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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분석] 새정치연합, "야권연대 없다" 호기롭게 선언했지만...

"4·29 재보선에서 당 차원의 야권연대 추진 없을 것"
문재인 대표 간판 첫 선거, 명분 없는 연대 부담 작용
막판에 지역별로 후보 단일화 성사될 가능성 적지 않아
[조옥희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은 17일 그간 선거 때마다 주요 전략으로 채택해왔던 야권연대에 대해 "4·29 국회의원 재보선에서는 당 차원에서 추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새정치연합 양승조 사무총장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야권연대 운운은 국민과 후보한테 커다란 모욕적인 언사"라며 "야권연대는 없다는 것이 현재 우리당의 기조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여다야'(一與多野)의 재보선 대결 구도가 형성되며 정치권 일부에서 새정치연합의 전패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을 놓고 봤을 때 일면 호기롭기까지 한 선언이다.

새정치연합이 “야권연대는 없다”고 강조한 데에는 문 대표가 올해 초 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 "무원칙한 야권연대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한 데 따른 것이다. 또 이번 재보선이 문 대표라는 간판으로 치르는 첫 선거인 만큼 '명분 없는 야권연대'로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하지 않겠다는 의도도 포함돼 있다. 새정치연합 진성준 전략기획위원장은 최근 “이번 선거 과정을 통해 자기 혁신의 노력, 정치 노선 상의 변화를 분명히 보여줄 수 있다면 그것이 더 큰 정치적 성과일 것”이라며 “야권연대를 당 차원에서 시도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야권연대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미소짓는 쪽은 새누리당이다. 선거가 치러지는 네 곳 중 서울 관악을과 광주 서구을에서는 옛 통합진보당과 국민모임, 정의당, 무소속 후보 등 야권 후보가 난립해 있다. 성남 중원은 새누리당 신상진 전 의원이 지난 총선에서 적은 표 차이로 패배한 지역이어서, 야권 후보가 복수로 나올 경우 여당이 한층 유리해진다. 더구나 인천 강화을은 새누리당의 강세 지역이다. 새정치연합 입장에서는 어느 한 지역도 승리를 자신하기가 어렵다.

'야권연대 불가'를 외치는 것까지는 원칙을 중시한다는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보궐선거 결과가 참패로 귀결될 경우 그 책임은 고스란히 문 대표 몫이 될 수 있다. 특히 문 대표는 지난 경선 당시 ‘이기는 정당’을 줄곧 내세운 바 있다. 야권연대를 하지 않고 새정치연합이 승리한다면 문 대표로서는 자신의 공언을 현실화하는 것은 물론 리더십을 더욱 탄탄히 만드는 계기로 만들 수 있지만, 만일 재보선에서 패배한다면 당장 당안팎의 심각한 책임론 제기로 시달릴 수밖에 없다.

때문에 당 지도부가 겉으로는 야권연대 불가를 주장했지만, 실무선에서는 야권연대 카드를 완전히 버린 단계는 아니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당 관계자는 “정치는 생물이기 때문에 원칙이 일단 정해졌다고 해서 그대로 가는 건 아니지 않느냐”라면서 “앞으로 어떤 상황 변화가 생겨서 생각이 바뀔지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만약 당원들과 야권 지지층 대다수가 동의한다면 객관적이고 공정한 기준으로 지역 단위로 야권 후보 단일화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실제 연대와 관련한 정치권의 입장 바꾸기는 예전에도 많았다. 지난해 7·30 재보선 당시에도 서울 동작을 지역의 새정치연합 기동민 예비후보와 수원 영통 지역의 정의당 천호선 대표가 자진사퇴해 야권 후보 단일화가 이뤄졌다. 당시 양당 지도부는 당 차원의 연대는 없다고 했지만 후보 간 연대는 막지 않았다. 이에 기 후보는 정의당 후보였던 노회찬 전 의원에게 단일 후보 자리를 넘겨줬고, 천 대표는 새정치연합 박광온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며 사실상의 야권연대를 성사시켰다. 굳이 당 차원에서 야권연대를 하지 않더라고 지지율에서 밀리는 한쪽 후보의 사퇴를 통해 자연스럽게 연대가 성사된 것이다.

변수는 또 있다. 문 대표와 천 대표의 인연이다. 천 대표는 정의당 대표이지만 정치권에선 '범친노' 인사로 분류된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권유로 정치권에 입문해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관과 국정상황실장·대변인·홍보수석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당시 참여정부 비서실장이었던 문 대표와도 수석-비서관, 비서실장-홍보수석 등으로 호흡을 맞춘 경력이 있다. 두 대표 간 모종의 딜이 오갈 수도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노회찬 전 정의당 공동대표는 지난달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사견을 전제로 하자면) 정의당, 국민모임, 노동당의 공조가 이뤄지면 이를 바탕으로 새정치연합과의 공조까지 고려할 수 있다”면서 “지금은 다들 안 한다고 얘기하고 있지만, 필요하다면 좀 모색해야 되는 것 아닌가라는 개인적 생각을 갖고 있다”고 연대 의지를 넌지시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같은 흐름으로 볼 때 이번 재보선 후폭풍의 파급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새정치연합으로서는 일단 이번 재보선에서 '당 차원의 야권 연대'에 대해서는 선을 확실히 그으면서도 뭍밑에서 이뤄지는 후보 간 단일화 논의에 대해서는 여론과 정치 상황 추이를 지켜보면서 지원할 가능성이 있다. 공식적으론 야권연대와 후보 단일화를 반대하지만, 실질적으론 무리하게 이를 막지 않는, 유연한 전략을 채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선거기간 종반전에 일부 지역에서 일부 야권 후보가 사퇴하면서 실질적인 단일화 효과를 낼 가능성은 적지 않다고 봐야 한다. 따라서 야권 분열을 전제로 한 현재의 판세 분석은 별다른 의미가 없다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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