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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당권 장악’ 불투명, 승부수는?

비박 주자 ‘단일화’로 친박 ‘당권 장악’ 빨간불…특단 조치설 나와

손발 묶인 최경환 서청원, 속타는 청와대 당권 어디로?

비박계 필승의 히든카드 꺼낸다 소문에 친박계 불안 확산

새누리당이 8ㆍ9 전당대회를 앞두고 계파 간 갈등과 각 계파 내홍으로 어수선한 분위기다.

친박계와 친이계를 중심으로 한 비박계는 당권장악을 둘러싼 암투에 절치부심하고 있다. 친박계와 비박계는 공통된 고민을 안고 있다. 바로 눈에 띄는 대표주자가 없다는 점이다. 당권을 거머쥐기 위해서는 주자가 단일성, 인지도, 지지세력 등 3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하지만 이를 모두 100% 충족시키는 인물이 없다.

3가지 중 한 가지 부분에 다소 못 미치는 인물들이 너도나도 출사표를 던져 일각에서는 이번 당대표를 놓고 ‘춘추전국시대’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친박계가 이번 전대에서 당권장악을 위한 특별한 대안을 내놓지 못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두 가지 관측이 제기된다.

하나는 청와대가 당권장악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특단의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다른 하나는 레임덕을 피하고 차기 정권재창출을 위해 청와대와 친박계가 비박계와 물밑대타협을 시도하고 있다는 소문이다.

최근 여권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청와대가 당권장악을 위한 특단의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정치권에서는 친박계가 비박계에 타협을 시도하고 있다며 “당대표에 비박계 인사가 자리하고 그 외 당 핵심 요직을 친박계 인사들이 차지해 균형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타협점을 찾을 것”이라는 말이 무성하다.

서청원 최경환 의원 등 친박 핵심 실세들이 비리 의혹 등 구설에 휘말린 상황이어서 친박계 구심력이 약해졌다는 말이 적지 않다. 때문에 친박계 입장에선 현 상황에 비박계와 타협을 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는 게 여권 인사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전대 주요변수 어떻게 작용하나

정치권 일부에서는 지난 7월 초부터 새누리당 전대와 관련, 비박계가 친박계 견제를 위해 후보단일화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돌았다. 최근 이 전망이 현실화 되고 있다. 당 대표 후보 등록 하루 전인 지난 28일 비박계 정병국(5선)ㆍ김용태(3선) 의원은 충남도당위원장 이취임식에서 ‘단일화 공동합의문’을 발표하며 비박 단일화를 위한 첫걸음을 땠다.

이들은 “개혁 세력의 구심점을 만들어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밝혀 친박견제를 노골화 했다. 여권에서는 이 움직임이 단일화에 나비효과로 작용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로써 새누리당 전대는 단일화가 최대 변수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이에 후보 진영 간 신경전도 치열하다.

친박계 이주영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계파의 투우장’을 만드는 비박계 단일화는 계파 패권의 연장으로, 배신행위이며 당원과 국민의 매서운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비박계 주호영 의원은 “특정 계파가 특정 후보를 지원한다든지 해서 계파 대결로 가면 차선의 선택의 길을 열어두겠다”며 ‘조건부 단일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친박계 후보들이 이에 대응해 결집하면 비박계 단일화에 힘을 보태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아울러 단일화 외에도 당락에 30%나 반영되는 여론조사도 주요 변수로 꼽힌다. 이번 전대는 대의원ㆍ당원 투표 70%, 국민여론조사 30%를 합산해 최종 결과를 내며 전체 선거인단 규모는 34만7506명으로 정해졌다. 만약 투표율을 30%(2014년의 경우 31.76%)로 잡을 경우 약 10만명이 투표를 하게 되고, 이를 7:3 비율로 나누면 국민여론조사는 4만3000표가 된다. 여기에 2014년 때처럼 여론조사 표본을 3000명으로 정할 경우 여론조사 1표가 실제로는 14.33표로 작용한다. 예컨대 지난 전대에서 이인제 후보가 합산 성적 4등으로 겨우 최고위원에 선출된 것도 여론조사에서는 김무성 전 대표에 이어 2위를 차지한 덕분이다.

9일이 전대 날짜지만 대의원을 뺀 일반 선거인단(일반ㆍ책임당원) 투표는 일요일인 7일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각 지역별로 실시한다. 자신을 지지하는 선거인단을 투표소로 얼마나 동원하냐가 관건인 셈이다.

또 전대 당일 대의원들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으로 불러와야 한다. 통상 전대에 몇 억원에서 몇 십억원의 비용이 드는 이유는 ‘투표소 동원력’ 때문이다. 전대 기간이 휴가철이라 동원 자체가 쉽지 않은 것도 변수 중 하나다.

단일화 등 비박계의 결집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등 예상됐던 시나리오가 전개되면서 친박계의 불안은 점점 커지고 있다. 친박의 조직력을 따라잡기 위해 비박계가 친이계를 중심으로 결집하면서 친박의 당권장악 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에 비박계 의원들의 결집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나경원 의원 등은 최근 여의도에서 회동을 갖고 당의 통합ㆍ혁신을 위한 의원모임인 ‘포용과 도전’을 발족하기로 했다. 이 모임은 부산 비박계인 김세연 장제원 의원이 주도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16명의 의원이 가입했다. 소속 의원들은 계파갈등을 해소하고 보수개혁을 통한 포용적 보수를 지향하는 모임이라고 밝혔지만, 비박계 세력 결집용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묘책 없는 청와대 여전히 고민만

전대 주자들이 지난달 29일 후보 등록을 속속 마치고 본격적인 유세전에 돌입한 가운데 앞으로 있을 추가 후보 단일화가 주요 관심사로 부상할 전망이다. 비박계의 단일화 작업이 시작됐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 속에 이를 의식한 듯 이주영ㆍ이정현 의원 등 친박 진영 주자들은 비박의 후보 단일화를 성토하면서 ‘전대 완주론’을 펴고 있다.

이주영 이정현 조원진 등 친박계 의원들은 비박계를 향해 ‘친박계의 결집을 비판하던 사람들이 자신들은 앞장서서 단일화로 계파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성토한다. 문제는 비박 또는 중립 성향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친박의 비판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주호영ㆍ한선교 의원 등 중립성향의 의원들은 조건부로 추가 단일화 가능성을 시사하거나 단일화를 백안시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향후 중립적 비박계 인사들이 이 의견에 따라갈 가능성도 있다.

한 의원은 “어떤 세력에 의해서 단일화하면 잘못된 건데, 두 사람의 노선이 같고 외부 압력 없이 합의가 됐다면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전대가 결국 계파 대결 구도로 흐를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갈수록 더해지고 있다. 이에 주도권 장악을 위해 당권 주자들은 초반부터 총력전에 돌입할 태세다. 특히 영남권의 첫 합동연설회가 열리는 이번 주말에 상대방의 기선을 제압하기 위한 세력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최근 전대의 당 대표 및 최고위원 경선 판도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 역할론을 두고 여러 말이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의 의중이 전대에 반영될지 여부가 핵심이다. 여권 안팎에서 각종 추측과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대체로 “서청원 최경환 우병우 등 친박 핵심 인사들이 구설수에 휘말린 만큼 청와대의 힘이 당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19대 대선을 관리할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이번 전대에서 이른바 ‘박심(朴心)’이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윤상현 최경환 의원의 청와대를 내세운 총선개입이 이슈로 부상한 상황에 청와대가 전대에 관여할 방법은 마땅치 않아 보인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4ㆍ13 총선 이후 이른바 ‘친박계 책임론’이 여전한 상황이어서 전대에 미칠 박 대통령의 파워는 과거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이번 전대에 손 놓은 채 강 건너 불구경만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번 전대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게 청와대의 공식 입장이지만, 그럼에도 박 대통령이 전대 행사에 참석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당내 주류인 친박계 후보에 힘을 보탤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박 대통령의 전대 영향력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30%의 부동지지율을 유지하고 있어 이러한 예상에 무게를 더한다. 특히 당내 조직 측면에서는 여전히 ‘박심’에 따라 움직이는 주류 친박계의 힘을 무시할 수 없다.

여기에 비박계 단일화를 견제하기 위한 친박계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최근 출마 의사를 표시했다가 포기한 홍문종 의원은 이주영ㆍ정병국ㆍ한선교 등 계파를 막론한 여러 전대 주자들과 만나 후보 단일화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당내 양대 계파의 대표격인 김무성 전 대표와 서청원 의원의 선택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 의원 주최로 지난달 27일 대규모 만찬 회동에 당 안팎의 이목이 집중됐다. 자신의 전대 출마를 간곡히 요청했던 의원 50여명에게 사과와 감사를 표하는 자리라지만, 시기적으로 공교롭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대규모 회동이 친박계의 전체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친박계의 당권장악 시나리오 제2안

새누리당 8ㆍ9 전당대회 최고위원 경선에 친박 유력 주자들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자 일부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을 놓고 친박계가 당권장악 방향을 선회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당 대표 경선 승리가 어려워지자 당 지도부를 구성하는 최고위원이라도 다수를 차지하는 쪽으로 전략을 바꿨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근거로 친박계 초선 최연혜 의원이 꼽힌다. 최 의원은 지난달 24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으로부터 새누리당이 외면당한 채 어떠한 변화의 불씨도 지펴내지 못하는 상황을 그냥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다”며 “‘남 탓’하는 문화에서 벗어나, 당의 혁신을 위한 계파 간 갈등을 원천적으로 해소하겠다”고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했다.

코레일 사장 출신인 최 의원은 19대 총선에서 대전 서구을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뒤 이번 20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최 의원은 여성 최고위원직을 놓고 비박(비박근혜)계 이은재 의원과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최 의원의 출마로 현재까지 최고위원 후보 중 친박계는 범친박계를 포함해 총 5명(이장우, 정용기, 조원진, 함진규, 최연혜)으로 늘어났다. 비박계 후보는 강석호, 이은재 의원 등 2명이다. 이중 여성 1명을 포함한 4명이 최고위원으로 선출된다.

새누리당 지도부의 성격이 집단지도체제에서 단일지도체제로 바뀌며 최고위원의 영향력이 예전보다는 줄어들긴 했지만, 어느 정도 당 대표를 견제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공천개입 녹취록 파문 및 친박계 좌장 서청원 의원의 경선 불출마로 당권 장악이 어려워진 친박계가 최고위원직을 석권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바꾼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이에 일각에서 “친박계가 당 대표를 내주더라도 최소한 최고위원은 모두 가져온다는 전략을 세운 것 아니냐”는 의심어린 분석이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당 대표를 놓고 당권 경쟁에 나섰던 친박계가 최고위원 독식으로 당 장악 전략을 바꿨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에 따르면 8ㆍ9전당대회를 앞두고 인물난을 겪던 최고위원직에 이날까지 11명의 친박, 비박(비박근혜)계 주자들이 번갈아 무더기로 출마했다.

친박계 대표주자로 거론되던 인사들이 모두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당권은 어차피 친박계가 쥐게 될 것이란 긍정론이 친박계 안에서 확산 중인 것도 석연치 않다. 실제로 최고위원 등 새누리당 핵심 보직자를 선출하는 판세를 살펴보면 친박계가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이장우, 정용기 등 충청권 친박 후보들이 조만간 단일화에 나서고 여성 최고위원 경합에선 진박으로 꼽히는 최 의원에게 친박 표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청년 최고위원을 제외한 4명 중 3~4명까지 당선이 가능하다는 계산도 나온다.

한편 새누리당은 이번 대표ㆍ최고위원 경선에서 투표할 선거인단 34만7506명의 명단을 확정했다. 이는 지난 2014년 전당대회 때와 비교해 14만3164명 증가한 수치다. 지난 4ㆍ13총선 공천 당시 각 후보 측이 경선에 대비해 당원 모집 경쟁을 벌이면서 책임당원 숫자가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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