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발전 기여할 지구촌 파워집단전 세계 20여개 국 한인 법률가 회원으로 활동각국 주류사회와 교류하는 엄청난 자산국가ㆍ국민 이해하고 국가 발전 위한 활용 바람직

세계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인 변호사들이 지난 9월 서울에서 총회 및 학술대회를 열고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면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 한인 변호사들은 각국에서 법률 전문가로 일하지만 글로벌 경쟁시대에 법조, 교육, 금융 등의 개방이 잇따르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한인 변호사들의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국익뿐 아니라 국내 기업, 단체, 개인들의 이익도 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자유무역협정(FTA)에 이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체결 등으로 국가 간 협조와 경쟁이 가속화하면서 세계 한인 변호사들의 수요도 점증할 전망이다. 또한 한인 변호사들은 그들 나라의 주류사회에 속해 있어 한국의 국제관계에 기여할 수 있는 자산이 될 수 있다.

이러한 한인 변호사들의 조직인 세계한인변호사회(IAKL)는 글로벌 시대 한인 변호사의 구심체로 점차 위상이 높아지고 다양한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지난 9월 17일 저녁, 전 세계 한인 변호사들과 국내 법률가 500여명은 서울 강남 섬유센터 빌딩에서 리셉션 행사를 가졌다.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한인변호사회 23차 총회 및 학술대회를 자축하면서 참석자들의 교류를 도모하기 위해서였다.

세계한인변호사회(IAKL, International Association of Korean Lawyers)는 전 세계에 퍼져 있는 한인 혈통의 법률가와 국내 법률가(변호사, 판사, 검사, 법학교수) 들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으며 매년 한국과 해외에서 번갈아가며 총회 및 세미나를 개최한다.

지난달 17일 리셉션에는 세계한인변호사회 최병선 회장을 비롯해 국내외 유명 법조인들이 다수 참석했다. 특히 이 자리에는 IAKL을 처음 구상하고 산파역을 한 김홍기(81) 명에회장이 참석해 주목을 받았다. 김 명예회장은 IAKL의 산증인으로 행사 축하 덕담을 통해 IAKL의 초기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를 회고하면서 세계 한인변호사의 역할과 책무를 강조했다. 특히 젊은 변호사들은 IAKL의 생생한 역사를 들으며 “남북평화통일에 기여해 달라”는 대선배의 충정에 깊은 감명을 나타냈다.

김 명예회장은 브라질 변호사, 대학교수로 성공적인 삶을 이어가다 1983년 제70차 IPU(국제의원연맹) 서울총회에 참석하면서 세계 한인변호사회를 구상하게 됐다고 회고했다. 6ㆍ25 전쟁으로 폐허가 된 조국이 부단한 노력으로 눈부신 발전을 한 것을 보고 해외 동포들도 무언가 조국을 위해 일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세계 한인 변호사 규합에 나섰다는 것이다.

김 명예회장은 전 세계 한인 변호사들을 수소문해 출범을 앞둔 상태에서 1987년 고 문인구 전 대한볍호사협회장이 한국 변호사들과 합치자는 제안을 받아들여 1988년 미국 뉴욕에서 국제한인변호사회로 출범했다. 초대 회장에는 한국 측 김창욱 변호사가 선출됐다.

1993년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3차 총회를 열고 회장을 국내 및 해외 두 곳에 두기로 규정함으로써 조직이 이원화됐고, 해외 회장으로 김 명예회장이 선출됐다. 그리고 2002년 10차 총회에서 조직의 명칭을 ‘세계한인변호사회’로 변경했다.

현재 전 세계 20여개 국가에서 IAKL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고 총회 참석자 수도 400∼500명에 이르고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성격의 모임으로는 IAKL이 전 세계적으로 유일하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의 경우 단계적 법률시장 개방에 따라 이미 많은 해외 로펌이 서울에서 업무를 시작했고 한국에 들어와 근무하는 외국변호사의 수도 수백 명에 이른다. 이러한 법률시장 개방시대에 IAKL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한편 IAKL은 2007년 외교통상부 공익법인으로 지정돼 다양한 공익 사업을 펼쳐오고 있다. 최근에는 네이버 지식iN 외국법률상담, 로스쿨 멘토링 프로그램, 해외입양인 법률핸드북 발간, 공익사업 연구 등에 많은 관심을 쏟고, 법무부 및 대한변호사협회가 추진하는 국내 법조인 해외진출 프로젝트에도 적극 협력하고 있다.

올해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열린 ‘제23차 정기총회 및 학술대회’에는 양승태 대법원장,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김현웅 법무부장관, 하창우 대한변호사협회장 등 법조계 주요 인사와 전세계에서 활동 중인 한인 변호사 등 500여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한인 법조인들은 북한인권법과 한국 자유무역협정(FTA)의 미래, 일본 위안부 문제 등 다양한 주제들을 논의했다.

김홍기 명예회장은 “한인 변호사들은 각국 주류사회와 연결돼 있는 지구촌 파워집단”이라며 “이러한 동포 네트워크를 잘 활용해 조국 발전에 기여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종진 기자 jjpark@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