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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 현장]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격차 좁혀지는 성남 중원 표심

유권자들, '성완종 파문' 추이 보며 지지 후보 결정 유보… 후보들 바닥 스킨십 경쟁
새누리 신상진·새정치 정환석 후보 지지율 격차 줄어… 옛 통진당 김미희 후보 맹추격
  • 지난 13일 신상진(왼쪽부터) 새누리당 후보, 정환석 새정치연합 후보, 김미희 무소속 후보가 4·29 재보선 성남중원 후보 매니페스토 정책선거 실천 협약식에서 공명선거와 정책선거를 약속하며 손을 들어올리고 있다.
[조옥희 기자] 4·29 재보선이 보름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선거의 향배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당장 여야 후보들의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거나 역전하는 현상까지 나타나면서 ‘성완종 폭풍’이 재보선 판세를 흔들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이번 선거가 야권 분열 구도로 흐르면서 내심 2승 이상을 기대했던 새누리당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까지 남긴 리스트가 여권 핵심 인사들에게 금품을 건넨 정황을 담았다는 점에서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반면 야당은 이번 사건을 일단 호재로 여기고 있지만 ‘성완종 리스트’가 정치권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확산될 경우 유권자들의 무관심이 높아져 투표율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야권 분열 변수보다는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간 양자 대결이 도드라져 ‘성완종 리스트’ 변수가 선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경기 성남 중원 지역을 찾았다. 이 지역은 야권 강세 지역으로 여겨졌지만 국회의원을 두 번이나 지내 개인 인지도가 높은데다, 지난 총선 당시 600여표 차이로 아깝게 패배해 지역 여론의 동정표도 얻고 있는 새누리당 신상진 후보가 선거 초반 앞서나가고 있는 곳이다. 그러나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터진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 신 후보와 새정치연합 정환석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나고 옛 통합진보당의 김미희 후보도 10%대가 넘는 지지율을 기록해 예측불허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실제 성남 중원에서 만난 유권자들의 표심도 한 곳으로 모아지지 않았다. 성남 중원의 모란역 부근에서 만난 회사원 김모(59)씨는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상당한 판국에 돈이나 받아 먹고 있는 정치인들이라고 생각하니 없던 정도 다 떨어진다”면서 “그래도 투표는 해야 할텐데 추이를 지켜보면서 밀어줄 후보를 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을 눈여겨 보면서 섣불리 특정 후보에 기우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이다.

  • 신상진 새누리당 성남 중원 후보는 모란시장에서 "재래시장 현대화"를 강력 호소했다.
그러나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영향을 받지 않고 지지 의사를 밝힌 주민들도 여전히 적지 않았다. 특히 노년층에서는 신 후보의 인기가 높았다. 도촌동에서 만난 박모(70)씨는 “노인들끼리 그 이야기(성완종 리스트)를 하긴 하는데… 오랫동안 지역을 위해 일해온 신 후보를 밀어줘야 한다는 말이 대다수”라며 신 후보 지지 의사를 밝혔다. 김모(68)씨도 “새정치연합도 마찬가지 아니겠느냐”면서 “신 후보를 그동안 여러 번 만나 봤지만 참 한결같아서 그를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젊은 층에서는 야당 지지 의사를 밝히는 유권자가 많았다. 중원구 상대원동에 사는 최모(34)씨는 “리스트에 나온 사람들 다 콩밥 먹어야지 않겠어요”라면서 “그런 일이 나왔는데도 여당 후보를 찍어주는 건 호갱 인증이다. 새정치연합 후보를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란시장 주변에서 상가를 운영하는 김모(44)씨도 “아무래도 이번 사건(성완종 리스트)이 영향을 미칠 것 같다”며 “정치인들에게 별 기대는 하지 않지만 여당 후보는 안될 것 같다”고 정 후보 지지를 표명했다.



성남 표심이 ‘성완종 리스트’ 파문을 계기로 흔들리자 각 후보들도 전열을 다시금 가다듬는 모습이었다. 먼저 새누리당 신 후보 선거캠프 관계자는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 표명은 없다”면서 “사건의 추이를 지켜보겠지만 우리는 이미 하던대로 발로 뛰는 선거전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중원구 주민들은 신 후보에 대한 믿음이 여전하다는 걸 현장에서 느낀다”면서 “당의 지원보다 늘 하던 대로 유세나 연설을 배제하고 열심히 걸어다니며 주민을 만나겠다”고 말했다. 신 후보는 이날도 오전부터 노인회관 등을 돌며 표밭갈이에 힘을 쏟았다.

새정치연합 정 후보는 고무된 표정이었다. 이날 중원경찰서에서 만난 정 후보는 “성완종 리스트를 선거에 굳이 이용하지 않더라도 이길 수 있는 선거”라며 “여론조사 결과에도 반영되고 있는데 실제 지역 바닥 민심은 나를 지지하는 표가 많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투표율이 관건이어서 지지층을 투표장에 나오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선거에서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말도 있지만 중원구는 지역 일꾼을 뽑는 경향이 강하고 그 적임자를 나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후보는 이날 녹색어머니회 발대식을 찾아 학부형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주민센터 노래교실 등을 찾는 등 지역 유권자들과의 광폭 만남을 이어갔다.

  • 정환석 새정치연합 후보가 중원경찰서 앞에서 유권자들과 인사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무소속 김미희 후보도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김 후보 측은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 “12일 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 홍준표 경남지사 등 3명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며 “개인 비리가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의 불법 대선자금 게이트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의 책임을 묻고 진정한 지역 일꾼으로서의 장점을 부각시켜 주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이날 중원구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매니페스토 정책선거 실천 협약식에 참석한 뒤 사기막골 일대 상가를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

한편 여론조사전문기관인 리서치뷰가 지난 11~12일 이 지역에 사는 유권자 562명을 대상으로 재보선과 관련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새누리당 신상진 후보(43.4%)가 새정치민주연합 정환석 후보(38.3%)보다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옛 통합진보당 출신인 무소속 김미희 후보는 15.2%의 지지율을 보였다. 지난 3~5일 조원씨앤아이의 여론조사에서 신 후보 42.1%, 정 후보 32.7%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격차가 훨씬 좁혀졌다. 이번 조사는 유선전화 가입자를 대상으로 컴퓨터자동응답시스템을 이용한 임의전화걸기(RDD)방식으로 이뤄졌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 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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