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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영 자유총연맹 중앙회장 거취 논란

"경찰 고위간부 개입 불법 선거" vs "사실 무근"
'새누리당 핵심 K씨ㆍ현직 경찰서장 선거 개입' 의혹 제기
허 회장 측 "사실무근 확인…법적 조치 취할 수도"
허준영(63) 한국자유총연맹 중앙회장이 지난 회장선거에서 부정선거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전 경찰청장 출신인 허 회장은 지난 2월 25일 선거를 통해 당선됐으나 당선 직후부터 지속적으로 부정선거와 관련된 구설에 시달리고 있다. 연맹 안팎에서 들리는 내용을 들어보면 허 회장이 선거를 앞두고 사전선거운동을 하는 등 불법선거를 공공연히 자행했다는 것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허 회장이 불법선거에 지방경찰청장과 서장 등 현직 경찰 고위 관계자들을 동원했다는 주장이다. 우종철 자유총연맹 사무총장은 지난 16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제15대 중앙회장으로 선출된 허 회장은 전직 경찰총수라는 직위를 이용해 불법선거를 감시해야 할 경찰공무원들을 선거에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 총장은 “허 회장은 한국자유총연맹이라는 범국민운동단체를 이끌어갈 자격이 없다”며 “엄정한 검찰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허 회장 측은 “사실무근의 주장으로 법적 조치도 불사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연맹과 새누리당 주변에서는 여러 말이 무성히 돌고 있다. 연맹 회장 선거를 놓고 “청와대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벌인 끝에 불거진 부작용 아니냐”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고 있다.

경찰 고위간부 선거개입 논란

우 총장과 복수의 자유총연맹 측 관계자에 따르면 부정선거 의혹은 연맹 회장 선출 직후 제기된 것이 아니라 선거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곳곳에서 불거졌다. 특정 지역의 지회관계자들이 허 회장(당시 후보)의 부정선거와 관련된 제보를 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선거 직후 행정자치부에서 특별감사를 실시해 강도 높은 조사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행자부는 감사를 통해 부정선거와 관련된 여러 정황을 포착했다. 행자부 감사팀은 허 회장 선거에 현직 경찰 고위간부가 개입했다는 증언도 일부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행자부 관계자에 따르면 일부 지역에서 지방경찰청장과 경찰서장 등이 연맹 관계자들을 불러 허 회장이 선거에서 이길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한 한 의혹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또 행자부는 감사를 통해 현직 경찰 고위인사의 선거개입과 허 회장의 사전선거운동 등 불법선거를 뒷받침할만한 증거도 일부 취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증거자료 등은 불법선거운동을 직접 목격한 이들을 비롯해 선거를 앞두고 직·간접적으로 허 회장을 접촉한 이들로부터 나온 것이어서 향후 행자부의 조치를 비롯해 사정기관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맹이 최대 관변단체인 만큼 청와대도 최근 제기된 의혹이 사실인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같이 회장 선거에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신 이동복씨 등은 허 회장을 선거법위반으로 고발한 것으로 전해져 검찰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도 주목을 끈다.

우 총장은 연맹 회장 선거와 관련해 “사전 선거운동 금지 기간(1월 13일∼2월 14일)이 정해져 있었지만 이 기간 허 회장은 은밀히 연맹 관계자들을 접촉하고 다닌 등 불법선거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우 총장은 “사전 선거운동 금지 기간에 허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의 후보는 대의원을 일절 만나지 않았다. 반면 허 후보는 전국을 돌며 대의원을 만났으며, (그 자리에) 현직 경찰서장이 배석했을 뿐더러 경찰간부들이 대의원을 초청해 식사도 했다”고 기자회견을 통해 폭로했다.

우 총장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날짜와 식당 이름, 배석자 등이 일목요연하게 드러나 있다. 이 같은 자료는 행자부 감사팀에게도 모두 전달된 것으로 알려져 행자부가 향후 어떤 조치를 취할지 그 행보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자료에 따르면 선거운동금지 기간인 1월 중순경 허 회장의 측근인 모 지회장이 해당 지역 연맹 관계자들을 불러 식사를 한 것으로 드러나 있다. 역시 선거운동금지 기간인 2월에도 모 지방경찰청장이 연맹 관계자들을 A식당으로 불러 식사를 대접하며 허 회장의 당선에 도움을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해당 청장은 “만나기는 했지만 선거이야기는 안했다”고 부인하고 있다.

또 1월 중순에 강원지역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허 청장의 측근인 경찰 고위인사가 허 회장의 당선을 도와달라고 부탁하며 식사대접을 했다는 것이다. 허 청장 측은 “오해가 있다”며 사실을 부인하고 있지만 조사결과에 따라 허 회장 측근과 허 회장에게도 책임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

연맹 선거 놓고 미묘한 기류

앞서의 주장들에 대해 허 회장 측은 “사전 선거운동을 한 적도, 경찰간부와 함께 대의원들을 만난 적도 없다. 전혀 사실이 아니며 시기적으로나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라고 반박했다. 또한 “경찰청장을 지낸 지 10년이 넘었는데 경찰을 동원해 식사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강조했다.

허 회장 측은 우 총장 등의 주장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하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히고 있어 향후 사태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갈 조짐이다.

이에 대해 우 총장은 “허 회장과 측근들이 불법선거 증거 인멸을 위해 연맹 간부들과 시도 사무처장들에게 회유와 협박을 했다”며 “허 회장의 불법선거와 은폐를 입증할 자료를 모두 갖고 있다. 이를 통해 법적 처벌을 받게 할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한편 행자부는 지난 3월 4일부터 한달동안 특별감사를 벌여 회장 선거 관리가 부적절했다는 기관 경고를 내리면서 모든 불법사항을 4월 17일까지 시정조치하라는 공문을 연맹에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피감사자인 허 회장은 이를 묵살하고 오히려 초법적 징계위를 구성해 연맹 내 사무총장 인사 등 직권을 남용하고 있다는 게 우 총장의 주장이다.

허 회장 측은 별도의 반박자료 제시는 없이 “우 전 총장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는 등 법적인 대응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또 허 회장 측은 “우 총장이 주장한 사전 선거운동이나 경찰력 동원 등은 이미 행자부의 감사 결과에서도 사실무근이라고 결론 낸 사안”이라며 “현직 경찰 고위 간부가 선거에 동원됐다는 증거나 불법선거개입이나 선거운동을 내용을 행자부에서 알았다면 벌써 심각하게 문제 삼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연맹 선거를 놓고 청와대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간에 미묘한 신경전이 있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행자부와 연맹 주변에서 “청와대에서 연맹 선거에 일절 개입 하지 않겠다고 한 상황에 김 대표의 입김이 연맹선거에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행자부가 감사를 통해 입수한 내용에 따르면 허 회장이 선거기간 중 연맹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김 대표가 나를 밀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제보가 포함돼 있다. 이 제보와 관련해 사실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허 회장 취임식에 청와대관계자나 행안부 장관 모두 불참하는 등 냉소적인데 반해 김 대표가 유일하게 축하해주어 이를 의심스러운 눈길로 바라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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