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

野전대 후보들 '최악 시나리오' 만드나

후보간 비전·혁신·정책 경쟁 대신 상호비방 등 네거티브 난무
흥행 부진 국민 무관심 야기… 수도권 합동연설회 변화 필요
  • 문재인(왼쪽부터)·박지원·이인영 후보가 겨루는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 경선 레이스가 정책 대결은 간 곳 없이 후보간 상호 비방 등 네거티브 전쟁으로 치닫고 있다.
[조옥희 기자] ‘호남대전’을 끝으로 반환점을 돈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 경선 레이스가 정책 대결은 간 곳 없이 후보간 상호 비방 등 네거티브 전쟁으로 치닫고 있다. 당 혁신에 대한 비전이나 집권을 위한 전략, 정책 대결도 없어 흥행에도 별 재미를 못 보고 있다는 평가다. 때문에 당 주변에선 벌써부터 전당대회(2월8일) 이후 후유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집권 후 최저치를 기록하는데도 반사 이익은커녕 당의 최대 이벤트가 국민 눈에 ‘그들만의 리그’로 비춰지고 있는 부분에 대해선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번 당 대표 경선이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는 컨벤션 효과를 비롯해 국민에 대한 당 이미지 제고에도 어떤 성과도 거두지 못하는 데에는 전당대회 경쟁 구도가 여전히 계파주의와 지역주의로 흐르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실제 각 후보들은 전대 레이스 시작부터 서로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여왔다. ‘호남대첩’ 피날레를 장식한 20일 전북 합동연설회에서도 후보들은 정책과 비전에 대한 경쟁보다는 호남 홀대론으로 지역감정을 자극하고 당권-대권 동시 장악 프레임을 내세워 분열을 조장하는데 더 몰두하는 모습을 보였다.

각 후보에 대한 비방 발언은 광주전남 합동토론회를 거치며 이어진 TV토론회에서 더욱 위험 수위를 넘나들었다. 19일에는 참여정부 시절 진행된 대북송금 특검을 두고 서로 거짓말 쟁이라고 공격하기도 했다. 박 후보가 "문 후보는 대북 송금 특검 때 '김 전 대통령이 특검에 대해 이해했다'고 했는데, 이는 거짓말"이라고 하자 문 후보가 즉각 "네거티브를 하지 말라"며 "김 전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할 때 '내 몸의 절반이 무너지는 느낌'이라고 했다. 김 전 대통령은 결국 다 이해했고, 두 대통령은 한 몸"이라고 반박하면서다. 전날 치러진 ‘광주대전’에서는 문 박 후보간 신경전이 더욱 치열하게 펼쳐졌다. 호남 홀대론으로 무장한 박 후보의 십자포화에 문 후보는 뚜렷한 비전 대신 또 한번 광주의 적자로 삼아달라는 읍소만 할 뿐이었다. 그 과정에서 지지자들은 반말을 섞은 야유를 보내는 등 감정싸움이 극에 달한 모습을 보였다

상황이 이렇듯 전개되자 당 내에서는 쓴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당권도전을 포기한 정세균 상임고문은 20일 트위터에 글을 올려 "당의 명운을 건 전대가 후보간 난타전으로 흐르고 있어 참으로 유감스럽다"고 한탄했다. 광주·전남 합동연설회에 참석했을 당시 후보간 비방전이 위험 수위를 넘나드는 상황을 보며 심각한 우려를 표한 것이다. 정 고문은 이어 "전대 이후가 더 걱정이다. 이긴 후보든 진 후보든 전대 과정을 잊고 초심으로 돌아가 당을 살릴 궁리를 해야지, 안 그러면 당이 망하게 될 것"이라고 걱정한 뒤 "후보의 승리도 중요하지만 당의 승리가 훨씬 중요하다는 점을 각 후보들이 생각해주길 바란다"며 당부했다.

당 중진인 유인태 의원도 전날 전대가 난타전으로 치닫자 강창일, 노웅래 의원 등 의원 13명과 ‘계파와 지역주의를 뛰어넘는 혁신전대를 준비하는 의원들의 모임(오금모임)’을 발족해 “전당대회가 점차 계파 간 과열 양상으로 흘러가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면서 “관행으로 굳어져 있는 지역위원장의 줄세우기 행태를 근절하자”고 제안했다. 그동안 전대와는 거리두기 행보를 이어온 안철수 상임고문도 이날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강연 직후 기자들에게 전대가 혁신의 장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지금까지는 선언 정도 수준에 그치고 있는데 어느 분이 당 대표가 되든 공천에서 오른팔을 자를 각오로 변화와 혁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당 내에서는 전대가 점차 후보간 난타전으로 흐르는 것을 두고 이른바 ‘빅2’에 대한 지지세력이 지역별 계파별로 비등해 전대 판세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이유를 찾고 있다. 이에 최대 격전지가 될 수도권에서도 상대 진영 헐뜯는 행태가 계속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이 ‘수도권대첩’에서도 이어진다면 ‘역대 최악의 전대’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요란한 애깃거리와 시끄러운 잡음들을 몰고 다니는 선거의 특성에 비추더라도 이번 전대처럼 문제가 많은 적은 없었다는 지적에서다. 이에 정권교체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계파나 지역주의에 메몰돼 선거를 치르기에는 국민의 무관심이 심각하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 고문의 우려대로 화합은커녕 누가 이기든 ‘상처뿐인 영광’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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