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김무성 대권행로 가시밭길…野 문재인 당 장악, 대선가도 순탄

새누리 친박계 유리한 공천, 당 주류 가능성…김무성계 다수 생존, 대권 불안

문재인계 공천 최대 수혜,당권ㆍ대권 경쟁 유리…더민주 다른 계파 공천 밀려

오세훈ㆍ유승민 다크호스 떠올라…안철수 갈림길에, 박원순 동력 떨어져



4월 13일 치러지는 20대 총선은 차기 대통령선거(2017년 12월)의 전초전 성격이 짙다. 19대 대선까지 불과 1년 8개월 남아 총선이 끝나면 곧바로 대선 국면이 전개될 것이기 때문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총선 공천 파동으로 내홍에 휩싸인 것도 총선 후 대선 국면에서 보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계파 간 힘겨루기 결과다.

실제 공천 결과를 보면 총선 후 여권과 야권의 정치지형과 차기 대선주자(잠룡)들의 명암을 어느정도 가늠할 수 있다.

새누리당은 친박(친박근혜)이 공천을 주도하면서 비박계가 상당수 타격을 입어 총선 후 친박의 당 장악이 예상된다. 그러나 비박의 수장격인 김무성 대표가 공천에서 자기 사람을 챙기고 ‘옥새 투쟁’으로 유승민 의원을 살려내고 ‘무대의 힘’을 보여주면서 친박의 독주를 상당 부분 제어할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친박 진영에 뚜렷한 대선 주자가 없는 점은 여권의 유력한 잠룡인 김 대표에게 힘이 쏠릴 수 있는 여지를 남기고 있다.

유승민 의원은 ‘공천 파동’으로 전국적 인물로 떠오르면서 차기 잠룡 반열에 들어섰다. 총선 후 복당하게 되면 당 대표 출마도 점쳐진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정치 1번지’ 서울 종로의 후보로 나서면서 유력한 잠룡으로 부상하고 있다. 김무성 대표와의 격차도 점점 줄어들고 있어 오 의원이 총선에서 당선될 경우 친박 진영의 대선 후보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야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총선 공천의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이른바 문재인계 후보들이 대부분 공천을 받아 총선 후 당내 주류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그만큼 대권 행보도 탄탄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문 대표와 대권 경쟁자로 꼽혀 온 정세균 의원과 박원순 서울시장 사람들은 공천에서 대거 탈락해 상당한 동력을 잃었다.

야권의 또 다른 잠룡인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 상임대표는 총선 결과에 대권 운명이 걸려 있다. 안 대표는 일단 지역구에서 승리해야 하고 원내 교섭단체 의석인 20인 이상을 확보해야 하는 2중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어느 것 하나라도 실패하면 안 의원의 대권 도전은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여야 6명 잠룡의 대권 행로를 가늠해줄 총선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육룡의 비상과 추락의 윤곽은 4월 13일 가려질 예정이다.

김무성 ‘위기’ 넘겨…만만찮은 대권행로

4ㆍ13 총선을 앞두고 단행한 새누리당의 공천은 ‘정치보복’ ‘공천학살’이라는 비판이 따를 정도로 ‘비박 척결’ 성격이 분명했다. 공천 전만 하더라도 160여 명 의원 가운데 비박계가 김무성계, 유승민계, 친이(친이명박)계, 범비박계 등 70여명으로 다수를 이뤘고, 친박계가 50여명, 중도계가 40여 명 정도였다.

그러나 공천 후 당 지형은 크게 변했다. 새누리당이 공천한 250 곳 중 당선 가능성이 낮은 호남 25곳(광주 8곳, 전북 10곳, 이정현 의원 지역구를 제외한 전남 9곳)을 제외한 225곳의 후보 성향을 분석한 결과 대략 친박이 120명, 비박 90명, 중도 15명 정도로 분류됐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주도한 공천은 철저하게 ‘비박 학살’에 맞춘 모양새였다. 그런데 공천에서 탈락한 비박 인사 면모를 들여다 보면 특이한 점이 두드러진다. 비박계 중 이른바 김무성계가 상당수 공천을 받은 반면 유승민계, 친이계 등은 철저하게 배제됐다.

김무성계인 김학용(경기 안성).김성태(서울 강서을) 권성동(강원 강릉) 의원이 단수 공천을 받았고, 이군현(경남 통영.고성) 강석호(경북 영양 영덕 봉화 울진) 박민식(부산 북.강서갑) 서용교(부산 남구을) 이헌승(부산 진구을) 박명재(경북 포항 남구.울릉) 의원등은 경선을 통해 살아남았다. 인천 남동갑에 전략공천된 문대성 의원과 서울 관악을에 나서는 오신환 의원도 김 대표와 가깝다.

반면 유승민계 중엔 이혜훈(서울 서초갑) 전 의원, 김세연((부산 금정) 김상훈(대구 서구) 의원이 살아남았을 뿐, 이종훈(경기 성남분당갑), 이이재(강원 동해·삼척), 김희국(대구 중·남구), 류성걸(대구 동구갑), 권은희(대구 북구갑), 홍지만(대구 달서갑), 조해진(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민현주(비례대표) 의원 등 현역의원 8명이 모두 낙천했다.

친이계에선 좌장격인 이재오(서울 은평을) 의원과 정문헌(속초 고성 양양) 의원, 범비박계 이한성(경북 예천 문경 영주) 의원 등이 탈락했다.

김무성 대표는 공천 과정에서 ‘상향식 공천’ 원칙을 관철시키지 못하고 청와대 눈치를 본다는 비판에 시달리며 원내외 출마 후보들의 비난을 받았다. 실제 공천은 친박을 배경으로 한 이한구 공관장 주도로 진행되면서 비박계가 몰살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비박계를 대변해야 하는 김 대표가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뜻밖의 ‘호재’가 불거졌다. 친박계 핵심 인사가 김 대표에게 현역 의원 40여 명의 물갈이를 요구했다는 ‘살생부 논란’과 윤상현 의원의 ‘막말’파문이다.

정두언 의원의 공개 표명으로 불거진 ‘공천 살생부’ 논란은 김 대표가 부인하고 사과하는 선에서 마무리됐지만 적잖은 파장을 낳았다. 당시 관련 인사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살생부에 거론된 40여 명에는 친박ㆍ비박 의원들이 포함돼 있고, 일부 친박 중진들을 쳐내는 대신 다수의 비박 의원들을 제거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살생부 논란이 표면화되면서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이재오 조해진 의원을 제외하고 비박계 정두언ㆍ김용태ㆍ김세연ㆍ박민식 의원 등은 컷오프(공천 배제)를 피해갔다. 나아가 이한구 공관위원장의 과도한 공천권 행사에 제동을 거는 효과를 가져왔다.

때문에 일각에선 김 대표가 살생부의 존재를 알고 비박계를 지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외부에 흘린 게 아니냐는 말이 돌았다.

친박계 핵심 윤상현 의원의 막말 파문은 친박의 월권에 가까운 공천 행사에 제갈을 물렸고, 수세에 몰린 김 대표에게 반전의 기회를 줬다.

윤 의원의 ‘김무성 죽여버리게’ 발언과 대화 상대를 ‘형님 ’형‘ 호칭을 쓴 것은 ‘공천 살생부’가 실재하는 게 아니냐는 뒷말과 함께 청와대로 추정되는 ‘보이지 않는 손’이 배후에서 공천을 좌우한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됐다.

따가운 여론과 비박의 공세에 주춤하던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3월 15일 유승민계를 중심으로 한 비박계를 대거 쳐내는 ‘비박 학살’을 단행했다. 비박계는 강항게 저항했고, 무기력하게 대응하는 김무성 대표를 질타했다.

공천위가 유승민 의원 공천을 배제하기로 하자 김 대표는 강하게 반발했다. 급기야 유 의원 공천이 무산되자 김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하고 지역구인 부산으로 향했다. 이른바 ‘옥새 투쟁’으로 유 의원이 탈당한 상황에서 김 대표는 ‘무공천’을 요구했다. 이한구 위원장이 “무공천은 없다”며 일거에 거절하며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을 후보로 공천하자 김 대표는 “의결할 수 없다”며 버텼다.

결국 논란 끝에 김 대표는 유승민ㆍ이재오 의원 지역과 서울 송파병 지역을 ‘무공천’하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공천 과정에서 친박에 계속 밀리던 김 대표가 막판에 ‘결기’를 보여준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무대의 반란’이 성공했다는 평가가 따랐다. 김 대표가 단순히 유승민 의원 한 명을 구한데 그친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성과를 이뤄냈다는 것이다. 실제 김 대표는 총선 후 불가피하게 전개될 친박과의 당권, 대권 경쟁에서 ‘선수(先手)’를 둬 비박계가 김 대표를 중심으로 다시 결집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또한 현재 판세 대로 유승민ㆍ이재오 의원이 총선에서 살아올 경우 천군만마와 같은 우군을 얻게 돼 대권 행보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

김 대표 측은 공천 과정에서 친박에 밀렸지만 총선 후 대선국면에선 역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 대표의 핵심 관계자는 “총선 판세를 전망할 때 160석 이상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돼 김 대표의 선전이 부각될 것”이라며 “후보 당선 가능성을 고려해서도 친박에 크게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친박 진영에 뚜렷한 대선 주자가 없는 것이 대선 국면에서 결정적으로 김 대표에게 유리한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반면 총선 후 상황이 김 대표에게 유리하지만은 않다는 분석도 있다. 한 정치평론가는 “김 대표가 여권의 유력한 대선주자인 것은 사실이지만 당선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며 “그만큼 여권에서 다른 후보를 물색할 가능성도 커진다”고 말했다. 그는 친박 쪽에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앞세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실제 각종 차기 대선주자 관련 여론조사에서 김 대표는 여권 후보 중 줄곧 지지율 1위를 달려왔지만 반 사무총장을 앞선 적이 없다. 오히려 반 총장은 여야 대선주자를 망라해 압도적 차이로 지지율 1위를 선보이곤 했다.

김 대표도 이런 상황을 의식한 듯 지난달 30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반 총장께서 그런(대권) 생각이 있다면 자기 정체성에 맞는 정당을 골라 당당하게 선언하시고 활동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대권 행로가 순탄치만은 않은 상황이다.

오세훈ㆍ유승민 다크호스… 김대표 뛰어 넘나?

지난 1년여간 차기 대선주자 관련 여론조사에서 여권은 김무성 대표의 독주가 지속됐다. 그런데 최근 그러한 대선 지형에 변화 조짐이 일고 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급부상과 유승민 의원의 가파른 상승세가 진원지다.

4ㆍ13 총선에서 ‘정치1번지’ 서울 종로에 출마한 오 전 시장은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김 대표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SBS가 여론조사기관 TNS코리아에 의뢰해 지난달 26~29일 전국 성인 103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19.1%,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 18.4%에 이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7.8%로 3위에 올랐다. 김 대표는 5.8%에 불과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 7%, 박원순 서울시장 5.3%, 무소속 유승민 의원 3.5%였다.

오 전 시장은 지난달 4.5%에서 3.3%포인트나 급등하며 김 대표를 따돌렸고, 안철수-박원순 등 다른 야권 주자들 마저 제치며 3위에 올랐다.

또 지난 28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반 총장 제외)에서는 오 전 시장이 13.8%로 문재인 전 대표(21.4%), 김무성 대표(14.4%)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오 전 시장은 김 대표와의 지지율 격차가 불과 0.6%포인트까지 따라잡을 정도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두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 공정 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 대표의 임기가 7월로 끝나는데다 총선 이후에는 '대표 프리미엄'이 더 약해지고, 오 전 시장이 승리를 거두고 국회에 입성하게 된다면, 여권 차기 대선주자로 부상한 오 전 시장의 지지율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친박 일각에서는 오 전 서울시장이 총선에서 야권 잠룡인 정세균 의원을 물리치고 당선될 경우 오 전 시장을 밀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온다. 친박계 한 인사는 “김 대표 측이 공천 과정에서 오 전 시장의 부활을 경계해 ‘험지 출마’를 주장한 것은 대권 경쟁을 의식한 측면이 있다”며 “실제 오 전 시장이 총선에서 승리한다면 대선 판도에 변화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관건은 오 전 시장의 총선 승리 여부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오 전 시장은 정 의원에 5-10% 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정 의원이 임기 4년간 바닥 표심을 공공하게 다져놔 여론조사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분석도 상당하다. 또한 정 후보로 야권 단일화가 이뤄졌을 경우에는 접전이 예상된다..

유승민 의원은 공천 파동을 거치면서 전국적 인물로 부상해 잠룡 가능성 마저 점쳐진다. 유 의원은 차기 대선후보 관련 여론조사에서 여권 후보 중 김무성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 이어 3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주목되는 것은 김 대표, 오 전 시장과의 지지율 격차다.

유 의원은 잠룡 반열에 들기 전 김 대표와 20% 포인트 안팍의 차이를 보였으나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5%포인트 전후의 격차를 보일 정도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정치권에선 총선 후 유 의원이 당에 복귀해 구심적 역할을 할 경우 지지율이 상승할 것으로 관측한다.

만일 오 전 시장이 총선에서 패한다면 유 의원의 ‘몸값’은 더욱 뛸 것으로 관측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김 대표 지원군에서 김 대표와 경쟁하거나 넘어서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선 유 의원이 당에 복귀하면 7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도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유 의원이 ‘킹’ 으로 나설지, 아니면 ‘킹 메이커’에 머물지는 총선 결과가 답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계 공천 최대 수혜…대권 ‘희망적’

4ㆍ13 총선을 앞두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여야 잠룡 중 가장 큰 성과를 거뒀다. 친노(친노무현)계가 당을 장악하고 있지만 총선 후 대권 행보에 부담이 되거나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인사들을 공천 과정에서 상당수 걸러냈기 때문이다.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들어선 이후 친노 패권주의 청산에 나섰지만 공천 결과를 보면 ‘본질’에서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범친노 중 일부가 공천에서 탈락한 대신 ‘문재인계’ 후보들이 대거 공천을 받아 총선 후 ‘문재인당’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김종인 대표는 친노 패권 청산의 상징으로 친노 진영의 좌장격인 6선의 이해찬 의원을 컷오프(공천배제)하고 문희상, 유인태, 정청래, 이미경, 김현, 윤후덕, 백군기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이들 중 문희상 백군기 윤후덕 의원은 기사회생했다. 당초 친노계 인사들은 이해찬 의원 등이 컷오프되자 ‘친노계 죽이기’라고 반발했지만 문 전 대표가 ‘침묵’하자 이내 수그러들었다. 대신 문재인계 후보들이 다수 공천됐다.

더민주 현역 의원 104명 중 범친노 44명 중 35명이 공천을 받아 80% 가까이 공천됐다. 여기에 문 전 대표가 인재영입위원장으로 있을 당시 영입한 인사들 중 과반수 이상이 공천됐다. 가령 남성 영입1호인 표창원 전 범죄과학연구소장이 용인정에, 여성 영입 1호인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가 광주서을에 전략공천됐다. 이 밖에도 하정열 전북 정읍·고창, 박희승 전북 남원·임실·순창, 오기형 서울 도봉을 김정우 경기군포갑, 조응천 남양주갑 등은 당선이 유력한 지역에 전략공천을 받았다.

비례대표 신청한 인사 상당수도 공천을 받았다. 범친노계 인사 중에서 불출마 선언을 했거나 컷오프 그리고 경선 탈락한 인사들은 최재성, 김용익, 홍종학 노영민 의원 등 채 20명이 안된다.

이들 중 상당수가 생환할 것으로 예상돼 19대에 이어 20대 국회에서도 야당 내 최대 계파는 친노 중 문재인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문 전 대표와 잠재적 대권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정세균의원과 박원순 서울시장 인사들은 공천에서 ‘고배’를 마셨다.

정세균계인 강기정 의원은 지역구(광주 북구갑)가 ‘전략공천 지역’으로 결정되며 공천배제됐고, 원내대표를 지낸 전병헌 의원(서울 동작갑)과 서울시당위원장을 지낸 오영식 의원(서울 강북갑)도 탈락했다. 박민수 의원(전북 완주진안무주 장수)도 경선에서 밀렸다.

박원순 시장과 가까운 후보들 중엔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제외하고 임종석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권오중 전 서울시 정무수석, 강희용 전 더민주 부대변인, 민병덕 변호사 등이 모두 경선에서 탈락했다.

더민주 공천결과 총선 후 문 전 대표가 대선 국면에서 가장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될전망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원순 시장이 가장 유력한 경쟁자이나 당내 동력이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최근 더민주 안팎에서 총선 후 문재인계가 당을 장악하게 되면 김종인 대표는 ‘토사구팽’, 또는 고사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더민주에서 문 전 대표를 제어할 세력이 사실상 부재한다는 의미로 문 전 대표의 대선 독주도 예상된다.

은 없을 듯하다.

안철수, 비상이냐 추락이냐 갈림길에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이번 총선결과에 따라 대권 운명이 걸렸다고 할 수 있다. 탈당해 신당을 차림 터라 총선 결과가 기대에 못미칠 경우 야당 분열의 책임까지 떠안을 수 있다.

안 대표는 최소 교섭단체 의석(20석), 많게는 40석까지 기대하고 있다. 정치권은 현재와 같은 ‘일여야다’ 구도가 바뀌지 않는 한 안 대표의 기대가 무너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안 대표가 더민주와의 ‘연대 불가’를 천명한 것이 총선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안 대표가 너무 ‘이상론’과 문 전 대표와의 자존심 싸움 때문에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안 대표는 최근 후보 간 연대는 가능하다고 한발 물러섰으나 이미 ‘늦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근 총선 여론조사에서 국민의당 후보가 선전하는 곳은 안 대표 지역구외에 호남 일색이다. 전국정당과는 거리가 먼 형세로 총선 후 호남 의원들이 득세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안 대표의 대권 행보도 상당 부분 제약될 소지가 크다.

당내 안철수계라고 할 수 있는 의원은 일부 현역과 비례대표 정도로 총선 후 동력이 미약한 상황이다.

총선 후 전개될 대선 국면에서 안 대표가 야권의 일당으로 당당한 목소리를 내려면 이번 총선에서 기대 만큼의 성적을 내야한다. 그래야 더민주와의 대선 대결에서 밀리지 않고 문 전 대표에게도 맞설 수 있다. 총선 성적이 기대에 못미칠 경우 자칫 대선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가 다시 논의될 때 2012년 18대 대선의 ‘악몽’이 재현될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 총선 전야는 안 대표에게 녹록치 않다. 후보들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데다 안대표나 당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SBS-TNS코리아가 실시한 지난달 26~29일 전국 성인 103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문 전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 뒤진 3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28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도 문 전대표, 김무성 대표에 이어 3위에 머물렀다. 문 전 대표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반면, 안 대표 지지율은 3∼4위에 머물고 문 전 대표와의 지지율 격차도 더 커지고 있다.

국민의당 지지율은 호남을 제외하고는 새누리당과 더민주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 최근에는호남에서도 일부 지역은 더민주에 밀리고 있어 안 대표의 대권 행보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박종진 기자

장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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