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180석 목표, 더민주 100여석 예상, 安신당 50석 견해 갈려
야권 분열, '일여다야'(一與多野) 총선 구도 與에 유리
야권 연대 안되면 총선 '필패'… 연대 가능성 불투명
‘안철수 신당’ 수도권ㆍ호남 돌풍 부나… 문재인ㆍ더민주 '위기'


올해 정치권 최대 이슈인 4월 20대 총선이 본격 막을 올린 상황이다. 여야는 선거구와 공천룰을 놓고 당 안팎에서 힘겨루기가 한창이고 안철수 신당에 따른 야권 분열로 총선 지형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여권은 ‘일여다야’(一與多野)의 총선 구도에 내심 ‘180석 확보’라는 목표를 설정해 놨지만 그대로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더불어민주당(더민주)과 안철수 신당은 야권의 맹주를 놓고 양보없는 싸움을 펼칠 태세다.

이번 20대 총선은 정계개편의 시발점이 될 수 있고 차기 대선의 전초전이라는 점에서 여야 모두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총선 구도상 새누리당에 유리한 형국이지만 지지층이 겹치는 안철수 신당의 선전 여부에 따라 ‘여소야대’(與小野大) 결과도 배제할 수 없다. 더민주 또한 인철수 신당과의 승패에 따라 단일 야당으로 힘을 발휘하거나 반대로 존립에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지역마다 각 당의 영향력이 다르고 야권 연대 여부도 변수로 남아 있어 이번 20대 총선은 가늠하기 쉽지 않은 양상이다.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총선 결과에 따라 여야 정치권이 재편되고 잠룡들의 명암이 갈리며, 박근혜 정부 임기 후반 국정이 직접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여러 정치적 함의를 지닌 4월 총선을 전국 지역별로 전망해봤다.

수도권-야권 대결, 연대 여부 최대 변수

총선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은 이번 총선 전체를 좌우하기에 여야 모두 신중을 기하면서 총력전을 펼칠 것이 예상된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서울ㆍ인천ㆍ경기 등 수도권 총 152석 가운데 야당인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 전신)은 약 60%에 이르는 65석을 차지해 43석을 얻은 새누리당을 압도했다.

서울의 경우 48곳 가운데 민주통합당이 30곳에서 당선자를 냈고 새누리당은 16곳을 차지했다. 지금은 해체된 통합진보당이 2곳을 얻었다.

경기에서는 52곳 가운데 민주통합당 29곳, 새누리당 21곳, 통합진보당 2곳을 차지했고 인천에서는 12곳 가운데 민주통합당과 새누리당이 각각 6곳을 가져갔다.

새누리당은 이번 20대 총선에서 수도권에 승부를 걸고 있다. 지난 총선의 열세를 만회해 ‘180석 확보’라는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안철수 신당이 자리를 잡아감에 따라 야권 분열이 가시화되면서 새누리당의 수도권 목표가 실현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관계자는 “수도권에서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안철수 신당 3파전이 전개되면 박빙 승부처에서 야권 표분산으로 새우리당에 유리한 결과가 나오는 곳이 30여 곳에 이른다”고 말했다.

안철수 의원은 4월 총선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과의 연대는 없다”고 말해 실제 총선에서 3파전이 진행될 경우 여당이 어부지리를 얻는 지역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야권 일각에서는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다시 손잡을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된 상황이지만 야권의 공멸을 막기 위해 ‘연대’가 필요하다는 소리가 여러 곳에서 나오고 있다.

안철수 신당의 한 관계자는 “수도권은 신당과 더민주가 대등하거나 탈당해 합류할 의원들의 경쟁력이 높아 더민주와의 연대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단 천표 안팎의 표차로 당락이 좌우되는 수도권인 만큼 더민주와의 연대를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더민주의 문 대표 측근 인사는 “신당과의 연대에 부정적 입장이지만 현실적 문제를 외면할 수 도 없다”면서 “어떻게 ‘연대’ 하는냐가 관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에 따르면 더민주와 안철수 신당 모두 연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연대 방식인데 일각에서는 지지율이 높은 후보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견해가 많다. 그러나 총선 후보 당사자들이 연대 방식을 그대로 수용할지는 알 수 없다.

최근 여론조사결과는 수도권에서 새누리당이 앞서거나 근소한 차이로 야당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수도권 총선에서 과반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세 지역인 강남과 인근 지역구에서 승리하고 지난 총선에서 박빙 승부를 보였던 서울 성동을ㆍ중랑을ㆍ서대문을, 경기 성남 중원ㆍ안산단원을ㆍ고양덕양갑 등과 같은 승부처에 전력투구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경쟁력 있는 중진을 전략공천해 야당의 유력 후보를 꺽는다는 복안도 마련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새누리당은 서울에서 24∼30곳, 경기에서 35∼40, 인천은 8∼10곳을 목표로 정해 전체적으로 152곳 가운데 67∼80곳에서 승리한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야당은 탈당 의원 문제로 총선 전략을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있다. 더민주는 서울에서 최재천 의원이 탈당한데 이어 김한길 의원 등 여러 의원들이 탈당할 것으로 알려져 수도권 전략이 부재한 상황이다. 더민주 안팎에서는 김한길 의원을 비롯해 박영선ㆍ노웅래ㆍ민병두 의원이 탈당 대상자로 거론되고 있다.

인천에서 문병호 의원이 가장 먼저 탈당한데 이어 또 어느 의원이 탈당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경기에서는 이종걸 원내대표, 정성호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 탈당파로 예상되는 의원들은 안철수 신당에 합류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철수 의원 측은 2월 창당을 목표로 하고 있어 늦어도 1월 중순을 전후해 수도권 의원 중 일부가 탈당해 신당행을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탈당 의원의 수와 의원의 비중에 따라 더민주와 안철수 신당 후보들 간의 수도권 혈전이 치러질 전망이다. 물론 양당 간에 공멸을 피하기 위해 ‘연대’ 가능성이 있지만 그럴 경우에도 예비전은 더욱 치열할 것이 예상된다.

호남-안철수 신당 바람 속 전북 차이

야당의 정치적 기반인 호남은 지난 19대 총선에서 30곳 모두를 야권이 싹쓸이했다. 전남 11곳, 전북 11곳, 광주 8곳에서 민주통합당이 25곳, 통합진보당 3곳, 무소속 2곳의 결과를 보였다.

이번 20대 총선에서도 야권의 절대적 우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유일하게 새누리당 깃발을 휘날린 이정현 의원의 선전이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여당에서는 야권 분열로 ‘제2의 이정현’을 기대하고 있다.

호남은 안철수 의원 탈당 후 유성엽 황주홍ㆍ임내현ㆍ김동철 의원 등이 탈당해 안철수 신당의 가장 큰 동력이 되고 있다. 1월 중 광주의 장병완 박헤자 의원의 탈당이 예상되고 있고 전남에서도 호남을 대표하는 박지원 의원이 탈당을 예고한 터라 주승용 김영록 이윤석 의원등의 탈당이 점쳐지고 있다. 이들 탈당 의원 중 상당수는 안철수 신당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와 전남 지역 여론조사 과 안철수 신당 지지율이 더민주보다 2배 이상 높게 나와 탈당 의원들은 던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총선 또한 안철수 신당 후보의 당선이 예상되고 있다.

정가에서는 정의화 국회의장이 선거구 획정안을 직권상정할 것으로 예상되는 1월8일 전후, 의원들의 의정보고회 활동이 끝나는 중순 전후가 순차적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시기는 공교롭게도 안철수 신당의 창당발기인대회 시점과 맞물려있어 호남발(發) 정치권 지각변동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전북은 유성엽 의원이 탈당한 후 별다른 변화가 없다. 전북 지역 의원들은 일단 더민주에 남아 총선을 준비한다는 입장이지만 관망파도 적지 않다. 한 의원은 “신당을 지켜보면서 거취를 정할려고 한다”면서 “아직 전북에서는 신당으로의 이적에 부정적인 분위기다”고 말했다. 그는 “총선 결과에 따라 더민주에 희망이 없다면 신당으로 옮겨 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충청-여권 우세 전망, 더민주 친노계 탄탄

충청은 지난 총선에서 여야가 대등한 결과를 보였다. 충남북과 대전, 세종 등의 25곳에서 새누리당은 12곳, 민주통합당은 10곳, 자유선진당이 3곳을 각각 차지했다.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의 모친인 육영수 여사의 영향력이 있는 충북에서는 선전했지만 충남과 대전에서는 야당과 접전을 벌였다. 충남에서는 지역 정당인 자유선진당에 3곳을 내줬다. 세종시는 문재인 대표에 영향력 있는 이해찬 의원이 차지했다.

새누리당은 자유선진당이 합류한 터라 이번 총선에서 최소 15곳 이상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반면 더민주는 충청 지역에 이해찬 의원을 필두로 박범계ㆍ박완주ㆍ노영민 의원 등 친노계가 다수 포진해 있고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시종 충북지사가 더민주와 인연이 있는 것을 배경으로 총선에서 선전을 기대하고 있다. 안철수 의원 측은 변재일 의원의 탈당 및 합류를 전망하고 있다.

영남 - 여당 압승 속 계파 갈등 변수

영남은 여당의 텃밭으로 지난 19대 총선에서 대구ㆍ경북(TK) 27곳 모두를 새누리당이 차지했다. 울산 6곳도 모두 새누리당 몫이었다. 부산ㆍ경남(PK) 34곳에서는 30곳을 차지했다. 민주통합당은 부산에서 2곳(문재인ㆍ조경태 의원), 경남에서 1곳(민홍철)에서 승리했다.

이번 20대 총선에서 여당 바람은 더욱 거셀 것으로 보인다. TK 경우는 이른바 ‘진박’ 인사들과 기존 의원들과의 전쟁이 예비전부터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승민 의원과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 대결하는 동구을을 비롯해 대구 지역 대부분이 진박ㆍ친박 전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어떤 결과가 나든 여당 의원이 될 것이므로 별다른 의미는 없다.

TK 지역에서 가장 주목받는 곳은 김부겸 전 더민주 의원과 김문수 전 경지지사가 격돌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성갑 지역이다. 각종 여론조서결과 김부겸 전 의원이 김 전 지사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 ‘영남 혁명’이 현실화 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 전 의원이 당선될 경우 단숨에 차기 대서주자 반열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김 전 의원이 승리할 경우 문재인 대표를 넘어서 야권의 대선 후보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TK 기반과 호남의 지지를 얻으면 대권에 다가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PK에서는 여당의 압승이 예상되는 가운데 문재인 대표와 조경태 의원의 당선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문 대표는 각종 여론조사결과 김무성 대표, 안대희 전 대법관 등의 가상대결에서 큰 차이로 패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문 대표가 차기 대권을 목표로 하는 만큼 총선에 불출마하고 전국 지원에 나설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조경태 의원은 여당 텃밭에서 3선을 해 주목을 받고 있는데 그동안 문 대표에 각을 세워온 터라 공천이 불투명하다. 공천 불발시 안철수 신당, 또는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당선을 장담할 수 없다는 분석도 있다.

강원 제주 - 강원 여, 제주 야 우세

지난 총선에서 강원은 9곳 모두 여당이 독차지했다. 이번 총선에서도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야권 분열로 더울 유리한 상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제주는 지난 19대 총선에서 3곳 모두 민주통합당이 차지했다. 하지만 김재윤 의원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했고 강창일 의원이 건강 문제로 출마가 불투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여당은 이번 총선에서 제주지역 3곳을 탈환하겠다는 입장이다. 야당은 더민주 인사들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 무소속, 또는 안철수 신당 후보로 출마하려는 인사들이 적잖다.



박종진기자 jjpark@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