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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8·15 대사면'… 기업 TF팀 분주한 움직임

재벌범죄 '면죄부' 어디까지 촉각
  •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국가발전과 국민대통합을 위해 '8·15 사면'검토를 지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재계에서는 즉각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당ㆍ청 회동에서 새누리당 지도부가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에 경제인을 포함시켜 줄 것을 건의한데 대해 긍정적 입장을 밝히면서 정ㆍ재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이번 특사 범위가 어디까지 확대될지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수감 중이거나 집행유예 중인 정치인ㆍ경제인 등의 사면 가능성을 놓고 여러 관측과 추측이 무성히 나돌고 있다. 아울러 일부 기업의 법무팀 또는 별도의 TF팀 등이 특사를 위해 긴밀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6일 김무성 대표 등 새누리당 지도부와의 회동에서 경제인을 포함한 대규모 사면 요청에 "당의 건의 내용도 함께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사면권 행사를 아껴왔던 박 대통령이 경제인 사면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과거 "가진 사람들이 처벌을 받고도 도중에 특사 등으로 풀려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그것은 법치근간을 흔드는 일"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재벌들의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엄단하겠다"고도 했다. 그런 박 대통령이 사면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히고 나서면서 이를 놓고 여러 분석이 분분하다.

일부에서는 김 대표가 건의하고 박 대통령이 수용하는 형태를 취하는 내막이 따로 있는 것 아니냐고 곱지 않은 시선을 던진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일단 대통령이 검토를 언급하기는 했지만 여론 등을 고려해 볼 때 사면이 지극히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한다.

박 대통령의 선택 득과 실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사면에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황교안 총리가 법무부 장관이던 시절 경제인 특사 등에 대한 건의를 해도 박 대통령이 단호하게 잘랐다는 말도 들린다. 그런 박 대통령이 최근 경제인 특사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자 입장을 바꾼 이유가 따로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적지 않다.

이 관계자는 "특별사면과 관련한 이야기가 나오면 당연히 재벌총수 사면 여부가 초점 아니겠나. 이 부분을 대통령께서도 분명히 인지하고 있다"며 "그런 맥락에서 이번 사면 요청에 대한 긍정적 답변은 그렇게 하겠다는 뜻이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평소 염두에 두고 있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항상 즉답을 보류하는 성격이다"라며 "그러나 이번에는 그 자리에서 답을 했다. 이는 이미 특사에 대한 논의가 있었으며 박 대통령이 결심한 부분이 있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청와대 주변에서는 이번 특사와 관련, 박 대통령과 황 총리가 긴밀한 논의한 것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있다. 사정정국을 앞두고 무조건 처벌만 하기보다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활용해야 한다는데 뜻을 모았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황 총리는 법무부 장관일 때 주변의 사면 여부 물음에 대해 '대통령이 결정할 일이지 나는 모른다'는 말로 일관했다. 하지만 황 총리는 기본적으로 용서와 처벌은 병행되는 것이 좋다는 입장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3일 "광복 70주년의 의미를 살리고 국가발전과 국민대통합을 이루기 위해서 사면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구체적 대상을 언급하지 않았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기업인 사면이 긍정적 방향으로 흘러갈 것으로 감지된다.

또 이번 회동을 통해 당이 요청하고 박 대통령이 받아들이는 구도를 놓고 "기업인 사면과 관련한 여론의 부담을 일정 부분 덜어내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특사, 재계 기대 반 우려 반

지난해 설 명절 사면 때 '순수 서민생계형 범죄'로만 대상을 제한했던 박 대통령이 이번에는 대상을 특정하지 않은 만큼 재계는 기대감으로 크게 술렁이고 있다.

기업인 특사 대상으로는 수감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재원 부회장,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등이 꼽힌다. 이밖에 집행유예 중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대상으로 거론된다.

박 대통령이 사실상 기업인 사면 '긍정적 검토' 입장을 밝힌 것을 두고 여러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사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재계에는 기대 반 우려 반 분위기다. 일단 강도 높은 사정정국이 예고된 상황에 특별사면 단행 소식이 들리자 '폭풍전야'아니냐는 분위기도 없지 않다.

기업수사를 통해 총수들 또는 기업인들을 무차별 처벌할 경우 경제가 전반적으로 위축될 수 있기 때문에 강온양공을 구사하는 것일 수 있다는 소리다.

익명을 요구한 중견기업의 한 인사는 "황 총리 주도하의 사정정국은 이미 여러 차례 언급된 바 있다. 지금 특사는 향후 사정을 앞두고 분위기를 추스르는 것 아니겠나"라며 "기업인들에 대해 큰 범위의 사정이 될지도 의문이다. 청와대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데, 기업인 대사면을 할 경우 약속을 지키지 않는 대통령이라는 비난이 더 커질 것이다. 이를 감안할 때 좁은 범위의 기업인 사면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박 대통령은 재계 총수 등 재벌 사면에 부정적 입장을 취해 왔고 국민 여론도 호의적이지 않다. 이 뿐만 아니라 기업인 사면이 오히려 역풍이 될 수도 있어 이에 따른 부담도 적지 않다. 심지어 여권 안팎에서도 "기업인에 대한 사면이 단행될 경우 박근혜 정부는 경제성장도 지지율 회복도 다 놓치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특사와 관련해 청와대가 "기업인 사면도 검토를 하고 있지만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황급히 신중한 모드로 입장 전환을 한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경제인 사면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지는 반면 정치인에 대한 사면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정치인 사면에 대한 비판여론이 만만치 않은데다 당 지도부도 박 대통령에게 '정치인 사면 배제'건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은 당분간 여론의 추이를 살피며 그룹 총수 등 주요 기업인들의 특사 여부를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일각에서 "상황에 따라 아예 기업인은 배제되거나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을 만한 수준에서 최소한의 기업인만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시 움직이는 TF팀

기업인들의 특사 가능성이 전해지자 수감 중인 총수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SK는 최태원 회장의 조기석방은 사실상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 조기석방을 위해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현재 SK 내부 분위기는 한층 들떠있는 상태다. SK는 최 회장의 특사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잔뜩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 회장은 다른 재벌총수와는 달리 수감 중 병세악화를 호소하며 병원에 입원한 적도 없고 수감 중 여러 구설을 만드는 등의 '일탈'행동도 거의 없었다. 형량을 상당부분 채운 점도 간과할 수 없다. 말하자면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채 동정에 호소한 다른 총수들과 차별된 모습이라는 이야기다. 이 때문에 여론도 그리 나쁘지 않다. 그에 대해 특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거론되는 이유다.

이에 재계에서는 SK가 최 회장 조기석방을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말이 무성하다. 하지만 SK 측은 특사를 위한 그룹차원의 별도 활동은 없다고 말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특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잔여형기에 대한 관행적 특사 대상 부분에서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반면 이 회장의 건강이 매우 심각한 상태인 점과 CJ그룹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해 병보석 등을 허가하는 형태로 사면 아닌 사면을 할 가능성도 있다.

CJ 내부에서도 특사와 관련된 내용을 파악하느라 분주하다. 재계 소식통에 따르면 CJ 직접 관계자는 아니지만 이 회장과 가까운 몇몇 법조계 인사 등이 여권과 청와대 라인에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는 말이 들린다.

다만 태광의 경우는 특사를 위해 따로 움직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소식통에 따르면 태광은 특사와 관련해 "가능성이 없다"고 오래전부터 판단하고 조기석방에 대한 기대를 놓은 지 오래라는 것이다.

태광의 한 관계자는 "태광은 청와대나 여권을 위해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는 상태여서 조기석방을 기대하지 않는다"며 "그런 여력이 있었다면 정ㆍ관계 인사들과 접촉하며 가능성을 타진해 볼 수나 있겠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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