으로 나타난 남북 간 이해관계에 따른 충돌과 우리정부와 북한의 특수 사정에 따른 장애 요인들이다.

이중에는 박근혜정부 자체 문제로 남북관계 변화를 좀처럼 이끌어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상당하다. 박 대통령의 통일의지를 뒷받침할 기관의 역할이 부재한데다 남북관계를 실질적으로 변화시킬 비전과 콘텐츠 부족, 여기에 '통일 국정'의 선봉에 있는 통일준비위원회의 역량 부족 등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 김정은 국방위원회제1위원장이 새해를 맞아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한 1일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지켜보고 있다. 김제1위원장은 이날 남북 고위급 접촉을 재개할 수 있으며 분위기가 마련되면 남북 정상회담도 개최할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
이는 박근혜 정부가 집권 3년차를 맞아 가장 비중있게 추진하고 있는 남북관계 발전과 통일기반 구축에 큰 걸림돌로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딜레마'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의지'

박근혜 대통령은 2013년 집권 초부터 남북관계 개선과 통일기반 구축을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대선 당시 밝힌 '한반도신뢰프로세스'를 구체화하는가 하면, '드레스덴 선언' '유라시아이니셔티브' '통일대박론' 등 남북관계 대전환의 모멘텀을 만든는 데 전력했다. 지난해 7월 15일에는 통일기반 과업을 진두지휘하는 기구로 대통령 직속'통일준비원회'를 발족하고 스스로 위원장을 맡아 직접 '통일호'를 운행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들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는 요지부동 경색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간혹 '변화'의 바람이 불기도 했지만 잠시 스쳐가는 미풍에 불과했다.

지난 2년간 냉온탕을 오가던 남북관계는 지난해 10월 4일 인천아시안게임 페막식 때 북한 실세 3인이 전격적으로 방한하면서 대변화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당시 북한의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비서,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등 실세 3인이 인천을 방문한 것은 지극히 이례적인 '사건'으로 많은 궁금증과 함께 남북관계 변화의 신호탄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이후 남북 고위급 회담이 한차례 열리긴 했지만 그것이 전부였고, 대북 전단 살포 문제 등으로 남북관계는 외형상 다시 경색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남북 간 물밑 대화는 꾸준하게 진행됐다. 베이징의 정통한 대북 소식통과 국내외 정보 관계자 등에 따르면 북한 실세 3인이 인천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남북 간에는 중요한 접촉이 있었다. 국내외 이목이 북한 실세 3인에 집중돼 있는 동안 북측 실무진들이 모처에서 정부 당국자와 만나 남북 현안을 논의했다는 것. 베이징의 소식통에 따르면 북측 실무진은 북한의 향후 대남 입장과 요구사항을 제시했고, 우리 정부의 대응에 따라 그에 상응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한다. 소식통은 북한이 강조한 것은 남북 경협과 지원이었고, 그 전제로 5ㆍ24조치 해제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앞서 북한 소식통 등에 따르면 인천을 방문한 북한 실세 3인 중 1명인 김양건 통전부장이 12월 24일 김성재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전 문화부 장관)와의 개성 회동에서 금강산관광과 5ㆍ24조치 문제를 언급하면서 "소로(小路)를 대통로로 만드는 계기" 를 운운하고 "남북관계가 정말 좋아지길 바라고 있다"고 한 것 등은 지난해 10월 4일 인천을 방문한 북한 실무진이 우리 정부에 요구한 것과 연장선상에 있다고 해석될 수 있다.

이러한 기반 위에서 12월 29일 통일준비위회가 북측에 남북회담을 제의했고, 북한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최고위급 회담'을 언급함으로써 남북관계의 대변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북한 '백두혈통'의 부상

북한 실세 3인의 인천 방문 이후 순항할 것 같은 남북관계는 고위급회담을 한 차례한 후 중단됐다. 표면적인 이유는 대북전단 살포가 문제였다.

하지만 남북대화가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한 데는 북한의 '속사정'이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베이징의 소식통은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 전체를 조율하는 컨트롤타워가 없다보니 대남 대화에 누가 나설지를 놓고 내부 이견이 심각하다"고 전해왔다. 다시말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북한을 실질적으로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러한 판단은 미국 대북 정보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설득력있게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한 대북 전문가는 "김정은은 장성택을 처형한 세력들에 의해 전면에 내세워지고 있을 뿐 북한을 전체적으로 지배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면서 "미국도 실질적인 대화 파트너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2년여 간 남북관계는 냉온탕을 오갔지만 2013년 북한이 장성택 처형 이후 더욱 악화됐다. 김정은 체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으로 위기에 몰린 김정은 제1위원장 등 친위그룹이 내부 단속을 강화하고 대남 강경책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장성택 처형에 따른 북한의 가장 큰 문제는 실효성 있는 대외 '대화' 창구가 사라진 점이다. 북한 내에 장성택 만큼 국내외 흐름을 잘 알고 대화 상대와 의제를 조율할줄 알면서 내부적으로도 막강한 힘을 가진 인물이 없다고 할 수 있다. 우리 정부나 미국 등이 북한과 '대화'를 하지 못한 데는 김정은 체제의 한계도 있지만 장성택 만한 대화 파트너가 없었던 게 가장 큰 이유라는 게 국내외 상당수 북한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그런 북한에 변화가 보이기 시작한 것은 '항일빨치산' 출신 자손인 '백두혈통'의 부상이다. 김일성과 함께 항일 활동을 한 인물이 중심이 된 '백두혈통'의 후손들이 장성택 처형 이후 움추렸다가 다시 당과 군에서 득세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최룡해 노동당 비서다. 최 비서는 대표적인 '장성택 사람'으로 장성택 처형 이후 제거 대상 1순위로 거론되기도 했으나 잠시 한직으로 밀려났다가 지난해 중순부터 권력 중심에 들어섰다. 최룡해는 김일성과 함께 항일빨치산 활동을 한 최현 전 인민무력부장의 아들이다. 그밖에 지난해 말부터 김정은 제1위원장과 동행이 잦은 오일정 노동당 부장은 오진우 전 인민무력부장의 아들이고, 오금철 군 총참모부 부총참모장은 오백룡 전 조선인민혁명군 지휘관의 아들이다. 오진우ㆍ오백룡 역시 항일빨치산 출신이다.

최고의 백두혈통인 김설송(김정은의 이복누이)이 북한 내부에서 무시할 수 없는 존재로 자리하고 있는 것도 백두혈통에 큰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게 베이징 소식통의 전언이다. 김설송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정실 아내 격인 김영숙의 딸로, 김정은과는 배 다른 남매 사이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일의 동생이자 장성택의 부인인 김경희(김정은의 고모)가 가장 아끼던 인물이다.

베이징 소식통을 비롯해 미국 정보 관계자들에 따르면 북한 김정은 체제에서 백두혈통 세력이 장성택 사후 점차 부활하면서 최근에는 김정은 제1위원장도 함부로 할 수 없을 정도로 '힘'을 되찾았다고 한다. 그 징표들은 김정은 체제에서 수행하는 대내 경제정책과 대남, 대미 관계 등에서 장석택이 추진해온 것들이 대다수라는 점이다. 당과 군의 백두혈통인사들이 김정은 제1위원장을 의식하지 않고 합리적인 대내외 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장성택 정책'을 상당 부분 원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베이징 소식통은 "김정은 측이 수행하는 일본과의 수교 교섭이나 한국 정부와의 대화, 경협, 미국과의 핵협상 등은 장성택이 중점적으로 해왔던 것"이라며 "북한 내부에선 그럴 거면 왜 장성택을 처형했느냐는 불만이 상당하다"고 전해왔다. 가장 큰 불만은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 경제가 엉망이 된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그는 북한이 지난해부터 남북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장성택이 최우선으로 추진해왔던 것으로 "결국 북조선이 믿을 건 남조선 밖에 없다"는 게 장성택의 지론이었다고 한다.

북한에서 '백두혈통'의 부상과 이에 따른 대남정책의 변화는 우리 정부에 중요한 메시지를 함의하고 있다. '박근혜정부도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집권 2년간 박근혜정부의 대북정책은 큰 틀에서 변화가 없었다. 박 대통령이 여러 차례 대북 메시지를 표명하고 무언가 변화를 모색했지만 현실에선 '제자리 걸음'이었다. 북한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고 강변할 수 있겠지만 박근혜정부의 대북 전략ㆍ정보 부재도 지적받을 만하다.

'숨은 손' 미국의 역할

지난해 말과 올 초 지극히 짧은 시간에 남북관계는 대변화를 예고했다. 그리고 이 과정은 무언가 미리 짜놓은 듯한 각본에 따른 것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12월 29일 통일준비위회는 느닷없이 북측에 남북회담을 제의했다. 31일엔 박근혜 대통령이 2015년 신년사에서 '통일'에 방점을 둔 국정을 최우선적으로 내세웠다. 다음날인 1일 북한 김정은 제1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최고위급 회담'이라는 깜짝 놀랄 만한 발언을 했다. 더 주목되는 것은 김 제1위원장의 세차례 신년사 중 이번에 남북대화와 협력을 가장 많이 할애했다는 점이다.

미국 정보 관계자 등에 따르면 그러한 일련의 과정에 미국이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전언이다. 다시말해 통준위의 남북대화 제의는 사전에 미국과 조율을 거쳐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북한 또한 미국과의 물밑 대화를 진행하면서 뜻밖의 카드를 꺼냈다는 것이다. 미국이 통준위의 남북대화 제의에 환영의 뜻을 나타낸 것은 그러한 반증의 하나라는 게 정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들에 따르면 올 초 남북 양측에서 '남북대화'가 화두처럼 나온 연원은 지난해 9월 말 뉴욕에서 반기문 유엔총장과 박근혜 대통령, 그리고 리수용 북한 외무상의 접촉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박 대통령은 반 총장과의 회동에서 향후 남북관계에서 유엔이 가교 역할을 해줄 것을 주문했고, 한국 정부의 '특별한 역할'에 대해서도 대화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별한 역할'과 관련, 정보 관계자들은 남북관계가 성숙하면 대규모 대북지원도 가능하다는 메시지라고만 설명했다.

국제 정보 관계자들에 따르면 북한의 리수용 외무상은 반 총장과의 회담에서 북한 변화에 대한 한국과 러시아의 역할에 대한 뜻밖의 소식을 접하고 곧바로 러시아로 달려갔다. 그리고 10월 1일 라브로프 외무상을 만나 반 총장의 말을 확인한 후 즉시 평양으로 보고했다. 평양에선 '한국의 역할'을 확인하는 방법을 놓고 격론이 벌어졌다. 북한의 명운이 달린 사안인 만큼 실세 3인이 남한을 방문하기로 하고 10월 4일 전격적인 인천 방문이 이뤄졌다.

미국은 북한이 정상국가로 나아가는데 한국의 역할을 주목하고 있으며 한국이 중심이 된 남북대화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게 정보 관계자의 설명이다.

박 대통령은 새해 들어 '통일'을 거듭 강조하고 집권3년차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남북관계 개선을 꼽고 있다. 그러한 배경에 미국의 이해관계도 일정 부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남북관계가 남북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의 이해관계도 얽혀 있다는 점에서 자칫 박근혜정부의 대북정책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박근혜-김정은 정상회담은 없어"

북한 김정은 제1위원장이 신년사에서 "고위급 회담을 못할 이유가 없다"는 발언을 놓고 해석이 구구하다. 일각에선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 제1위원장 간의 남북정상회담을 일컫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심지어 내년 5월 러시아에서 두 정상 간 정상회담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국제 관계 전문가나 북한 소식통에 따르면 '박근혜-김정은' 정상회담은 불가능하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김정은 체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이 부정적인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김 제1의원장과 정상회담을 갖는 것은 그들 체제를 인정하거나 김 제1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기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북한이 국제사회와의 관계에서 변화가 없는 가운데 남북정상회담은 김정은 체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와도 어긋난다는 것이다.

따라서 박 대통령이 김 제1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갖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남북관계에도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해석된다. 베이징 소식통과 미국 정보 관계자들은 북한에서 '백두혈통'이 부상하고, 국제사회가 김 제1위원장이 아닌 '대화' 파트너를 모색하고 있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김 제1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는 것은 '번지수'를 한참 잘못 읽는 것이고 향후 남북관계도 틀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따라서 김 제1위원장이 언급한 '최고위급 회담'은 남북 정상회담이 아닌 최고 실무진 회담으로 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베이징 소식통은 북한에선 2000년 남북정상회담부터 실무 책임을 맡아온 김양건 통전부장이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국내에선 류길재 통일부장관 겸 통일준비위원회 부위원장이 제격으로 평가된다.

통일준비위원회 '발목'잡나

국내외 북한에 정통한 일부 소식통들은 우리 정부의 통일준비위원회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높다. 박 대통령이 위원장으로 있는 점도 남북대화의 전략상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즉 박 대통령이 통일 문제에 전면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평가다.

북한이 남북대화 제의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하면서도 통준위를 비난하는 것은 '통일'이라는 단어에서 풍기는 흡수통일에 대한 경계심에다 우리 정부기구에 대한 불신 때문이라는 게 대북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또한 통준위가 내놓은 대북 정책들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통준위는 지금까지 3차례의 회의를 통해 다양한 대북 정책을 내놓았다. 주요 내용은 ▦범국민적 합의에 기초한 통일헌장 제정 검토 ▦한반도 통일시대를 견인할 신(新)경제성장 모델 제시 ▦생활 속 통일준비 실천과제 발굴 ▦즉각 실천 가능한 '작은 통일정책 대안' 발굴 ▦인도적 문제 근본 해결 ▦비무장지대(DMZ) 세계생태평화공원 조성 작업 구체화 등이다.

그러나 통준위가 제시한 대북정책과 논의들은 기존에 여러차례 제기돼 왔던 것으로 그다지새로운 게 없고, 무엇보다 북한이 직접적으로 호응할만한 게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북한과 접촉하기도 하는 국내외 다수의 북한 전문가들은 "통준위 위원들이 북한을 제대로 알기나 하고 정책을 내놓고 논의를 하는 것이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들은 최근 통준위에서 논의한다는 '두만강 남북러 합작도시 건설' 방안을 한 예로 들면서 강도높은 비판을 가했다. 한 북한 전문가는 "이미 1995년 UNDP(유엔개발계획)에서 추진하다 실패한 프로젝트를 20년이나 지나 다시 꺼내 논의한다는 것에 대해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UN이 나서도 안된 일을 한국이 주축이 돼 3국의 이해를 구해 접경지역에 도시를 건설한다는 것은 '현실'을 모르는 이상적인 아이디어 수준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통준위 사람들이 당시 프로젝트가 왜 실패했는지 이유부터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북한 전문가는 "통준위 위원으로 높은 월급을 받으니 일은 해야겠지만 북한의 현실, 현지 사정과 주변국의 이해관계부터 제대로 공부하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통준위 위원 중에는 그동안 '반통일적' 입장에 있거나 북한에 적대적인 인물도 있다"며 "그들이 진정으로 통일을 염원하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 북한 전문가들의 견해를 종합하면 박근혜정부의 대통령 직속기관으로'통일'관련 정책을 입안하고 논의를 하는 대표적 기구인 통일준비위원회에 상당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들에 따르면 통준위의 활동이 남북관계 발전에 오히려 장애가 되는 부분이 있다는 점에서 박근혜정부의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본 기사는 <주간한국>(www.hankooki.com) 제255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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