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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반기문 총장, 연내 북한 방문 사실상 물 건너가

방북 근본 배경인 북핵·인권문제 논의에 북측 화답 가능성 낮아
美 등 국제사회도 차가운 시선… 물밑 협상도 돌파구 마련 난항
국내적으로도 김정은과 '빈손 회담' 땐 '대망론'에 역풍 가능성
  • 연합뉴스 자료사진
[김종민 기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북한 방문에 대해 갖가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과연 방문이 성사되는 것인지, 가게 되면 언제 가는 것인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만나는 건지, 만난다면 어떤 협의를 하게 되는지 온통 의문투성이다. 그러나 어느 것 하나 아직 시원하게 답이 나온 건 없다.

다만 지난달 23일 반 총장이 직접 방북 추진에 대해 "가능한 이른 시일 내에 방북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방북 추진을 기정사실화 한 게 그간 알려진 것의 전부다. 반 총장의 측근인 김원수 유엔 군축고위대표 대행은 7일 반 총장의 방북과 관련해 "(북 측과) 협의가 계속되고 있다. 진전이 있는 대로 우리(유엔) 대변인을 통해 알려 드리겠다"고 재차 확인했다. 반 총장과 측근의 말을 종합하면 방북을 추진하는 것은 맞는데, 북한과의 물밑 조율이 제대로 되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일단 방북 논의 자체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반 총장과 김 1위원장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 총장 입장에선 국제기구의 수장으로 북한 인권이나 북핵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 할 책임이 있다. 실제 반 총장은 2007년 사무총장 취임 이래 "적절한 시기에 방북을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거듭 밝혀 왔다. 앞서 지난 5월 한 차례 방북이 무산된 적이 있고 임기를 불과 1년 남겨 놓고 있기 때문에 이번 방북에 대한 의지는 더욱 크다.

내년 5월에 열릴 제7차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있는 김 1위원장도 북한 내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국제사회에 존재감을 드러내고 대외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특히 김 1위원장은 지난 10월 류윈산(劉雲山)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과의 면담 이후 대외관계 개선에 적극 공을 들이고 있는 모습이다.

방북 자체에 대해서는 양측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는 측면은 있다. 하지만 세부 사항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것은 아무래도 북핵과 북한 인권 이슈 문제가 아니겠는가 하는 관측이 많다. 이와 관련 국정원 1차장을 지낸 전옥현 전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반 총장과 북측의 물밑 접촉과 관련해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대해선 미국의 적대적 대북정책이 원인이라면서 북핵 논의를 협상 테이블 자체에 올리려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국제사회에서 제기되고 있는 북한 내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비방·중상이며 내정 간섭'이라는 태도를 보일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반 총장의 방북을 통해 북한은 한미연합훈련의 중단 등 기존 메시지들을 반복하며 인도적 차원의 대북 지원을 요구하겠지만 유엔 측에선 결의 사항을 위반하고 있는 북한의 요구에 대해 수용할 여지가 없다"면서 "협상의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반 총장의 방북을 바라보는 미국 등 국제사회의 차가운 시선도 반 총장의 발걸음을 무겁게 하고 있다. 미국 등 6자회담 참가국들은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지만 북한은 여전히 회담 테이블에 나설 생각이 없어 진전이 없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실질적인 중재력을 갖고 있지 못한 반 총장의 방북이 무슨 효과를 가져올 것이냐에 대한 의구심이 크다. 특히 북한에 대해 '전략적 인내'라는 대북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미국의 입장에선 이번 반 총장의 방북이 자칫 북한이 주장하는 '북미 평화협정 체결'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정치 지형에서도 반 총장 방북의 파장은 상당할 것이란 관측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며 유력한 차기 대권후보로 거론되는 반 총장의 방북이 이뤄진다면 '반기문 대망론'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방북 성과가 없을 경우 예상되는 역풍도 만만찮을 것이란 반론도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반 총장의 방북은 대권 행보를 위한 포석이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있다"면서 "방북의 의미는 사실상 국내 정치의 가시권으로 들어오는 신호탄을 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만약 반 총장이 방북 성과가 국민들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거나 이벤트에만 그친다면 되레 대권 가도에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방북설이 나온 지 한참됐는데 아직 논의가 진행 중이라는 얘기는 연내 방북은 사실상 물건너갔다는 의미"라면서 "연내에 성사가 안된다면 내년엔 더욱 방북이 어려워지지 않겠느냐"며 반 총장의 방북 가능성을 낮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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