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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분석] 문재인·안철수 헤게모니 전쟁의 세 갈래 전선… 인물·노선·지지율 경쟁

새정치연합·안철수 신당의 첫째 전선은 현역의원 세력 분포와 인물 영입 경쟁
새정치연합은 선명 노선 강화, 안철수 신당은 중도 개혁… 정책 구체화도 중요
전국적으로 새정치연합이 우세, 호남권에선 오차범위 내 안철수 신당 우위
[이선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안철수 의원이 신당 창당을 선언하면서 새정치연합과의 선거 연대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힘으로써 내년 4월 총선은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 그리고 안철수 신당 등의 '3자 대결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과정에서 어느 쪽이 야권의 헤게모니를 잡느냐를 놓고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와 무소속 안철수 의원 간의 치열한 전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이른바 '문(文)·안(安) 전쟁'의 승부를 가를 전선은 크게 세 갈래다. 인물 영입·정책 노선·지지율 경쟁이 바로 그것이다.

◇ 1라운드 = 인물 영입 경쟁..'현역 의원 얼마나? 참신한 인물 없나요?'

문 대표와 안 의원 모두 '혁신'이라는 가치를 내걸고 인물 영입에 나선 모습이다. 특히 비주류의 거센 사퇴 요구에도 '혁신'으로 대응하고 있는 문 대표는 총선을 앞두고 혁신 이미지를 극대화할 방법이 참신한 인물을 전면에 배치하는 데 있다고 보고 본격적으로 현역의원 물갈이에 들어간다. 문 대표의 인적 쇄신 과정은 혁신위원회의 '공천 혁신안' 실천을 통해 이뤄질 전망이다. 문 대표 측은 현역의원 평가를 통해 하위 20%를 공천에서 원천 배제하고, 경선 때 신인 가산점, 결선투표 방식 등을 적용하면 현역이 아닌 신진 인사의 공천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안 의원은 "부패에 단호하고 이분법적 사고·수구적 사고를 갖지 않는 모든 분들과 함께 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해왔다. 특히 안 의원이 새정치연합 인사들의 신당 합류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데다 손학규 전 상임고문, 정동영 전 의원, 김한길 전 대표, 박영선 전 원내대표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돼 문 대표와 안 의원 간 '인물 빼내고 지키기' 싸움이 심화될 전망이다. 문 대표 입장에서는 이들이 안 의원과 손을 잡는다면 큰 타격이 불가피해 어떻게든 이탈을 최소화해야 한다. 문 대표 측은 "인적 쇄신이 혁신의 중요한 축이 될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인재 영입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수 있다"고 예고했다.

안 의원은 원내교섭단체(현역 의원 20명 이상) 구성이 가잘 절실한 문제이기 때문에 야권의 현역 의원들을 영입하는 데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일단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김동철 문병호 유성엽 황주홍 의원이 '안철수 신당'에 합류할 뜻을 밝히고 있고, 이후에도 호남 현역 의원들의 신당 합류가 예상된다. 다만 호남 중진 의원들은 '안철수 신당'의 이미지와는 부합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은 안철수 신당의 딜레마로 꼽힌다.

따라서 지난 대선 당시 안철수 캠프 인사와 신진 인사 등이 합류해 '색깔 지우기'에 나설 수도 있다. 안 의원은 이들 3개축을 중심으로 정치세력을 만들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2012년 대선 후보 시절 자원봉사자로 나선 '진심캠프' 인사들이나 지난해 민주당과의 합당 전 신당 추진 작업을 함께했던 이들도 합류할 것으로 관측된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김성식 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적이다.

정치평론가인 김철근 동국대 겸임교수는 22일 데일리한국과의 통화에서 "안철수 신당이 성공하려면 국민이, 시대정신이 요구하는 적합한 인물이 많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 측은 "양당 체제의 기득권에 맞서려는 분들이 있다면 삼고초려를 해서라도 모셔올 생각"이라며 "안 의원의 탈당으로 중간지대가 훨씬 넓어져 합류할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결국 새정치연합은 현역 의원의 이탈을 최소화하면서 혁신 인사를 적극 기용한다는 입장이고, 안철수 신당은 현역 의원을 최대한 입당시켜 교섭단체 구성을 성공시키고, 참신한 인사를 적극 영입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 2라운드 = 노선 경쟁 '좌클릭 or 우클릭' 중 어느 쪽이 유리할까

안철수 신당은 중도 개혁 노선을 표방할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새정치연합에 몸담고 있던 시절에는 '낡은 진보 청산'을 혁신의 제1과제라고 주장했고, 탈당 기자회견에서는 "새누리당 세력의 확장을 막겠다"고 밝혔다. 안 의원의 최측근이자 최근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문병호 의원도 "안철수 신당의 외연을 '합리적 보수'로 넓히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안철수 신당이 중도지대를 파고들 경우 여권 표를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여당 내에서도 나올 정도로 안 의원은 제3의 중도지대에 뿌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

김철근 교수는 "지금 정치권을 보면 여당은 야당의 발목만 잡고, 야당은 여당에 반대만 하는 무한 정쟁시대"라며 "안철수 신당은 정쟁에 휘말린 여야의 대결 정치를 그만하자는 뜻에서 중도 개혁주의를 지향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의 무한 정쟁 대결을 하지 않겠다는 게 안철수식 정치"라고도 했다. 현재 거대 양당 체제에 염증을 느낀 중도 및 합리적 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지지를 충분히 끌어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를 경계하듯 안 의원의 탈당 후 문 대표는 선명성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안 의원이 '중도 개혁'을 노선을 표방하며 중도 성향의 지지층을 흡수할 수 있다고 판단해 오히려 진보 노선을 강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신당과 차별성을 둬 고정 지지층을 탄탄히 하려는 전략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새정치연합과 정의당의 합당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문 대표는 '강한 야당'을 기치로 내세우며 공식 석상에서 "우리당이 더 혁신·단합해서 '강한 야당'이 되라는 국민의 간절한 염원", "독재권력이 바라는 것은 야권의 분열이며 허약한 야당" 등 강경한 목소리를 내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문 대표의 당 선명성에 대한 의지는 인사 분야에서도 드러난다. 최재천 정책위의장의 후임으로 '노동계 출신 강성 인사'로 꼽히는 이목희 의원을 내세우는가 하면 예비후보자 이의신청처리위원장에 고 김근태 전 의원의 부인 인재근(서울 도봉갑) 의원을 임명하는 등 당 장악력 강화를 통해 리더십을 확고히 세우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결국 진보 개혁 노선을 강화하면서 중도 노선을 가미하려는 새정치연합과 중도 개혁을 축으로 합리적 보수로 외연을 확대하려는 안철수 신당의 노선 중 어느 쪽이 더 많은 표심을 잡을지 주목된다. 이같은 과정에서 단순한 이념·노선 제시뿐 아니라 얼마나 구체적인 정책으로 반영하는지 여부도 민심을 흔드는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 3라운드 = 지지율 경쟁 '호남 마음을 끌어안아봐'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은 벌써 10% 중반대에 이른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12월 3주차(14~18일)에 실시한 내년 총선 정당 후보 지지도 조사에 따르면 새누리당 38.2%, 새정치연합 25.7%, 안철수 신당 16.3%였다. 아직 구체적 실체도 없는 정당이 10%대에 진입한 것을 보면 야권 재편을 가능케 하는 의미있는 수치로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야권 텃밭인 호남에서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은 새정치연합을 앞질러 눈길을 모았다. 호남 민심이 안철수 신당 쪽으로 기울 경우 수도권의 표심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호남권에서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은 30.7%를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그 뒤는 새정치연합(27.0%), 새누리당(20.9%) 순이었다. 안철수 신당이 약간 앞서기는 했지만 안철수 신당과 새정치연합의 지지율 차이는 오차범위 안에 있다. 김철근 교수는 "안철수 신당의 성공 요건은 호남 민심이 어느 쪽으로 기우느냐에 달려 있는데, 현재 정당도 만들어지지 않은 여론조사에서 새정치연합을 앞지른 것을 보면 총선까지 만만치 않은 파괴력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대선주자로서의 안 의원에 대한 주가도 높아지는 추세다. 새정치연합 탈당 후 무당층과 보수층의 지지자를 일부 흡수한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에 대한 지지율은 전주보다 3.4%포인트 오른 13.5%를 기록해 김무성(20.3%), 문재인(19.1%)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현재 새정치연합과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 경쟁을 보면 우열이 분명히 갈리지 않는다. 전국적으로 보면 새정치연합이 우세한 가운데 호남권만 놓고 보면 근소한 차이로 안철수 신당이 앞선 모양새다.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은 뿌리가 강해 큰 폭의 변화는 없을 것이다. 반면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은 쉽게 올라갈 수도 있지만 쉽게 꺼질 수도 있을 정도로 유동적이다.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은 인재 영입과 세력 확보 여부와 깊은 관련이 있다. 결국 야권의 기반 지역인 호남권 민심의 추이가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어느 쪽에 힘을 실어주지 않고 있는 호남 민심의 추가 어느 쪽으로 기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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