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수레만 요란한' 맹탕 국감…정치 이슈에 국감 '뒷전'

국정감사NGO모니터단은 제19대 국회 15개 상임위별 국정감사를 ‘쭉정이 부실감사’ ‘후하게 쳐서 D학점’으로 평가했다. 708개에 달하는 피감기관과 4175명의 증인과 참고인을 불러내는 등 역대 최다의 규모를 자랑했지만 마구잡이로 불러내거나 되돌려 보내는 등 형식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특히 지난달 17일 공거위와 관련해 심도 있는 국감을 하지 못한 점을 지적했다. 당시 정무위 국감에 참석한 의원들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비롯한 일반증인 20명, 참고인 8명의 증인신문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정감사NGO모니터단은 올해뿐만이 아니라 매해 되풀이되고 있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일반 증인에 대한 신문은 국정감사 이전에 하거나 국정감사 기간이라도 피감기관이 없는 날을 정해 따로 질의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여야 당대표들의 부적절한 국감 기간 내 행태도 꼬집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대표는 국감은 뒷전으로 제쳐두고 당내 공천과 총선 승리에만 더 큰 관심을 드러냈다는 입장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국감 전부터 오픈프라이머리 등의 공천 방식으로 여론의 관심을 집중시켜 국감 기간을 총선정국으로 바꿔버리며 국감에 집중돼야 할 국민들의 시선을 빼앗은 바 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국감 초반부터 당대표 재신임 투표 문제로 잡음을 발생시키며 국감을 방해했다. 국감 중간에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계속 이어져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국감에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더불어 국감을 전문적으로 이끌어야할 각 당의 비례대표의원들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점도 지적했다. 비례대표의원들은 자신의 전문성과는 상관없는 상임위에 배치돼 전문성 활용이라는 취지에서 벗어난 처사로 비판의 대상이 됐다.

그 예로 IT여성기업인협회장을 역임한 강은희 새누리당 의원은 교문위에 배치됐으며, 순천YMCA재정이사를 맡았던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국방위 소속이다. 연세대의과대학교수를 겸임하는 신의진 새누리당 의원은 안행위 소속이며, 경북참여정치개혁연대공동대표를 역임한 홍의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미래부 소속으로 배치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제19대 국감과 관련해 김대인 법률소비자연맹 총재는 “국감은 민주화를 통해 이룩한, 대한민국의 모든 국가기관을 바로잡을 수 있는 막중한 국회의원의 권한이며 책무”라며 “이러한 책임과 권한을 스스로 팽개치는, 국감에 결석ㆍ불참하는 것은 세월호 참사와 같은 국가재난을 방조ㆍ방기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밝혔다.



윤소영 기자 ysy@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