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

'CNK 주가조작 사건' 미스터리 풀리나

MB정부 핵심 실세 개입 등 의혹 무성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의 매장량을 허위 공시하는 수법으로 주가를 띄워 거액을 챙긴 혐의로 기소된 오덕균(49) CNK인터내셔널 대표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위현석 부장판사)는 지난 23일 오 대표에게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오 대표와 공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은석(57) 전 외교통상부 에너지자원대사는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오 대표에게 징역 10년, 김 전 대사에게 징역 5년을 각각 구형했다. 이로 인해 증권가에 각종 소문이 확산됐고 소액주주를 비롯한 CNK의 주주들은 검찰 수사에 여러 의혹을 제기해 왔다. 사건에 정치적 음모가 있었고 여기에 MB정부의 실세가 개입했다는 말이 무성했다.

오랜 재판 끝에 재판부는 결국 CNK가 다이아몬드 추정 매장량이 4억1,600만 캐럿이라고 꾸며냈다거나, 김 전 대사가 허위 보도자료 배포 등으로 주가 조작에 가담했다는 등 관련 혐의 대부분에 대해 무죄로 판단했다. 다만 오 전 대표의 상장법인 신고·공시의무 위반과 외국환 거래법 위반 혐의 등은 유죄로 판단했다.

이들은 CNK가 개발권을 따낸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의 추정 매장량이 4억1,600만캐럿에 달한다는 내용의 허위 보도자료를 여러 차례 배포해 주가를 띄우는 수법으로 900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올린 혐의로 기소됐다.

2010년 12월 17일 외교통상부는 CNK마이닝이 아프리카 카메룬에서 추정 매장량 4억1천600만 캐럿에 달하는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권을 획득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2008년 기준 연간 전 세계 다이아몬드 생산량의 2.6배에 달하는 양이었다.

외교통상부의 이 같은 발표는 정부가 사실상 사업성을 보증한 것으로 인식됐고 CNK인터내셔널의 주가는 2011년 8월 1만7,450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의 주식이 2008년 10월 602원이던 것을 감안하면 30배 가까이 폭등한 것이다.

그러나 '대박'은 오래가지 않았다. 증권가에서 조금씩 정권 실세가 개입한 주가조작이라는 소문이 돌기 시작한 것이다. CNK 임직원들이 수십억원의 시세차익을 봤고 외교부가 발표한 추정매장량도 근거가 없다는 소문이 돌면서 CNK의 신화는 순식간에 무너지기 시작했다.

외교부가 두 번째 보도자료를 냈지만 이미 소문은 기정사실화 돼 주식시장을 빠르게 타고 흘렀다. 주가 상승으로 인한 시세차익이 정권 실세에게 흘러들어 갔고 곧 CNK는 껍데기만 남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일명 '개미'라 불리는 소액주주들은 썰물 빠지듯 빠져나갔다. 주가가 곤두박질 친 것은 두말할 것 없다.

결국 감사원은 2012년 1월 당시 외교통상부 에너지자원 담당이었던 김은석 전 대사가 허위 보도자료 배포를 주도하고 그의 동생과 측근은 정보를 입수해 시세차익을 챙긴 것으로 판단하고, 관련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관련자들을 전원 출국금지하고, CNK 본사는 물론 외교부 청사에 대한 압수수색도 사상 처음으로 단행했다.

수사 시작 전 카메룬으로 출국한 오덕균 CNK 대표에 대해서는 여권을 무효화하고 인터폴 수배와 범죄인 인도 청구를 했다. 검찰은 결국 2013년 2월 그를 제외한 관련자들을 기소했으나 오 대표는 이후 2년2개월만인 지난해 3월 돌연 귀국 4월에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당시 CNK의 다이아몬드 개발사업이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결론 내렸다. CNK가 제시한 매장량이 근거가 없고, 사실상 경제적 가치가 미미한 개발권을 획득한 것에 불과한데도 외교부 명의로 과대포장된 보도자료를 내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었다.

그러나 법원의 이번 판단으로 오 대표는 '사기꾼'이라는 오명은 벗게 됐다. 법원은 산출 방식 등을 고려하면 CNK가 주장한 다이아몬드 추정매장량이 최소한의 객관적 근거조차 결여됐다거나 허위라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라고 봤다. 따라서 김 전 대사가 주도해 배포한 보도자료 내용도 허위가 아니며, 그가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보도자료를 낸 것도 아니라고 판단됐다.

이에 따라 이 사건에 실세가 개입돼 막대한 차익을 봤다는 의혹도 한층 누그러질 전망이다. 그러나 검찰의 입장은 아직도 변함이 없다. 검찰은 김 전 대사가 내용을 보도자료를 통해 흘린 행위와 정황이 불분명하고 정부 기관이 그 같은 행위를 할 경우 주식시장이 요동칠 것이라는 것을 예상치 못했다는 것은 허위주장이라는 입장이다.

사정기관의 한 관계자는 "이 같은 행위 배후에 정권실세가 개입하지 않고 김 전 대사가 단독으로 결정하고 행동했다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본 기사는 <주간한국>(www.hankooki.com) 제256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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