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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전 대통령 조문에 야권 인사들이 줄을 잇는 이유

문재인 안철수 박원순 손학규 안희정 김부겸 등 야권 대선주자들 조문
손학규 "현대민주주의, YS 이전·이후로 나뉘어"..심상정 권노갑도 찾아
  • 2일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은 새정치민주연합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 김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출처=연합뉴스
[김소희 기자] 22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에는 야권 인사들의 발걸음이 계속 이어져 눈길을 끌었다. 그도 그럴 것이 박정희-전두환 정권으로 이어지던 군사정부 시절 김 전 대통령은 자신의 계보인 상도동계 정치인들을 이끌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직계인 동교동계와 함께 손잡고 대통령 직선제 요구 등을 하며 대(對)정권 투쟁을 벌인 바 있다.

새정치연합의 한 축인 동교동계 인사들은 5공화국 시절인 1985년 12대 총선에서 김 전 대통령의 상도동계와 함께 신한민주당을 만들어 단번에 돌풍을 일으키며 제1야당에 올라 결국 대통령 직선제 기틀을 마련했다.

더구나 김 전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정계로 끌어들인 바 있다. 13대 총선에서 당시 통일민주당 총재인 김 전 대통령을 노 전 대통령을 초선 의원으로 당선시켜 정계에 데뷔시켰다. 이같은 '민주화 투쟁-야권 동지'라는 이유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공동대표·손학규 전 상임고문, 박원순 서울시장, 김부겸 전 의원, 정의당 심상정 대표 등 대선주자급 야권 인사들의 조문이 계속 이어졌다. 이밖에도 동교동계 권노갑 고문과 한화갑 전 대표, 새정치연합 문희상 유인태 전병헌 의원, 정대철·정동영 전 의원도 빈소를 다녀갔다.

김 전 대통령에 의해 발탁돼 정치권에 발을 들인 손학규 전 새정치연합 상임고문은 이날 칩거 중인 전남 강진을 나서 서울로 향해 병원 빈소를 찾았다. 손 전 고문은 이 자리에서 "현대민주주의 역사라고 하면 김영삼 정부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으로 생각된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손 전 고문은 "오늘 우리는 이 땅의 위대한 정치지도자 한 분을 잃었다"며 "우리나라 정치의 커다란 한 획을 그은 분"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그는 "김 전 대통령은 이 땅에서 군부통치를 종식시키고 문민정치의 문을 활짝 연 분이다. 부정부패와 군부통치의 폐습을 혁파하고자 개혁의 깃발을 높이 들었다"며 "정치지도자가 가져야 할 가장 큰 덕목, 담대한 용기를 우리에게 가르쳐주셨다"고 회고했다.

공교롭게도 YS가 서거한 이날은 손 전 고문의 68번째 생일이다. 손 전 고문은 부인 이윤영씨가 조문차 상경하는 도중 자신에게 "당신 생일에 돌아가셨으니, 좋은 곳으로 가셨을 것이고 당신도 복 많이 받을 거에요"라고 위로했다고 전한 뒤 "이제 기쁜 마음으로 보내드려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투병 중) 처음에는 별로 의식이 없을 때 병원에 갔다가 나중에는 알아보시고 손을 잡아주고 인사도 하고 했는데, 이렇게 빨리 돌아가실 줄은 몰랐다"고 애통해 했다. 그러면서 그의 눈가는 금세 붉어졌다.

김대중(DJ) 정부의 2인자로 불리던 동교동계 좌장인 권노갑 새정치연합 상임고문은 김 전 대통령에 대해 "시간 약속에 철저했고, 집에 온 손님에게는 항상 커피나 차를 직접 타주셨다"고 회고했다. 권 고문은 1987년 직선제 개헌 쟁취 천만인 서명운동을 전개할 때 참모들이 "1000만명이면 너무 많다"고 실현 가능성에 우려를 제기하자 YS가 "한번 정했으면 밀고 가야지 도중에 숫자를 바꾸면 되겠느냐"고 말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권 고문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한국 민주화에 이르게 한 큰 거목 중 한 분이 돌아가셨다"며 "대한민국 역사에 길이길이 그 공헌과 업적이 새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권 고문은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도 서로 라이벌이었지만 민주화라는 큰 대의를 위해 서로 협력해서 나아가며 큰 정치를 했다"고 말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도 이날 정진후 원내대표, 노회찬 전 의원 등과 함께 빈소를 찾아 "온 국민의 애도를 받기에 모자람이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폭압적인 군부독재를 물리치고 민주주의를 세우는 데 고인이 크게 헌신했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이어 "현대사 질곡을 고스란히 짊어진 고인에 대해 성급한 공과의 말은 큰 의미 없다고 생각한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노 전 의원도 "공과는 역사가 평가하겠지만,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이 민주주의의 적지 않은 부분을 김영삼 전 대통령과 같은 선배들의 분투와 노력에 힘입었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의당 한창민 대변인은 논평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민주화 운동의 양대 산맥을 이끈 현대 정치사의 거목"이라며 "대한민국 정치사의 큰 별이 떨어졌다. 국민 모두와 함께 애도한다"고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2일 서울대병원 빈소를 찾은데 이어 23일 서울광장에 마련된 김영삼 전 대통령 합동분향소를 찾아 분향한 뒤 김 전 대통령에 대해 '민주주의와 통합을 이끈 대통령'이었다며 고인을 기렸다. 박 시장은 이날 오후 2시 서울광장 서울도서관 정문 앞에 마련된 서울광장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한 뒤 "김 전 대통령은 과거 우리 현대사를 또 한 단계 민주주의와 통합으로 이끈 위대한 업적이 있는 대통령"이라며 "함께 추모하고 그 분의 생애를 성찰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도 23일 "(김영삼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 민주화의 중요한 과제를 해결한 분"이라고 말했다. 안 지사는 이날 오전 충남 홍성군 충남도청사 1층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김 전 대통령 영정에 헌화하고 나서 "하나회 척결, 금융실명제 도입, 공직자 재산 등록 등 민주공화국 역사로 보면 아주 큰 개혁적 조치가 있었다"며 "김 전 대통령의 우직한 뚝심이 아니면 해결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전 지사는 이어 "우리의 지도자로서 (김 전 대통령을) 기억한다"고 감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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