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

다급해진 문재인, 황급히 광주 찾은 까닭

천정배 선두 위기감 작용… 동교동계 지원 약속 기대
광주 패배시 문 대표 리더십은 물론 총선 대선도 타격
[조옥희 기자] 4·29 재보궐선거가 치러지는 광주 서구을 선거 초반 판세가 심상치 않다.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천정배 후보가 선두를 달리는 것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새정치연합 조영택 후보가 뒤를 바짝 추격하는 양상이다. 다급해진 문재인 대표는 14일 재보선 선거전이 시작된 이후 지난달 22일 아시아문화전당특별법 보고대회, 지난 1일 현장 최고위원회 개최에 이어 벌써 세 번째 광주를 찾았다. 여의도 정가가 온통 ‘성완종 리스트’라는 소용돌이에 휩쓸리며 여야간 전운이 형성된 상황에 연이어 광주를 방문하고 있다는 점에서 광주 민심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문 대표의 속내가 읽힌다.

그만큼 광주 서구을 여론이 새정치연합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광주는 그간 전통적인 야권의 텃밭이자 민주화의 성지로 여겨져 왔기에 이 지역에서 제1야당 후보가 패배한다는 것은 의석 한 석을 얻거나 잃는 수준의 문제가 아니다. 야권의 심장부라는 상징성 면에서 비춰보면 광주 사수에 실패할 경우 이번에 치러지는 재보선 지역 4곳 중 3곳에서 이긴다고 해도 진정한 승리로 내세우기 어렵다. 특히 광주 서구을은 여야 구도가 아니라 야야 구도라는 점에서 선거 결과에 따라 야권 내 정치 지형이 완전히 재편될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내년 총선은 물론, 대선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 당의 존립 기반 자체가 흔들릴 가능성도 적지 않다.

정권 교체를 목표로 하는 문 대표의 경우도 광주 서구을에서 자당 후보가 떨어지고 천 후보가 당선되면 리더십은 급격히 약해질 가능성이 크다. 일부에서 이번 선거를 조 후보와 천 후보간 대결이 아닌 문 대표와 천 후보의 정면 승부로 보는 까닭이기도 하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완구 국무총리의 거취 문제까지 나오는 등 혼란스러운 마당에 문 대표가 광주를 자꾸 찾는 건 그만큼 광주 승리가 절실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재보선 전체 판이 야권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성완종 리스트’ 변수도 광주 서구을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모양새다. 여야 대결이 아닌 야야 대결인 탓에 그렇다. 이에 문 대표는 황급히 광주로 내려가 조 후보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표정은 그리 편치 못하다. 앞서 문 대표는 재보선 판세가 야권에 불리하게 돌아가자 호남 정치의 표상인 동교동계의 지원을 끌어낸 바 있다. 그런데 아직까지 박지원 의원이나 권노갑 상임고문 등 동교동계 인사들이 선거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하루빨리 '천정배 바람'을 막아내야하는 문 대표 입장에선 속이 탈 만하다.

이와 관련 당 내 관계자는 “동교동계의 선거 지원은 그분들이 흔쾌히 약속한 만큼 반드시 이행된다”면서 “다만 아직 공식 선거운동 전이라 추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이분들이 지원에 나서지 않았다가 덜컥 우리 후보가 떨어지면 책임론도 제기될 수 있지 않겠나”라면서 “때문이 이것 저것 다 생각해보고 있는 것 같다”고 관측했다.

일단 문 대표는 동교동계의 대대적인 지원이 시작되기 전까진 자력으로 호남 민심을 되돌리겠다는 계산이다. 문 대표는 14일 1박 2일의 광주 방문 동안 광주형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며 무소속 천 후보와의 차별성을 노렸다.유능한 경제 정당을 내세우며 제1야당의 정책 실행 및 예산 집행 능력도 부각, 대안 정당이자 집권정당의 모습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항하는 천 후보의 위세도 간단치 않다. 천 후보 측 설성현 대변인은 이날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한 문 대표의 태도에 대해 “문 대표는 왜 헌정 사상 초유의 권력형 비리에 대해 무엇이 두려워서 특검을 하자는 말도 꺼내지 못 하고 ‘새누리당 2중대를 자처하는지 실망스럽다”며 “국민들은 문 대표의 자기 모순적 태도에 여러 가지 억측과 의문을 품고 있다”고 비판했다. 설 대변인은 이어 “새정치연합은 진상 규명 의지를 보여야한다”며 특검 즉각 실시를 주장했다.

한편, 야권 분열의 틈새에서 ‘제2의 이정현’을 노리고 있는 새누리당의 정 후보는 지역 현안에 매진하며 표심을 공략했다. 정 후보는 이날 지역 방송과의 대담에서 “광주 발전을 위해서는 “호남 정치 복원이나 정권 심판을 주장하는 정치꾼들은 더 이상 필요없다”며 “광주시민을 위해 일 잘할 수 있는 여당 후보 정승을 딱 1년만 써보시라”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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