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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 현장] '성완종 파문'으로 흔들리는 관악 을… 주도권은 어느 쪽으로

'성완종 리스트' 파문 관악을로 번져…새누리 오신환 '지역 일꾼론' 전략
동교동계 업고 '화색' 새정치 정태호…성완종 역풍 우려 일단 신중 모드
'진보진영 단일화' 국민모임 정동영…새누리·새정치에 특검 도입 촉구
  • 오신환 새누리당 후보는 '지역 일꾼론'을 강조하며 표심을 공략하는 중이다.
[이선아 기자] 4·29 재보선을 20여 일 앞두고 터진 '성완종 리스트' 파문은 여의도 정치권을 강타하면서,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일여다야(一與多野) 후보 구도여서 지난주까지는 오신환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와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리고 앞서 나갔다. 하지만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판세가 흔들리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어서 누가 최종 승자가 될지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새누리당 오 후보의 지지율이 주춤해져 오 후보와 야권 두 후보 간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진 가운데 야권의 두 후보 중 누가 우위를 점할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세 후보는 기존의 선거운동 전략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히면서도 판세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선거 전략을 재검토하고 있다. 앞으로 파문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선거 전략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3강으로 짜인 선거 구도에서 새누리당 오 후보는 '지역 일꾼론'을 강조하며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오 후보는 최근 후보 등록을 마친 뒤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새정치연합은 지난 27년 간 지역을 낙후시키고, 낡은 지역주의를 조장해 왔다"며 자신이 '지역 일꾼'으로서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오 후보 측은 "꾸준히 지역일꾼론을 내세우면서 지역 이슈에만 관여해왔기 때문에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특별히 선거 기조를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 후보는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관련해선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한편, 이념 정치나 중앙 정치로 관악을 선거가 혼탁해져선 안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오 후보는 지난 13일 평화방송 인터뷰에서 "야당이 이걸 선거에 끌어들여 이용하려 한다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면서 "중앙 정치보다 우리 관악의 미래를 선택하는 그런 선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후보 측 관계자도 "현재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관련해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캠프 차원에서 특별한 대책을 마련하진 않았다"며 "다만 야권 쪽에서 이 문제로 공격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 정태호(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는 당 지도부를 포함 동교동계의 선거 지원에 한층 자신감이 붙은 모습이다.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 당 지도부를 비롯해 동교동계 인사들도 참석해 지원에 나서면서 한층 자신감이 붙은 새정치연합의 정태호 후보는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관련, 정권의 집단 책임론을 제기하면서도 다소 신중한 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지나치게 공세 수위를 높일 경우 자칫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 후보는 '유능한 경제 정당'이라는 기존의 선거 기조를 계속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정 후보 측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당연히 진실을 밝혀야 할 사안이지만 선거 기조의 변화까지 연결시킬 사안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정 후보는 지난 13일 평화방송 인터뷰에서 "관악을은 전통적인 새정치연합의 지지층이 많은 지역인데, 동교동계 지지 문제와 정동영 후보 출마 등으로 어수선한 부분들이 있었지만 발대식 이후 깔끔하게 정리됐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대해선 "만약 사실이라면 아무래도 선거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를 지켜본 뒤 특검 쪽으로 방향을 잡은 새정치연합의 신중 모드와 관련해선 "검찰 수사 결과를 보면서 제대로 수사했는지 판단하자는 것이 합리적 접근이라고 생각하신 것 같다"고 답했다.

이동영 정의당 후보와 나경채 노동당 후보가 후보 등록을 포기함에 따라 사실상 '진보 진영 단일화'를 이룬 국민모임의 정동영 후보는 특검 도입에 부정적 입장을 취하고 있는 새정치연합에 집중 공세를 펼치고 있다. 정 후보는 "새정치민주연합은 뭐가 그리 무서워 '박근혜 게이트'에 대해 특별검사 요구를 못하는가"라는 성명을 낸 데 이어 14일에도 "제1야당 새정치연합이 특검을 머뭇거리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거듭 비판했다. 특히 정 후보는 "비중이 더 낮은 사건들에 대해서도 특검을 요구해 왔던 전례에 비춰 더욱 납득하기 어렵다"며 여야의 조속한 특검 도입을 거듭 촉구했다. 이와 관련 정 후보 측은 "차후 행동과 관련해선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선거 전략을 재점검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 27년 간 야당 의원을 배출해 '야당의 텃밭'으로 불려온 서울 관악을은 야권 분열로 당초 여당 후보가 여론조사 1위를 차지하는 등 '이변'이 현실화될 조짐을 보였다. 하지만 관악을의 선거 판세는 '성완종 리스트'가 보도된 지난 10일 이후 점차 변화하는 모습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뷰가 재보선과 관련해 지난 11~12일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유선 RDD 전화면접, 562명, 응답률 0.97%, 95% 신뢰 수준에 ±4.4%포인트)에 따르면 오신환 새누리당 후보가 37.3%의 지지를 얻어 29.0%에 그친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를 오차범위 내인 8.3%포인트 앞섰다.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는 23.5% 지지로 두 후보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이어 무소속 송광호 후보(2.7%), 무소속 변희재 후보(2.6%), 무소속 이상규 후보(2.5%), 공화당 신종열 후보(1.5%) 순이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새정치연합 정 후보 측은 "본격 선거전에 돌입했다고 볼 수 있는 4월 첫 주 상황과 비교해 정태호 후보의 상승세가 뚜렷하다"며 "오신환 후보는 정체를, 정동영 후보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CBS노컷뉴스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3~5일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유선 RDD, ARS 방식, 563명, 응답률 2.33%, 95% 신뢰 수준에 ±4.13%포인트) 오신환 후보가 43.7%로 2위인 정태호 후보(24.9%)를 제치고 크게 앞서나갔고,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는 19.9%의 지지율을 얻었다.


  • 정동영 국민모임 후보는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관련 특검 도입에 부정적 입장을 취하고 있는 새정치연합에 집중 공세를 펼쳤다. 사진=정동영 후보 캠프 제공
하지만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확산되면서 표심의 향배가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주에 비해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와 새정치연합 정태호 후보의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고,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의 지지율이 다소 올랐다는 게 정동영 후보 측의 주장이다. 여권 관계자도 “그동안 정동영 후보의 지지율은 19~20% 정도로 정체 상태였는데, 이번 조사에선 20% 중반까지 올라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여당 후보의 지지율이 주춤한 상황이어서 야권의 정태호·정동영 두 후보 중 누구에게 표심이 더 쏠리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데일리한국 기자가 14일 관악을 지역을 다시 찾았을 때도 여권 지지세의 주춤 현상을 곳곳에서 읽을 수 있었다. 대학동 고시촌에서 거주한다는 김모(56)씨는 "매번 야당 찍어봤자 좋을 것 없고, 오신환 후보가 사시를 존치해야 한다고 해서 이번에는 여당을 찍어볼까 했는데, 성완종 리스트 파문 이후 어떤 후보를 찍을지 사실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미성동 도깨비시장에서 만난 주부 양모(39)씨는 "지난주 거리에서 인사하는 문재인 대표와 정태호 후보를 직접 만났는데 인상도 좋고 왠지 신뢰가 간다"며 "성완종 리스트와 상관 없이 정태호 후보를 찍겠다"고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이곳 토박이라고 소개한 택시 운전기사 한모(63)씨는 "그동안 민주당을 지지해왔지만, 이번에는 새누리당에도 한 번 기회를 줄까 싶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모(32)씨는 "평소 진보정당을 지지해 온 사람으로서 정동영 후보를 가장 염두에 두고 있다"면서도 "다만 다른 후보들에 비해 공약이 덜 알려진 점과 '철새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는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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