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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취재]우병우ㆍ롯데 사태, ‘박근혜-이명박 대리전’ 소문 추적

朴정부-조선 대립에 MB 측 관련설 나와…압박받는 MB 측의 반격 소문

자살한 롯데 이인원, 총수 일가와 MB 정권 연결설 돌아…책임질 일에 극단 선택했나

정국이 복마전이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문제로 정치권, 언론, 검찰이 뒤엉켜 파열음을 내고 있고, 사드(THAADㆍ고(高)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논란은 여론이 갈린 가운데 여야의 힘겨루기로 비화하고 있다.

수개월간 초미의 관심사가 돼 온 롯데그룹 수사는 신동빈 회장의 최측근 이인원 부회장의 자살로 새로운 국면을 맞으면서 정치권으로의 수사 확대에 제동이 걸렸다.

‘우병우 사태’와 ‘롯데 사건’은 현재 정치권과 경제계의 최고 이슈가 되고 있지만 별개의 사건으로 다뤄지고 있다.

그런데 최근 두 대형 사태에 주목할 만한 ‘공통점’이 있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즉, 이명박 정권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는 것이다.

우병우 사태의 경우 박근혜 정부 초기부터 갈등을 겪어 온 박근혜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 간 대립의 연장선에서 발생한 것이고, 롯데 사건은 궁극적으로 MB정부의 특혜를 본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 고강도 수사가 예고된 가운데 벌어진 일이라는 설명이다. 다시말해 박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 간의 대리전이라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우병우 사태와 롯데 사건은 박 대통령과 MB 간 힘겨루기 결과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두 대형 사태의 전망과 ‘박근혜-이명박 대리전설’의 실체를 추적했다.

‘우병우 스캔들’ 일파만파

우병우 민정수석 문제가 정국 갈등과 대립의 ‘뇌관’이 된 것은 진경준(49ㆍ구속) 전 검사장의 주선으로 넥슨에 1000억원대 처가 부동산을 매매한 의혹이 알려지면서다.

그러한 의혹을 처음 보도한 곳은 조선일보다. 조선일보는 7월 18일 자 1면과 2면을 통해 우 수석 처가와 넥슨의 1326억원 강남역 땅거래 의혹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넥슨은 2011년 3월 우 수석의 처가가 보유했던 강남역 인근 1020평의 부동산을 1326억원에 사들였다. 이 거래를 놓고 여러 의문이 제기됐다. 당시 부동산 시장이 좋지 않았고, 우 수석 처가는 500억원가량의 상속세를 낼 돈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이 땅을 사실상 급매물로 내놓은 상태였다.

그런데 이 강남역 땅을 넥슨은 급매 광고보다 153억원 더 주고 계약했고, 잔금을 치른 지 9개월 만에 다시 팔았다. 넥슨이 손해를 본 거래를 두고 언온에서는 우병우-진경준-김정우(넥슨 회장)의 3인 커넥션 의혹을 보도했다. 즉, 우 수석이 부실 검증을 해 진 전 검사장이 무난히 승진했고, 그 대가로 진 전 검사장과 가까운 김정주 회장이 손해를 보고 우 수석의 강남땅을 매입했다는 것이다.

우 수석은 조선의 첫 보도 당일 ‘입장문’을 내고 처가의 부동산 거래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했다. 다음날 18일엔 조선일보를 명예훼손 혐의로 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우 수석은 “부동산은 처가에서 부동산 중개업체를 통해 정상적으로 매매한 것”이라며 “진경준을 통해 넥슨 측에 매수를 부탁한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여 보도한 것은 명백한 허위보도”라고 밝혔다.

그는 형사 고소와 동시에 조선일보 법인과 편집국장, 작성 기자 등을 상대로 3억5000만원 배상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언론중재위원회에 조정도 신청했다

하지만 조선은 우 수석을 둘러싼 여러 의혹을 잇따라 제기했다. 우 수석이 대검 중수부 수사기획관이던 때 근무시간에 강남역 땅거래 계약서 작성 장소에 4시간 동안이나 머물며 계약서를 직접 검토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어 우 수석 의경 아들의 ‘운전병’ 특혜 의혹, 처가 화성 땅의 차명 보유 의혹 등을 보도했다.

우 수석 문제가 확산되면서 우 수석을 사퇴시키라는 여론이 비등했고, 여권에서조차 ‘사퇴’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박근혜 정부 지지율은 우 수석 사태로 급락했고, 일부에선 ‘레임덕’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우 수석 지키기에 나섰다. 박 대통령은 7월 21일 여름 휴가를 앞두고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한 자리에서 “소명의 시간까지 의로운 일에는 비난을 피해가지 말고, 고난을 벗 삼아 당당히 소신을 지켜 가시기 바란다”며 우 수석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박 대통령의 발언 직후 청와대는 더욱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청와대는 이날 우 수석을 겨냥한 잇따른 의혹 제기를 ‘우병우 죽이기’라고 규정하고 “그 본질은 집권 후반기 대통령과 정권을 흔들어 식물정부를 만들겠다는데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 수석에 대한 첫 의혹 보도가 나온 뒤로 일부 언론 등 부패 기득권 세력과 좌파 세력이 우병우 죽이기에 나섰지만, 현재까지 우 수석 의혹에 대해 입증된 것이 없다”며 “‘우병우 때리기’가 결국 우 수석 개인의 의혹 입증에 있는 게 아니라 최종적으로 정권 흔들기에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 발언대로라면 우 수석 문제를 제기한 조선일보는 ‘부패 기득권 세력’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조선은 우 수석 문제를 계속 제기했고, 청와대는 물러서지 않고 반박하면서 날선 관계가 이어졌다.

정부-조선 난타전 이어져

우병우 수석을 두고 조선의 공격과 청와대의 방어가 계속되는 가운데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의 비리 문제가 종래 상황을 크게 뒤흔들었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송희영 주필의 비리를 폭로해 조선일보에 타격을 가했다. 이날 김의원은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연임 로비 창구로 지목돼 구속된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스 대표와 함께 대우조선해양이 임대한 호화 전세기 외유 출장에 동행한 유력 언론인이 조선일보의 송희영 주필”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8박 9일 동안 송희영 주필 등이 이탈리아, 그리스 일대를 여행하는데 들어간 호텔비, 식비, 관광경비를 전부 합치면 2억원대에 이른다”고 적시했다.

김진태 의원이 송희영 주필의 비리를 폭로한 배경과 자료의 출처를 놓고 여러 해석이 나왔지만 여론은 조선에 냉랭하게 급변했다. 우 수석과 박근혜 정부로 향하던 비난의 화살이 상당 부분 조선으로 쏠린 것이다.

조선은 송 주필을 보직 해임하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냉랭한 시선은 여전하다. 일부 언론은 사설 등을 통해 조선이 자체 조사를 통해 송 전 주필과 관련된 의혹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다고 송 전 주필 문제로 우 수석과 박근혜 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근본적으로 달라진 것은 아니다. 김진태 의원의 행보를 우 수석 수사에 대한 ‘물타기’라는 시각이 팽배하다. 김 의원이 송 전 주필 행보에 대한 자료 출처에 대해 함구하고 있는 것도 현 정부에 대한 의구심을 심화시켰다.

최근 박근혜 정부와 조선은 ‘전면전’에 돌입한 양상이다. 달라진 점은 송 전 주필 사건 이전에 조선이 공세를 폈다면, 최근엔 정부가 조선을 공격하는 양상이다.

검찰은 송 전 주필을 출국금지 조치한데 이어 그와 그의 형제 및 부인 등 가족이 보유한 금융계좌에 대한 추적에 나섰다.

또한 검찰은 우 수석의 강남 땅 비리 의혹을 처음 보도한 조선일보 이명진 기자의 휴대폰을 압수해 언론자유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조선을 비롯한 대부분의 언론은 “우 수석 수사에 대한 보복”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고, 여론도 비판적이다.

하지만 검찰은 아랑곳 않고, 송 전 주필과 이해관계인 대해 깅도 높은 수사를 해나갈 것임을 밝혔다.

‘박근혜-이명박 대리전설’왜 나오나

박근혜 정부와 조선일보의 ‘싸움’은 이례적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한겨레 등 일부 언론이 밝혔듯 그간 보수 성향의 조선과 현 정부가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온 것에 비춰 지금과 같은 ‘권언전쟁(權言戰爭)’은 예상밖의 일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조선은 언론 본연의 ‘있는 그대로’를 보도했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즉, 진경준 전 검사장의 부실검증을 추적하다 우 수석 관련 의혹을 확인하게 됐고, 이를 보도했다는 것이다. 송 전 주필 문제도 ‘개인의 일탈’로 봐야 한다고 말한다.

반면, 박근혜 정부가 조선일보를 ‘부패 기득권 세력’으로 규정하고 강하게 공격한 데는 다른 이유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에선 조선의 청탁을 청와대가 들어주지 않아 우 수석을 공격했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유시민 전 의원은 “대우조선해양의 부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송희영 주필 초호화 접대 문제가 나왔을 것이고, 조선일보는 민정수석에게 구명 요청을 했을 것으로 보는데 우병우 수석이 거절했을 가능성이 많다”며 “그러자 우 수석을 공격하기 위해 처가 땅 문제를 터트렸는데 박 대통령이 ‘고난을 벗 삼아 당당히 소신을 지키라’고 발언했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현 정부와 조선의 대립을 차기 대선과 연결지어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전원책 변호사는 거대한 대권, 차기주자의 파워게임으로 봤다. 특정 차기주자를 지원하는 조선일보를 청와대가 견제했기에 박 대통령의 “부패 기득권 세력의 정권 흔들기”라는 발언이 나왔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병우 수석 문제가 계속 나와 청와대가 더는 보호 못 할 단계가 됐고, 오히려 청와대가 흔들릴 판이 되자, 김진태 의원이 총대를 메고 조선일보를 공격한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와는 달리 청와대 주변에서는 박 대통령이 직접 우 수석에게 “소신을 지켜 가라”고 한 것이나 조선일보를 ‘부패 기득권 세력’으로까지 규정한 데는 다른 특별한 이유가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들린다.

그 중 하나가 이명박 전 대통령 측 관련설이다. 최근 롯데그룹 수사를 비롯해, 포스코,농협 등 이 전 대통령과 가까운 인물, 기업 등에 대한 수사가 계속 이어오면서 정치ㆍ경제적으로 압박을 느낀 이 전 대통령 측에서 박근혜 정부를 흔들기 위해 조선일보를 활용하려 했다는 소문이다. 이에 따르면 우 수석의 강남땅 문제 등 그에 대한 정보를 MB 측에서 조선 쪽에 흘렸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조선일보 계열의 TV조선이 8월 초 단독 보도한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문제도 MB 쪽을 의심한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두 재단은 필수적인 창립 절차를 가짜로 만드는가 하면 설립 신청 하루만에 문화체육관광부의 허가가 났고, 900억원의 모금액이 단기간에 조성되는 등 의문점이 하나 둘이 아니다. 나아가 두 재단 설립에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개입한 의혹까지 제기됐다.

이는 모두 박근혜 정부에 치명타를 가할 수 있는 내용들로 MB 측에게는 호재인 셈이다. TV조선 보도와 관련해 MB 측 관련 소문이 도는 배경이기도 하다.

롯데 이인원 부회장 자살 관련 소문들

정치권 밖 최대 이슈이자 관심사 중 하나는 롯데그룹 수사다. 더욱이 롯데그룹 2인자이자 신동빈 회장의 최측근인 이인원(69) 그룹 정책본부장(부회장)이 지난달 26일 검찰 출석을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사회적 파장을 낳고 있다.

이 부회장은 롯데그룹 수사의 핵심키로 꼽혔다. 그런 그가 검찰 소환조사를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검찰수사에 차질이 불가피해지게 됐다.

검찰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신 회장 일가의 비자금 조성 의혹, 친인척 관련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계열사 간 부당지원 등 그룹 내 경영비리 전반을 조사할 방침이었다.

그룹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의 롯데제주ㆍ부여리조트 헐값 인수ㆍ합병 의혹, 롯데피에스넷 유상증자 과정에서의 계열사 부당지원 의혹, 롯데시네마 등 주요 계열사의 신 회장 친인척 기업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등이 주요 조사 대상이다.

검찰은 롯데 비자금과 관련해 해외 조세피난처에 묻혀있는 자금을 살피고 있다. 조세당국에 따르면 롯데는 해외에 수십 개의 비자금 관리를 위한 페이퍼컴퍼니를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검찰은 해외 비자금 조성 정황을 포착하고 해외 지사 자금관리를 총괄하고 있는 인물들을 불러 조사하고 있는 중이다. 이 과정에서 이 부회장 자살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자살로 수사가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지금까지 롯데 수사에서 이렇다하게 나온 게 없는 상황에 이런 일이 생겨 윗선에서 수사 마무리를 지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그룹의 컨트롤타워 격인 정책본부 수장으로, 총수 일가와 그룹 대소사는 물론 계열사 경영까지 총괄하는 위치였다. 20년 넘게 그룹 핵심부에서 일해 내부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인물로도 손꼽혔다. 2007년 운영본부장 자리에 오른 그는 신 회장을 가까이서 보좌하며 믿음을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그룹 안팎에선 이인원 부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은 물론, 신동빈 회장을 이명박 정권과 연결시키는데 실질적 역할을 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그 배경에는 이 부회장이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 모두에게 신임을 받고 있고, 충신교회 장로로 소망교회 장로였던 이 전 대통령과 잘 알고 있는 것도 한몫했다는 얘기가 돌았다.

이 부회장은 자살 전 모처를 찾아가 자신과 롯데의 억울함을 토로했다고 한다. 기업은 정치와 ‘불가근불가원’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데 (MB)정권과 가까이 해 큰 피해를 봤다고 털어놨다고 한다.

이 부회장을 잘 아는 한 인사는 롯데의 해외 진출과 M&A 등과 관련해 이 부회장이 MB 정권 사람들을 만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그는 최근 롯데그룹 수사가 진행되면서 MB 정권 때의 일을 깊이 추궁한 것에 부담을 느낀 이 부회장이 극단의 선택을 한 것이 아닌가 판단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이 부회장의 죽음에 MB 정권의 그림자가 드리운 셈이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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