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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김무성 제안한 오픈프라이머리 과연 잘 될까

"공천권 국민에 돌려주겠다" 완전국민경선제 여야 동시 실시 주장
공천폐해 막는 장점 반면 정당 정치 훼손·정치신인 진입 막는 단점
[조옥희 기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당 대표 취임 1주년을 맞아 꺼내든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여야 동시 실시’ 카드에 대해 정치권의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대체로 현역 의원들은 찬성하는 의견이 많지만 야당은 물론, 여당 내부에서도 이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오픈프라이머리는 당원이 아니더라도 유권자라면 누구나 특정 정당의 경선에 참여해 직접 후보를 뽑을 수 있는 제도다. 계파·돈·나눠먹기 공천을 없애고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주는 게 취지다. 김 대표는 13일 “우리 정치는 그간 잘못된 공천 때문에 계파 갈등이 증폭됐고 당이 분열하는 악순환을 겪었다. 만악의 근원인 공천 제도를 혁신해 민주정당을 만들겠다"면서 오픈프라이머리의 본격 도입을 제안했다.

공천 제도 자체를 ‘만악의 근원’이라 칭할 만큼 김 대표의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에 대한 의지가 강한 데에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위로부터의 공천이 곧 보스정치로 이어져 이로 인해 당내 계파간 갈등으로 전이된다는 문제인식에서다. 실제 현재의 공천시스템이 유지될 경우 내년 20대 총선 공천 문제를 놓고도 친박과 비박간 갈등은 필연적이다. 이는 친노와 비노로 나뉘어진 새정치민주연합도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김 대표는 밑으로부터의 공천인 오픈프라이머리를 도입해 이같은 갈등 요소를 사전에 없애자는 취지다.

그러나 오픈프라이머리는 이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실제 도입 시 예상되는 또다른 폐해도 만만찮다. 당원의 존재 의미가 약화돼 정당 정치의 본래 의미가 훼손될 수 있는 데다 정치 신인의 국회 진입을 막아 '현역 의원 굳히기'로 변질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오픈프라이머리가 도입되면 정치 신인의 진입 장벽은 그만큼 높아진다. 인지도는 물론 지역 유권자와의 접촉면이 상대적으로 넓었던 기존 현역 의원들을 뛰어넘기가 쉽지 않아서다.

전문가들은 오픈프라이머리가 군소정당이나 정치 신인의 입지를 좁히고 기존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할 가능성을 우선 걱정하고 있다. 거대 양당 구조를 고착화하는데 일조하고, 인지도와 조직 동원력이 월등한 현역 의원이나 지방의원·단체장·지역 유지 등에게 압도적으로 유리한 측면이 크다는 점에서다. 유망 정치 신인보다 토박이 정치인이나 지역 유지들의 선출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지역 유권자나 당원들을 상대로 한 불법적인 행위마저 횡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표면적으로는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준다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적잖은 현실적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는 제도란 설명이다.

실제 지난 4월 열린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공청회에서도 전문가들의 이같은 지적이 쏟아진 바 있다. 이들은 대체적으로 오픈프라이머리가 정당의 민주화를 내세우고 있지만 정당의 책임 정치를 약화시켜 오히려 정치 개혁에 역행하는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 정치 신인의 진입 장벽을 높여 정치권 물갈이가 봉쇄돼 가뜩이나 심각한 정치 불신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걱정도 내놓았다. 최한수 건국대 명예교수는 “오픈프라이머리는 기득권에 무임승차권을 부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여기에 자칫 인기투표로 진행될 가능성도 커 정치적 함량 미달 인물들의 국회 입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새정치연합도 오픈프라이머리에 원칙적으론 찬성의 뜻을 표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계파별로 의원 개개인별로 생각이 다르다. 대표적인 찬성론자인 박영선 의원은 “오픈프라이머리가 도입돼야 여당은 청와대 거수기에서 벗어나고 야당은 계파정치에서 탈피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 의원은 정당정치 본질 훼손에 대해서도 “20세기 정당주의 이론에 근거한 것일 뿐”이라고 일축했고, 정치신인 진입 장벽과 관련해선 “어떤 제도든 신인 장벽은 존재하는데 (소속 정당과 무관하게 모든 후보 중 두 명이 결선투표를 치르는)'톱투(Top-Two) 오픈프라이머리'를 적용해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원혜영 의원은 “모든 정당과 지역구에 오픈프라이머리를 하라는 것은 위헌”이라며 “시대정신에 맞는 인물을 영입하고 신인, 여성 등에게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고 반대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최재성 사무총장도 "현역 의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제도"라면서 김 대표의 제안을 “(새누리당은) 내년 총선을 둘러싼 갈등을 현역 기득권 유지를 통해 온존시키려고 하는 것 아니냐”라고 쏘아 붙였다. 다만 새정치연합으로서도 오픈 프라이머리가 현역 의원들에게 유리하다는 측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에 제도 도입 논의 자체엔 큰 반감이 없는 분위기다.

소수 정당인 정의당의 반대 목소리는 더욱 크다. 정의당은 “오픈프라이머리는 정당 민주화가 아니라 정당 해체로, 당내 갈등 상황 때문에 공천권을 국민에게 주는 것은 정당 본연의 기능과 책임정치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의당은 그러면서 “여야 동시 실시와 법제화는 각 정당이 보유한 정치 문화와 규범의 다양성을 무시하고 자율성을 침해하는 위헌적 발상”이라며 “(오픈프라이머리를 하려면) 새누리당은 자체적으로 실시하라는 게 우리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에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여당 단독으로라도 실시하자는 주장도 나오지만 역시 내부 반발도 만만찮다. 여권 관계자는 “오픈 프라이머리 주장은 정당 정치의 의미를 퇴색시키지 않으면서도 폐해를 최대한 줄이는, 유권자의 의견도 반영하고 세부 규정과 운영 방식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의 보안 방법을 충분히 논의해 ‘한국형 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는 게 먼저다”고 지적했다. 여권의 다른 관계자도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김 대표가 주장하고 나선 데에는 내년 총선 이후에도 현재와 같이 비박계의 수적 우세를 유지시킬 수 있고 그만큼 김 대표의 당내 위상이 더욱 탄탄해지는 점을 고려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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