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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철 "새정치연합, 이념적 스펙트럼 넓은 중도개혁주의 정당 돼야"

[인터뷰 '원로에게 듣는다'=정대철 새정치연합 상임고문]
"2·8 전당대회 계기로 책임정치 구현하는 새로운 리더십 필요"
"운동권적 강경론, 진영 논리 근거한 도덕적 우월감 탈피해야"
"민주당의 과오·명예 모두 계승해 당명을 '새정치민주당' 으로"
  • 정대철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이 "2·8전당대회는 새로운 리더십이 등장하고 책임정치가 구현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인터뷰= 김광덕 데일리한국 뉴스본부장/ 정리= 김종민 기자]
새천년민주당 대표를 지낸 정대철(71)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은 5일 새정치민주연합의 이념과 노선에 대해 "중도와 중도우파까지 포용할 수 있는, 넓은 이념적 스펙트럼의 중도개혁주의 정당으로 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 상임고문은 이날 여의도 사무실에서 데일리한국과 가진 인터뷰에서 "새정치연합은 이제 총체적 변화와 재건을 이끌어내야 할 절체절명의 과제를 안고 있다"면서 "2·8 전당대회는 새로운 리더십이 등장하고 책임정치가 구현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상임고문은 "과거 민주당의 명예와 과오를 모두 계승하기 위해서는 당명을 '민주당'으로 복원할 필요가 있다"면서 " '새정치'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은 안철수 상임고문 등의 입장도 고려한다면 '새정치민주당'으로 정해서 약칭으로 '민주당'이라고 부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새정치연합이 운동권적 강경론이나 진영 논리에 근거한 도덕적 우월감에서 탈피해야 한다"면서 "종북세력과도 단호하게 단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야 간의 교착 상태나 대립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회에 대한 대통령의 태도가 중요하다"고 전제한 뒤 "대통령이 야당도 존중하고 소통해야 하는데, 그동안 그렇지 못했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소통 정치'를 주문했다.

정 상임고문은 "대의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정당이 근간이 돼야 하며, 야당이 강하고 건강해야 여당과 정부도 건강해질 수 있다"며 "새정치연합이 제1야당의 위상을 재정립하고 국민들의 신뢰를 받는 공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새정치연합의 혁신 방안으로 ▲새로운 리더십 출현 ▲중도개혁주의 노선 ▲책임정치 구현 ▲노장청이 함께 가는 정당 ▲당원에게 공천권 이양 ▲종북세력과의 단절 선언 ▲진영 논리 극복과 도덕적 우월감 탈피 ▲모바일 투표 폐지 ▲전국 정당화 ▲원내정당화 등을 꼽았다.

- 2·8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이 나아갈 진로나 방향에 대해 당의 원로로서 조언한다면.

"현재 새정치연합의 지지도는 여당의 거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박근혜정권이 국민적 여망에 특별히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낮은 지지율의 심각성은 더 크다고 본다. 새정치연합이 환골탈태해서 새로운 모습으로 국민적 지지를 얻어내지 못한다면 정당의 최고 목표인 정권 창출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 전당대회를 계기로 당이 새롭게 태어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무엇보다도 새로운 리더십의 창출이 필요하다. 당이 국민적 지지를 받으려면 '그 나물에 그 밥'인 인물보다는 새로운 정치적 리더십이 선두로 나와 당을 끌고 나가야 한다. 두 번째로 중도우파까지 포용할 수 있는, 넓은 이념적 스펙트럼의 정당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념 정당이 아닌 한 정당의 핵심 노선은 중도주의여야 한다. 때론 약간 좌나 우로 기우는 경우는 있을지라도 지나치게 좌측이나 우측으로 치우쳐서는 안된다고 본다. 전략·전술적 개념으로 봐도 그렇다"

- 선거에서의 '전략·전술적 개념'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가.

"장년층과 고령층이 같이 가는 정당으로 변모해야 한다. 고령화와 출산률 저하로 인해 1987년 13대 대선에서 전체 유권자의 24.3%를 차지하던 50~60대 이상이 지난 2012년 18대 대선에서는 40%를 차지했다. 앞으로 2017년 19대 대선에선 50~60대 이상이 45%를 넘는다. 반면 20~30대 젊은층 유권자는 1997년 대선(53.8%)때까지는 50%를 넘었으나 2012년 대선 때는 38.2%로 크게 줄었다. 2030세대는 2017년 대선에서는 33%로 더 줄어든다. 인구 분포만 보더라도 장년층·노년층의 지지를 유도해낼 수 없는 정당은 '영원한 야당'으로 머무를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새정치연합은 운동권적 강경론, 진영 논리에 근거한 도덕적 우월성에서 벗어나야 국민적 지지를 받을 수 있다. 정권 심판론이나 전통적 진보 노선에 충실한 정강이나 정책 등으로 자신들만의 리그를 만들고 고수하면 중도층의 지지를 끌어내는 데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이분법적 진영 논리로는 미래의 변화를 선도할 정치적·정책적 상상력을 발휘할 수 없다. 민주화 운동으로 고생한 것은 인정받아야 하지만 스스로 도덕적 우월감에서 벗어나야 일반 유권자들과 함께할 수 있다. 여태까지 새정치연합은 책임지지 않는 정당의 모습을 보여왔다. 총선·대선에서 패배해도 끄떡 없었다. 지난해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가 재보선 패배에 책임지고 물러난 것은 잘한 것이다. 석고대죄하고 참회하는 모습 없이 당권에 도전하겠다는 태도는 국민들에게 결코 바람직한 모습으로 비치지 않는다"

- 앞으로 새정치연합이 가야할 노선과 구체적 실천 방안은.

"현재 우리 당의 시대적 소명은 크게 세 가지다. 개혁을 통해 좀 더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고, 경제민주화와 보편적 복지를 이룩하고, 남북이 평화공존으로 가는 것이다. 저는 여기에 경제성장까지도 포함시켜서 중도 우파까지도 포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도개혁주의 노선을 통해 우파적 정책을 더 많이 채택해야 한다. 안보 문제에서는 보수적으로 하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오해가 있을 법한 부분에서는 여당보다 더 앞장서서 정부의 정책을 지지하며 선도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전시 효과가 상당하리라고 생각한다. 또 종북세력과는 단호히 단절해야 한다. 통합진보당과의 선거 연대로 인해 중도 성향 유권자가 많이 이탈한 것이 사실이다."

- 새정치민주연합의 당명 개정 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민주당은 1955년 창당 이래 60년 간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였다. 많은 사람들의 영욕이 함께 서려 있고 과오와 명예가 같이 있는 민주당이란 당명을 지키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최근 접했던 일반 당원들의 90% 이상이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정당의 연속성, 즉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책임지고 좋은 것은 계승한다는 정신이 있어야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다. 새정치연합과 친노 세력의 단점은 뭔가 안심할 수 없는 서툰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당명도 그런 차원에서 민주당을 계승하는 이름으로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민주당 앞에다 뭘 붙여도 좋다. '새정치민주당'도 나쁘지 않다. 약칭이나 근간이 민주당이면 된다."

- 야당이 선거 때마다 야권연대나 후보 단일화를 추진해왔다. 야권연대에 대한 생각은.

"과거엔 여당 측에서 야권을 분열시켜 쉽게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기 때문에 야권이 연대를 할 수밖에 없었던 불가피한 상황이 있었다. 야권 연대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연대하지 않아야 할 세력과 손잡았던 것이 문제다. 종북세력으로 지목돼온 통합진보당과의 지난번 연대처럼 정책 연합이 확실치 않은 연대가 또다시 있어서는 안된다.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이에 대해 잘못됐다는 점을 인정하는 백서를 내서라도 국민들에게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 새정치연합 전당대회가 이미 시작됐다. 전당대회와 관련해 주문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모바일 투표는 편리성은 있으나 불명확하고, 검증되지 않은 제도이다. 모바일 투표는 이에 익숙한 젊은층의 편중된 참여가 우려되는 등 당심과 민심을 왜곡해 반영할 수 있다. 모집단 동원 능력에 의해 좌지우지되며, 비용이 많이 드는 제도이므로 폐지되거나 당분간 보류되어야 한다. 한편 당 중앙위원회 선거를 통해 결선에 진출할 후보들을 가리는 컷오프(예비경선)를 실시하게 돼 있는데, 과연 중앙위원회 378명이 당원들의 뜻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집단인지에 대해 상당히 회의적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컷오프 등 현행 전당대회 룰 전반에 대한 근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이번 전당대회에서 누가 대표로 선출돼 당을 이끄는 것이 바람직한가.

"후배들의 이름을 직접 거명하는 것은 좀 그렇다. 다만 책임정치를 구현하는 정당이 되기 위해 총선·대선 패배의 책임을 누가 지어야 하는지 살펴봐야 한다. 대통령 후보와 당권 후보가 분리되는 것이 바람직하고 무엇보다 새로운 리더십이 창출돼야 한다. 지금까지는 계파 간의 갈등, 기득권 안주, 책임지지 않는 정당으로 선거 패배의 역사적 책임을 가볍게 여기는 모습을 보여왔다. 책임성을 회복해야 한다. 야당의 근본 문제는 여당을 상대로 빈번이 지는 세력이 당내에서는 이기는 세력으로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당내 계파 간 혹은 세력 간의 공정한 경쟁을 통해 당권이 이동할 수 있어야 정당민주주의가 살아날 수 있다. 당권 교체가 가능해져 비주류가 당권을 잡는 것이 책임정치 구현에도 맞다고 본다."

- 향후 국회의원 공천은 어떤 방향으로 개혁되어야 하나.

"당에 대한 큰 애정을 갖고 당비까지 납부하는 당원이 가장 중요한 공천 때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모든 선거직 공천권은 당원에게 넘겨줘야 한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물론 철저하고 정확한 당원 관리가 전제되어야 하지만, 적어도 구의원·군의원·국회의원 후보 선출 과정에서는 당원들의 뜻이 광범위하게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 당 공천이 낙하산 인사로 결정되어서는 안 된다. 이런 정당은 뿌리를 깊이 내리지 못하고 겉돌기 마련이다. 대통령 후보 경선은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도 괜찮겠지만, 국회의원 공천에 당원들의 뜻이 가장 많이 반영되지 않는다면 당원들의 의욕 상실은 불가피하다."

- 그동안 주로 대립과 갈등 관계에 있었던 여야 관계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개선하려면.

"한국의 정치는 정당 간의 대립으로 인해 주로 교착 상태에 있었다. 이 부분에서 국민에게 국회가 매우 비생산적이며 비효율적인 기관이라는 인상을 주게 되며, 정치와 국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러한 여야 간 교착 상태나 대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회에 대한 대통령의 태도가 중요하다. 대통령이 야당도 존중하고 소통해야 하는데, 그동안 그렇지 못하다. 정치권과의 소통 부족으로 여당조차 경직돼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지 않는가. 대통령이 의회 특히 야당을 진정한 국정의 파트너로 생각하고 지속적인 접촉과 대화를 통해서 정책 어젠다를 사전 또는 사후에 협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원내에서는 여야 지도부 간에 상시적으로 문제를 협의하는 창구가 필요하다. 대화 채널 속에서 서로 상대방의 존재를 인정하는 타협의 정신이 필요한 것이다."

- 원내에서 야당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야당이 국민적 지지를 증폭시키기 위해선 통과시켜야 할 법안은 흔쾌히 7, 8할 이상 통과시키고 진짜 문제되는 것만 물고 늘어지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보여야 한다.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계속 보여준다면 전략적 측면에서 실패하게 된다. 우리가 한발짝 빨리 움직이고 국회 일정도 먼저 잡으면서 여당이 숨이 찰 정도의 신속한 모습을 보인다면 이는 결국 민심에도 반영이 된다. 아울러 여야 간에 견해가 다르면 투표도 좀 해야 한다. 민주주의가 제대로 되려면 다수결은 꼭 필요하다. 다수결로 결정해서 지는 모습도 보이고 해야지, 지지도 않고 국회선진화 법 뒤에 숨는 것은 책임정치가 아니다. 타협도 결정적인 사안들에 국한해서 이뤄져야지 남발되어선 바람직하지 않다. "

- 올해가 광복 70주년·분단 70주년인데 정부는 남북관계를 어떻게 풀어가야 하나.

"과거 분단 상황의 동·서독 관계에서처럼 남북관계도 '끈질기게, 화내지 않고, 상대방의 자존심을 상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올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신년사를 통해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공개적으로 제의했다. 우리도 양보할 수 있는 부분에서는 북측에 맞춰주는 노력을 하다 보면 타협점이 나오고 대화도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누차 강조한 것처럼 통일은 시대적 소명이다. 남북관계에서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때는 지나치게 온건 정책 위주였고, 이명박정부 이후 지금까지는 지나치게 강경 정책이었다는 점을 감안해 박근혜정부는 앞으로 강온 정책을 배합해서 어느 정도 양보하고 대화해야 한다. 물론 북한의 예측불가능성을 감안해 항상 조심해야 하겠지만, 국력에서 수십배 앞서 있는 우리가 일부 양보하면서 어느 정도 져주는 모습을 보인다면 남북관계에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 정대철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프로필

경기고, 서울대 법대- 제 9,10,13,14,16대 국회의원-새정치국민회의 부총재- 새정치국민회의 제15대 총선 선거대책위원장-새천년민주당 대표최고위원-15대(새정치국민회의)·16대(새천년민주당)·17대(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후보 선거대책위원장-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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