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ㆍ통합 대통령’ 명분 대선 출마 가능…여야 넘어선 ‘제3지대’후보로 나설 듯

대선후보 지지율 1년 넘게 1위 달려…여권 영입 구애, 야권은 냉담

남북ㆍ지역 갈등 해결할 최적 후보 평가…역사적 책임 이행 위해 출마 힘 실려

유엔사무총장 퇴임 후 귀국보다 해외에 머물며 국제적 지도자 역할 지속 전망

반 총장 출마하면 정계개편 가속화될 듯… 반 총장 ‘제3지대’서 새 정치 도모 가능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5월 말 방한을 두고 정치권이 들썩이고 있다. 4ㆍ13 총선 후 사실상 대선 국면이 전개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력한 장외 잠룡이 1년 만에 방한하면서 ‘반기문 대망론’이 다시 점화되는 양상이다.

총선에서 참패한 새누리당은 대선후보군이 큰 내상을 입은 터라 반 총장의 방한을 누구보다 반기고 있다. 반면 총선에서 승리해 유리한 대선 지형을 선점한 야권은 냉담한 반응이다.

여야의 상반된 입장과 무관하게 반 총장은 대선에 관해 분명한 선을 긋고 있다. 일체 대선을 언급하지 않으며 방한 기간 동안 대선 구설수에 오를 것을 우려해 고향 방문을 자제하고 정치권 인사와의 접촉도 피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정치권은 2017년 19대 대선에서 반 총장을 가장 큰 변수로 꼽고 있다. 차기 대선후보 중 가장 높은 경쟁력(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반 총장의 출마 여부가 19대 대선 지형을 결정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더욱이 여권에 경쟁력 있는 대선후보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반 총장의 거취에 따라 대선판이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이다. 결국 19대 대선이 ‘반 총장의 선택’에 달린 셈이다.

그러나 반 총장이 대선에 출마할지, 출마한다면 어느 당 후보로 나설지 모든 게 불투명하다. 게다가 대선을 앞두고 여야 모두 크고 작은 내홍을 겪고 있고, 갈등의 불씨가 잠재돼 있어 정계개편이 점쳐지고 있다. 대선 지형이 언제든 바뀔 수 있는 형국이다.

반 총장은 이미 19대 대선의 ‘상수’가 됐다. 반 총장이 변화무쌍한 대선판에서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에 따라 차기 대권의 주인공이 가려질 수 있다.

19대 대선을 앞둔 반 총장의 ‘선택’을 짚어봤다,

19대 대선, 반기문 총장의 ‘존재감’

2017년 19대 대선까지는 약 1년 6개월가량 남았다. 하지만 19대 대선의 전초전 성격을 띤 4ㆍ13 총선이 시작되면서 사실상 ‘대권 전쟁’의 막이 올랐다고 할 수 있다.

총선 결과 여당이 참패, ‘여소야대(與小野大)’ 국면이 되면서 여야 대선후보들의 행보도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여권 대선후보들은 깊은 내상을 입어 사실상 칩거 상태에 있는 반면, 야권 잠룡들은 대권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총선 결과에 따라 여야 대선후보들의 지지율에도 큰 변화가 나타났다. 지난 1년여간 여야를 망라해 지지율 1위를 유지하던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추락했고,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위를 달리는 가운데 총선 돌풍을 일으킨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가 급상승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전 대표와 안철수 상임대표는 대선후보 지지율 1ㆍ2위를 다투고 있다. 여권에선 김무성 전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선전하고 있지만 문 전 대표와 안 대표에게 큰 격차로 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 전문가들은 총선 후 여권이 정치 흐름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고,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정권 교체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여권이 불리한 여건을 일거에 뒤집고 19대 대선에서 정권 재창출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반기문 총장 영입’뿐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물론 국민의 지탄을 받고 있는 현재의 여권으로는 반 총장을 내세워도 대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지만 반 총장이 어느 대선후보보다 경쟁력이 높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이는 국민 여론에서도 분명하게 나타난다. 반 총장은 차기 대선 관련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를 지켜왔다.

가장 최근인 데일리한국-리서치앤리서치 여론조사에서 반 총장은 ‘차기 대통령 적합도’ 조사에서 현역 정치인들을 모두 제치고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데일리한국이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5일부터 16일까지 이틀간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반 총장은 25.4% 지지율로 1위에 올랐다. 이어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 16.6%,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14.0%로 비슷한 지지율을 보이며 반 총장을 추격하는 양상을 보였다.

여권에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6.2% 지지율로 4위,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3.0% 지지율로 6위를 기록했다.

반 총장은 지난 4월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의뢰로 실시한 차기 대선주자 양자대결 지지도 조사에서 문 전 대표에게 처음 뒤진 적이 있다. 당시 문 전 대표와 반 총장은 각각 지지율 42.8%, 42.3%를 기록했다. 두 사람의 격차는 불과 0.5%포인트로 초박빙이었다. 잘모름은 14.9%로 집계됐다. (이상 자세한 여론조사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참조)

이밖에 반 총장은 여러 언론사의 차기 주자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차이는 있어도 항상 1위를 기록했다.

이는 반 총장의 잠재적 대선후보로서 ‘경쟁력’과 동시에 ‘존재감’을 보여주는 것으로 19대 대선의 최대 변수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반 총장 대선 출마하나… ‘침묵’의 의미

반기문 총장이 대선후보로서 높은 경쟁력을 가진 것이 확인되면서 그의 대선 출마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과 전문가들 사이에 견해가 갈리고 있고, 반기문 총장은 차기 대선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반 총장의 출마 여부에 대해선 그의 ‘의사’, 즉 ‘권력의지’에 달렸다는 데 견해를 같이한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정치학) 는 “시대의 흐름이 있더라도 반 총장이 실제로 권력 의지가 얼마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반 총장의 대선 출마 가능성을 높게 봤다. 홍 소장은 “본인 의지, 조직 등과는 별개로 일단 출마하면 당선 가능성이 높다”면서 “반 총장은 유약한 이미지와는 다르게 신념과 의지가 강한 인물로 ‘큰 역할’, ‘책임’이 주어지면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외교학)도 남북관계의 특수성, 세계에서 한국의 역할, 여당 후보의 경쟁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반 총장의 출마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신 교수는 “4ㆍ13 총선으로 여권 후보들이 사실상 전멸하다시피 했고, 인물론이나 대선에서 중요한 지역ㆍ이념ㆍ시대정신 등의 측면에서도 반 총장의 경쟁력이 가장 높다”고 평가했다.

반면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대통령선거는 혼자 하는 게 아니고 세력이 있고, 국민과 접촉해 가치(이념)를 공유해야 하는데 반 총장은 외교 외에 어느 것 하나 없이 ‘이미지’만 있다”며 “정치적 부분에 검증이 안된 점도 출마 가능성을 낮게 한다”고 말했다.

김민전 경희대 교수(정치학)는 “반 총장에 대한 높은 지지도는 인지도와 선호도에 가까운 것으로 정치권 밖 메시아에 대한 유권자의 심리를 반영한 것”이라며 “현 제도에선 반 총장의 출마 가능성이 낮고 관료 출신인 반 총장이 흙탕물 같은 정치에 손을 담겠냐”고 반문했다.

이렇듯 전문가들의 견해가 상반된 가운데 반 총장의 지인들은 출마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반 총장과 대학 동문으로 외교 무대에서 함께 활동한 한 지인은 “반 총장은 책임과 명분을 중시한다”며 “한국이 처한 상황, 특히 남북관계가 꼬이고 국가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자신이 해야 할 일이 있다고 판단하면 대선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정치권 지인은 “반 총장이 유엔 총장이라는 ‘세계 대통령’을 한 상황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는 것에 연연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 “그러나 ‘통일 대통령’이라는 명분과 책임을 생각하면 국익을 위해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국내외에서 대선에 대해 일체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대선 출마 가능성을 짐작하게 하는 정치적 행보를 간간이 보였다.

반 총장이 지난해 5월 개성공단 방문을 추진한 것이나 11월 북한방문 계획을 밝힌 것은 대표적이다. 정치권은 반 총장의 그러한 행보가 대권 도전 의지와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특히 반 총장과 박 대통령이 수차례 만나 북한 문제를 포함해 한반도 미래, 심지어 새마을운동까지 논의한 것을 두고 차기 대선과 관련해 ‘현재권력’(박 대통령)과 ‘미래권력’(반 총장) 간에 모종의 ‘묵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반 총장이 차기 대선과 관련해 ‘불출마’ 입장을 분명히 밝히지 않고, ‘침묵’하는 것 자체가 ‘출마’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해석한다.

반 총장, 새누리당 후보 아닌 다른 선택할 수도

반 총장이 대선에 출마한다면 여야 어느 쪽 후보로 나설 것인가가 최대 관심사다.

반 총장은 노무현 정부에서 외교 통상부 장관과 유엔 사무총장으로 선출됐다는 점에서 친노(친노무현) 주류가 당을 장악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과 연결될 수 있다.

반면 반 총장이 보수 성향을 띠고 오랜 관료 출신이란 점, 그리고 박 대통령과 여러차례 만난 점 등에 비춰 새누리당과 코드가 맞다고 할 수 있다.

차기 대선과 관련해 반 총장에 대한 여야의 입장은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4ㆍ13 총선에서 참패한 새누리당은 반 총장에 노골적인 구애를 하는 반면,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거리’를 두거나 경계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우력 대선주자였던 김무성 전 대표가 공천파동과 총선 참패로 재기가 쉽지 않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 또한 총선에서 패배해 대선 경쟁력에 한계를 보였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낙선하면서 대선레이스에서 멀어졌고, 유승민 의원이 급부상하고 있으나 당내 기반이 취약하고 당안팎의 반감이 걸림돌이다. 남경필 경지지사, 원희룡 제주지사도 거론되고 있지만 대선후보로는 아직 역부족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각각 문재인 전 대표와 안철수 공동대표가 사실상 대선주자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 반 총장이 들어설 공간이 거의 없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반 총장이 대선에 출마한다면 새누리당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특히 총선 후 당 주류가 된 친박 진영은 마땅한 대선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반 총장을 유일한 대선후보로 가정하고 ‘반기문 띄우기’에 나서고 있다.

‘반기문 대통령-친박 책임총리론’을 주장한 친박계 홍문종 의원은 지난 5월 12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특정한 사람을 지칭하는 건 아니지만 외부 인사를 모셔와서 그 분을 우리 당 대권후보로 옹립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당의 많은 인사들이 대권 후보 외부영입론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며 반 총장을 염두에 둔 발언을 했다.

충청권 출신 친박 의원들은 반 총장의 방한을 맞아 ‘반기문 대망론’. ‘충청 대망론’ 띄우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친박 좌장인 서청원 전 대표는 ‘반기문 대망론’에 불을 지핀 장본인으로 8선에 성공했다. 올해 충청포럼 회장이 된 윤상현 의원은 반 총장 띄우기를 주도하며 복당을 기다리고 있다. 충청포럼 전 회장으로 ‘반기문 대통령 만들기’를 추진했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동생인 성일종씨는 이번 총선에서 금배지를 달았다. ‘반기문 대망론’ 실행을 위한 기반이 상당히 다져진 셈이다.

충청권 출신 중진 정치인인 정우택, 홍문표 의원 등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반기문 띄우기’ 발언을 하면서 ‘반기문 대망론’을 설파하고 있다.

이러한 새누리당, 특히 친박의 구애에 반 총장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미지수다. 정치권에서는 반 총장이 대선에 출마한다면 새누리당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한 정치평론가는 “반 총장의 노선 등을 볼 때 신자유주의와 공화주의를 결합한 듯한 박근혜 대통령의 정책(공약), 새누리당 친박계의 주장과 유사해 대선에 출마하면 친박계 주자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평했다.

반면 4ㆍ13 총선을 전후해 새누리당의 위상이 완전히 달라졌다며 반 총장이 새누리당과 다른 길을 갈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한 정치평론가는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은 새누리당과 박 대통령을 심판했다”며 “반 총장이 현재의 여권과 손을 잡는 순간 지지율은 급락하고 대망론도 물건너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도 “최근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반 총장 지지율이 지난해에 비해 떨어지고 있고 야권 후보들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은 반 총장이 여당 후보로 출마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라며 “이것은 반 총장이 여당 후보로 나설 경우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분석했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반 총장이 여권 후보로 출마하지 않을 수 있고, 출마하더라도 현재 새누리당 후보로는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즉, 대선을 앞두고 정계개편이 일어나 여야 모두 큰 변화가 생긴 뒤 반 총장이 이를 지켜 보고 최종 선택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새누리당 내에서 비박(비박근혜)은 새로운 정치적 모색을 도모하고 있고, 더민주, 국민의당에서도 분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정계개편이 꿈틀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유력 대선후보인 반 총장의 행보는 정치권 빅뱅을 몰고 올 수 있다. 그럴 경우 반 총장이 현재 새누리당 후보로 나설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진다.

정계개편 가시화, 반 총장 어디로 가나

4ㆍ13 총선 결과 여소야대 정치구도가 형성되고 여야 모두 크고 작은 내홍에 휩싸이면서 정계개편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당 주류가 비박에서 친박으로 바뀐 뒤 양측 간의 갈등이 ‘루비콘 강’을 건넌 모양새다.

지난 17일 친박의 집단 보이콧으로 전국위원회가 무산된 것은 친박ㆍ비박 간 갈등이 이미 ‘한계선’을 넘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로 사실상 ‘한지붕 두 가족’ 꼴이다. 언제든 ‘결별’ 가능성이 잠재돼 있는 셈이다.

야권도 ‘갈등’의 불씨가 언제 점화될지 모를 상황에 놓여 있다. 더민주는 친노ㆍ친문(친문재인) 세력이 당을 장악하고, 문재인 전 대표를 대선후보로 밀면서 비주류의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중심으로 한 비(반)노 그룹과 중도 성향의 의원들은 범친노그룹의 독주를 못마땅해 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8∼9월로 예정된 더민주 전당대회에서 문재인체제가 확고하게 자리잡을 경우 반문세력의 탈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한다.

국민의당은 안철수 대표와 당내 다수를 이루는 호남세력 간 갈등이 분화로 치달을 수도 있다. 대표적으로 안 대표의 ‘연정론’에 대해 박지원 원내대표 등 호남 세력들은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또한 연대 대상을 PK(부산ㆍ경남)로 하느냐 충청과 손을 잡을 것인가를 놓고도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대선이 임박하면 안철수계와 호남세력 간 갈등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정치권 흐름과 맞물려 다양한 정계개편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가령 친박ㆍ친노 등 여야 기득권과 거리를 둔 ‘중도신당’에 비박계 인사들이 탈당해 합류하는 갓이다, 정의화 국회의장과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이 추진중인 ‘정치 결사체’가 이에 해당한다.

또 다른 정계개편은 ‘TKㆍ충청 연대론’이다. 이것은 친박계가 반기문 총장을 대권 후보로 미는 시나리오다.

이에 맞서 야권의 ‘영ㆍ호남 통합론’도 제기된다. PK 기반의 비박계가 호남을 거점으로 한 국민의당과 합치는 것이다. 이 과정에 비박계 상당 지분을 갖고 있는 김무성 전 대표의 역할이 중시된다. 이 과정에 유승민 의원 등 TK(대구ㆍ경북) 세력이 합류하면 ‘영ㆍ호남 통합론’은 더욱 폭발력을 가질 수 있다.

그밖에 새누리당 비박계가 탈당해 국민의당과 합류하는 경우, 더민주 반쪽이 나가서 국민의당과 연대하는 경우, 반대로 국민의당 반쪽이 더민주로 가는 경우 등을 가정할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19대 대선 과정에서 반 총장의 행보와 관련해 다양한 분석이 제기되고 있으나 현재의 여야 후보로는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시 말해 반 총장이 대권 의지가 있다면 현재의 여야나 전술한 제3당으로 입당해 대선후보로 나서기보다는 반 총장이 중심이 된 ‘제3신당’이 출범하고 이 당의 후보로 대선에 출마한다는 것이다.

그럴 경우 반 총장 진영에 새누리당 중도 인사와 더민주 비노 실용그룹, 국민의당 안철수계 등이 합류할 수 있다. 일각에선 정치성향상 반 총장과 안철수 대표가 손을 잡을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19대 대선에서 현재권력인 박 대통령의 반 총장에 대한 입장도 중요한데 양측은 매우 우호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나아가 대선 과정에 박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반 총장을 밀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박 대통령과 반 총장과의 관계를 잘 알고 있는 한 인사는 “박 대통령이 말한 ‘배신의 정치’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사람들이 드물다”면서 “박 대통령은 비박ㆍ친박에 대해 모두 실망해 오래전부터 ‘새 정치’를 구상했고, 그 중심에 반 총장같이 사심없이 나라를 위해 일할 지도자를 찾았다”고 말했다.

그는 “반 총장이 대선에 출마하느냐가 관건인데 박 대통령이 추구했던 ‘통일’관련 일을 반 총장이 누구보다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반 총장에게 ‘통일 대통령’ 역할을 요청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구상한 ‘새 정치’와 관련해 현재의 여야가 아닌 ‘제3지대’에서 오직국가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결집하는 것을 전제하는데 반 총장 같은 인물이 중심이 되면 일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 총장을 잘 아는 한 지인은 반 총장이 연말 유엔사무총장직에서 물러난 뒤 곧바로 국내에 들어오기보다는 해외에 머물며 미래 한국을 이끌어갈 지도자의 면모를 보여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런 과정을 통해 국민의 기대가 모아지면 반 총장이 자연스럽게 차기 대선후보로 부상할 것隔?정당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지인의 설명이다.

다시 말해 반 총장이 국내외에서 지지를 받으며 기존의 여야가 아닌 ‘제3지대’에서 정치, 대권행보를 본격화하면 정치권은 물론, 국민들이 합류할 것이고 대권 고지에도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그렇게 반 총장이 집권하게 되면 진정으로 충청, 호남ㆍ영남이 하나가 되는 최초의 ‘통합 대통령’이 탄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19대 대선을 앞두고 반 총장이 어떤 선택을 할지 국내외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박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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