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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격 인터뷰] 김기현 울산시장 "광역단체장 평가 1위는 울산 경제의 '퍼펙트 스톰' 위기 돌파하라는 주문"

울산 사상 최대 투자 유치 등으로 17개 광역단체장 중 직무수행 평가 1위
"지역 3대 주력산업과 비철금속 분야 위기로 '4중고'… 영광보다는 책임감"
"여야는 대화 정치로 민생 올인하기를" "대통령이 정치력 발휘해야 진심 전달"
  • 김기현 울산시장은 22일 데일리한국과 가진 인터뷰에서 17개 광역단체장 직무수행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소감을 묻자 "대단히 영광스럽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인터뷰= 김광덕 데일리한국 뉴스본부장 / 정리= 김종민 기자] 전국 17개 광역단체장의 직무수행에 대해 한국갤럽이 여론조사 방식으로 평가한 결과 김기현(56) 울산시장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1위를 차지했다. 응답자 중 김 시장이 '잘하고 있다'고 대답한 사람은 67%였고,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9%에 그쳤다. 폭넓은 중앙 인맥을 바탕으로 취임 이후 6개월 간 울산 사상 최대의 투자 유치와 국가예산 지원 확보라는 성과를 거둬 지역의 위상을 제고한 것이 주민들에게 상당한 호응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현장 시정(市政)을 통한 소통에 역점을 둔 것도 평가를 받았다. 판사를 거쳐 3선 국회의원을 지낸 김 시장은 지난해 6·4 지방선거에서도 울산시장 선거 역대 최고인 65%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한 바 있다.

김 시장은 22일 오전 여의도에 위치한 울산광역시 서울본부에서 데일리한국과 가진 인터뷰에서 시민들의 높은 평가에 대해 울산 지역경제가 위기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대단히 영광스럽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시장은 "지역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한번 밀어줄테니 열심히 해보라는 시민들의 기대도 담겨있다"고 말했다. 그는 "울산은 자동차, 조선해양, 석유화학 등 3대 주력산업뿐 아니라 비철금속 분야마저 위기에 처해 사실상 '4중고(重苦)'를 겪고 있는데,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둘 이상의 태풍이 충돌해 그 영향력이 폭발적으로 커지는 현상)에 비유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위기 극복을 위한 해법에 대해 "기존 주력산업을 ICT(정보과학기술)와 접목해 업그레이드 시켜 경쟁력을 높이고, 동북아 오일허브 조성·관광개발 같은 새로운 성장동력 산업을 발굴하는 등 다각도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울산은 전국 17 광역단체 중 1인당 소득이 가장 높은 지역이지만 자영업자 등 시민들의 경제적 고통이 커가고 있다"면서 울산 경제 살리기를 위해 '길 위의 시장'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국회에 있을 때 원내수석부대표, 정책위의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며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개헌, 선거구 획정, 공무원연금 개혁, 연말정산 '세금폭탄' 논란 등의 정치 현안 관련 질문에 대해서도 인터뷰 내내 명쾌하고 소신 있게 답변했다.

- 여론조사 방식으로 17명 광역단체장의 직무수행을 평가한 결과 1위를 차지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울산 경제가 많이 어려워져 상당수의 시민들이 구조조정 위기에 직면해 있는 상황임에도 이같이 평가해주신데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성원을 보내주신 배경을 추측해 보면 시민들과의 소통을 위해서 시청의 문턱을 낮추고 시민들 속으로 들어가는 모습의 시정 활동을 보인 것을 높게 산 것 같다. 이와 함께 지난해 24억 달러의 사상 최대 외자유치 실적을 거두었고, 2조1,447억의 역대 최대 국가예산 지원을 확보하는 등 '세일즈'에 성공한 행정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한 것으로 생각한다. 한편으론 지역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한번 밀어줄테니 열심히 해보라는 시민들의 격려와 기대도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 김기현 울산시장은 "울산은 자동차, 조선해양, 석유화학 등 3대 주력산업뿐 아니라 비철금속 분야마저 위기에 처해 사실상 '4중고(重苦)'를 겪고 있다"며 위기 극복을 위한 해법에 대해 "기존 주력산업을 ICT(정보과학기술)와 접목해 업그레이드 시켜 경쟁력을 높이고, 동북아 오일허브 조성·관광개발 같은 새로운 성장동력 산업을 발굴하는 등 다각도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 시장 취임 후 6개월이 지났는데, 그간의 공과를 평가한다면.

"시장 취임을 전후해 지역 경제가 급격히 나빠졌다. 2011년도 1,000억달러 수출 달성 이후 계속 미끄러져 2014년 잠정 추계가 930~940억달러 수준으로 내려왔다. 그 이유가 세계경제, 환율 탓도 있지만 산업구조가 경쟁력을 잃어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근본적으로 우려가 컸다. 한마디로 위기 국면이었기에 그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전념하느라 정신없이 움직였다. 그러다 보니 이제 조금씩 빛이 보이기 시작하는 단계에 왔다. 제 나름대로 고생한 의미가 있었다고 본다. 시민들도 '할 수 있다'는 의지를 조금씩 가지지 않았을까 하는 점도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

- 이 지역의 3대 주력 업종이 흔들리는 등 울산 지역경제 위기가 심각하다는데.

"자동차, 조선해양, 석유화학 등 울산의 3대 주력산업에 비철금속 업계마저 어려움이 가중돼 '4중고'를 겪고 있다. 조선해양 분야는 매우 심각하다.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3조원 가량의 사상 최대 영업 적자를 기록하고, 20년 만에 무분규 전통이 깨진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울산 지역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석유화학 산업도 수출 부진, 가동률 저하 및 유가하락 등에 따라 경영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 그나마 자동차 산업은 그럭저럭 버티고 있지만 엔저에 따라 일본과의 경쟁에서 밀려 시장이 잠식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앞으로 어찌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비철금속 업계마저 탄소배출권제 시행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4가지 주된 업종이 모두 위기에 직면한 '퍼펙트 스톰' '4중고'의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

- '퍼펙트 스톰' 같은 지역 경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방안을 찾아야 할텐데.

"기존 산업을 업그레이드해 경쟁력을 높이는 것과 새로운 산업을 발굴하는 방안, 두 가지 방향으로 위기 돌파를 모색하고 있다. 우선 기존 주력산업에 ICT를 접목하는 융복합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 방안이 있다. 예를 들면 선박의 연비를 높이면서 충돌이나 각종 사고에 최대한 적게 노출되도록 하는 자동항법 장비와 탐지 설비를 갖추도록 하는 '스마트십' 개발 사업을 추진하기로 하고, 예비타당성 조사를 하고 있다. 석유화학 분야에선 최근 ICT와 관련이 높은 2차 전지산업에 응용되는 탄소소재인 '그래핀' 대량생산 기술을 울산과학기술대에서 개발해 지역 업체에 특허를 이전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신성장동력과 관련해 '동북아 오일허브 사업'을 추진 중이다. 석유 에너지의 판매·저장·물류·금융 등을 연결하는 대규모의 오일허브를 조성할 계획이다. 최대한 여러나라의 참여를 유도해 위험 분산과 함께 시장 개척 효과를 도모하고자 한다. 또 지역의 관광산업 개발도 모색 중이다. 울산에는 1,000미터가 넘는 고봉이 7개가 넘으며 인근 도시와 합치면 9개 능선으로 연결된 이른바 '영남 알프스'가 있다. 많은 등산객들이 찾아오고 있는데 등산로를 더 개방하고 케이블카도 놓을 계획도 진행 중이다. 강동의 해변을 중심으로 대규모 해양테마 관광단지를 조성하면 산악과 해양이 같이 어우러지는 모습의 관광단지로 각광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울산은 우리나라에서 1인당 소득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실제 지역 주민들 생활 수준은 어떤가.

"울산의 1인당 지역총생산(GRDP)는 5만 5,000달러 수준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하지만 잘나가던 지역경제가 요즘 어려워지면서 제일 먼저 음식점, 옷가게, 미용실 등 자영업자들이 위축되면서 민심이 동요하고 시민들의 경제적 고통이 커가고 있다. 또 울산은 광역시가 된 지 17년이 됐지만 도로, 문화시설 등 광역시로서의 기본적 인프라는 부족했기에 재정 수요는 많지만 재원 조달의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다보니 소득이나 국가경제에 대한 기여도에 비해 교육, 문화, 관광, 체육같은 복지 인프라가 부족한 실정이다. 이러한 부분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을 해소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 중 하나다."

- 산업단지가 많은 울산은 안전 문제에도 신경을 많이 써야 할텐데, 안전문화 정착 방안은.

"울산은 노후화된 산업단지가 많아 안전 문제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산업단지의 안전 관리를 위해 안전정책관실이라는 별도의 조직을 신설해 1년 내내 감시·관리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또 안전과 관련해 실질적으로 필요한 프로그램과 내용이 무엇인지 조사하는 용역을 발주해 놓은 상태이다. 안전체험 교육센터 설립 등 인프라를 확충해 안전 문화가 일상에 스며들도록 할 방침이다."

- 국회의원을 지내다 시장에 취임하면서 달라진 것은.

"우선 거의 하루종일 정신이 없을 정도로 너무 바쁘다. 또 작고 세세한 것까지 신경써야 한다는 점을 피부로 절감하고 있다. 국회의원 때는 큰 덩치의 정책을 입안하는 것이 위주였다면 행정에서는 시민 실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자그마한 것 하나하나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예산 집행이나 배분, 정책 입안 과정에서 이해관계의 충돌이 많아 갈등을 조절하는 부분에서도 심적 고통이 큰 편이다."

- '길 위의 시장'이 되겠다고 했는데, 그 의미는 무엇인가.

"두 가지의 뜻이 있다. 하나는 현장을 쫓아다니겠다는 의미다. 행정 업무를 부시장이나 실·국장에 위임해서 거의 전결·대결 처리하고 저는 그 시간에 현장을 찾아 확인하고 주민들의 이야기도 듣고 말씀도 전하고 있다. 둘째는 지구 끝까지 쫓아가겠다는 표현도 쓴 적이 있지만, 투자 유치와 국가 예산 확보 등을 위해 뛰겠다는 '세일즈' 의지의 표현이다."

- 중앙의 여야 정치권,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얘기는.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가 문희상 비대위원장 체제로 바뀐 뒤 여야 간 협상이 예전보다 나아진 것 같다. 국회의원 시절 여야 협상이나 당정협의를 많이 하면서 느꼈던 점은 합리적인 토론이 잘 안되고, 이념에 치중하고 정쟁에 빠져서 정작 민생은 뒷전으로 밀리는 경우가 참 많았다는 것이다. 이제 그런 부분은 지양해서 대화와 타협을 통해 민생에 올인해줬으면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굉장히 열심히 일하며 애국충정을 갖고 꼼꼼하게 업무를 챙기는 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진심이 국민들에게 전달되는 부분에 있어서는 효율적이지 않다고 본다. 정치와 정책이 따로 노는 것이 아니라 혼연일체가 되어서 정책이 정치를 조정 해나가고, 정치가 정책을 뒷받침하는 상호작용이 있어야 한다. 정치가 실종되면 정책도 같이 실종된다는 면에서 대통령이 정치력을 발휘하는데 신경을 더 썼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정책도 빛을 발할 수 있고 진심이 전달될 수 있다."

- 개헌에 대한 생각은.

"현재 정치권에서는 이원집정부제나 내각책임제 도입과 관련된 개헌을 논의하고 있는데 그렇게 할만큼 국회의원들이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정치권이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국민들이 정치인들에게 장관이나 총리를 맡겨도 괜찮겠다고 판단할 때 이원집정부제나 내각책임제 이야기가 나와야지 지금 이 시점에서는 개헌하는 것은 옳지 않다. 단순히 권력구조를 바꾸기 위한 개헌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가져온 생각이다."

- 선거구 조정 문제는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선거구 조정 문제를 국회의원들에게 맡기면 흔히 말하는 '게리맨더링'이 될 수밖에 없다. 선거구 획정은 국회 이외의 다른 기구를 통해 합리적으로 조정한 뒤 국회가 최종적으로 본회의에서 표결 처리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또 저는 소선거구제를 지지한다."

- 공무원연금 개혁 추진에 대한 의견은.

"벌써부터 개혁했어야 하는데 계속 뜨거운 감자로 남아 폭탄 돌리기가 이어져왔던 측면이 크다. 굉장히 손을 대기 힘든 이슈인데 정부와 여당이 용감한 결정을 했다고 생각한다. 다만 논의를 꺼내는 과정이 너무 거칠었다. 정교하게 다듬어 분위기를 조성하고 내부 의견을 조율하고, 공무원들 사이에서 충분한 대화할 수 있는 바탕을 깔아 놓았어야 하는데 그런 준비가 미진해 역풍을 맞았다고 본다. 내년 총선이 가까워지면 처리하기 어려워지므로 여야가 4월까지 개혁안을 처리하기로 했다면 약속대로 4월에 마무리하는 게 바람직하다."

- 최근 연말정산을 놓고 월급쟁이들 사이에서 '세금 폭탄'이란 불만도 제기되고 있는데.

"우리 세제가 너무 복잡하므로 단순화시켜야 할 필요성이 있다. 국민들이 알기 쉽게 세제를 간소화하고 여러가지 공제 항목들을 통합·정비해야 한다. 불필요한 소득공제는 세액공제로 전환해서 고소득자에게 세금이 많이 매겨지는 제도로 전환하는 방향성은 옳다고 본다. 다만 이번 연말정산과 관련해선 너무 한꺼번에 바꾼 바람에 공제 항목 조절에서 치밀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고, 원천징수나 중간예납을 예년에 비해 적게 했던 점도 한몫을 차지했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 수반되는 국민들의 아픔을 달랠 수 있도록 완충 효과를 넣어가며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

- 개인적으로 정치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인생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정직과 성실이다. 정치 분야에서는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 국회의사당 안에는 논어에 나오는 '무신불립(無信不立)'이란 글이 걸려 있는데, 10년 가량 의정활동을 하면서 정말 중요한 말이라는 것을 실감했다. 국민과 정치인, 여당과 야당, 의회와 행정부 사이에 신뢰가 필요하다. 불신이 우리 정치의 앞길을 가로막았다. 앞으로는 서로 신뢰하면서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만들어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 김기현 울산시장 프로필

1959년 울산 출생- 부산동고- 서울대 법대- 서울대 법대 대학원- 사시 25회- 판사, 변호사- 울산 YMCA 이사장- 17·18·19대 국회의원(울산 남구을)- 한나라당 대변인-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제6대 울산광역시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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